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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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aizoa (우소)
날 짜 (Date): 2008년 05월 28일 (수) 오전 01시 19분 16초
제 목(Title): 친일사관





 Gatsbi님은 '친일사관의 부활을 우려한다'라고 했는데, 친일사관이란

도대체 언제 어떤 모습으로 존재한겁니까?


 친일사관이 존재했던 시절은 언제일까요? 1945년 이후에는 이승만이 자신의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반일주의(이승만 라인 설정이나 한일회담

거부 등)를 펼쳤고 이같은 경향이 학계와 교육에도 널리 퍼졌습니다.

만주군 중위 출신의 박정희는 속으로는 천황에 충성했을지 모르나 적어도

겉으로는 이승만식 민족주의 교육에 힘썼죠. 화랑교육이니 한글전용이니

문화정책의 사례가 있습니다.


 물론 대일청구권 포기의 대가로 유상 무상 5억불 차관을 받으면서 

이승만까지의 반일과 사상적으로 상충되는 면이 많았고 때문에 한일회담

반대시위 등의 4.19이후 최대의 반정부투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한일회담 추진과 차관을 받는 것을 친일사관때문이라 해야 할까요?

독재정권 유지를 위해서라는 비판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그게 박정희가

만주군관학교에서 친일사관교육 받아서 그렇다는 비판은 뜬금없습니다.


 흔히 친일사학자로 묘사되는 이병도도 단군신화를 역사적 사실로 

주장할 정도로 민족주의적 감정에 충실한 인물입니다. 적어도 해방 이후의

서울대 국사학과는 민족주의 세력이 주류였고, 오히려 연세대 사학과

쪽이 연희전문의 경제사학 전통 때문인지 일본사학과도 연결되는 국제주의적

면이 강했습니다. 국정 단일 교과서는 서울대 국사학과 학자들에 의해

쓰여집니다. 따라서 근거가 거의 없는 단군설화가 사실로 설명되고

고구려의 일시적 최대경계가 마치 현대의 국경과 같은 형태로 설명되고

백제가 산둥반도에 영토를 가졌다는 그림이 교과서에 등장합니다.


 이처럼 충분히 민족주의적인 1945년 이후의 국사교육에 대해서 그마저도

불충분하고 일제시대의 영향이라 주장하는 극우 민족주의자들이 있으니

이들이 한단고기라는 위서를 만들고 대쥬신이니 하고 황당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습니다. 이분들 보기에는 서울대 국사학과의 민족주의 사학은

친일파의 잔재, 바로 친일사학으로 보였겠죠.


 한국 국정교과서는 단칼에 부정하고 있는 임나일본부는 이미 진지한

학계에서는 그 존재가 인정받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각지의 전방후원분들이나

가야계 유적들은 한국학계는 일부러 연구를 기피하는 실정이죠. 물론 

어떤 형태의 지배였는가에 대해서 이론이 풍부합니다. 어디가서 

'임나일본부는 실재했을지도 모른데'라고 말하면 친일사관에 물든

역적으로 몰리겠죠?


 근대사쪽도 우리가 교육과정에서 배운 역사의 민족주의적 편향이

만만치 않습니다. 청산리대첩의 성과과 엄청나게 과장되어 있다는 것.

관계기록상 전사자가 교과서의 3천이 아니라 기껏 수십명 안팎이라는 것.

동학농민전쟁의 소위 '폐정 개혁안 12개안'은 교과서에 사실로 설명되어

있으나 동학운동 있고 수십년에 경과한 뒤 어떤 소설에 등장한 것이

사실의 전부죠. 토지약탈이 주목적이라는 동양척식회사의 경우에도 설이

분분합니다.

 
 근본적으로는 조선 후기의 자생적 근대화가 충분히

가능했으나 일제의 침략으로 실패했다는 실학론 등이 충실한 근거 없이

교과서에 정설로 설명되어 있는데, 최근 뉴라이트가 아니라도 젊은

연구자들은 꽤 회의적일 겁니다.


  제가 기사를 읽어보니 뉴라이트 교과서에서 '박근혜가 극찬'한 부분은

다음 두가지더군요. 

(1) 분단의 책임은 남한에만 있다는 주장 반박

(2) 6.25의 책임은 남북한 모두에게 있다는 양비론 비판

(1)번은 제가 뉴라이트 교과서를 보지 않아 잘 모르겠습니다만, 누구나

수긍할만한 주장 아닐까요? (2)번은 1980년대에 인기를 끌었으나 

소련의 비밀문서 해제와 박명림의 <한국 전쟁의 기원과 발발>로 완전히

극복된 남침유도설, 제한북침설 등을 비판한 것처럼 보입니다. 기존

교과서(이 경우 현대사의 검인정 교과서) 중에 이 부분을 어떻게

설명하였기에 문제인지는 모르나(짐작컨데 1980년대 식 서술?) 

적어도 박근혜가 극찬한 부분을 그녀가 친일사관에 물들었기 때문이라

보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그렇다면 최장집이나 박명림이 친일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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