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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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clearsea (晴海)
날 짜 (Date): 2008년 05월 10일 (토) 오전 01시 34분 02초
제 목(Title): 100분 토론을 보고...


100분 토론 중 애틀란타 교포분의 발언에 이어서 미국 서부에 서식하고 

있는 재미교포인 제가 말씀드립니다. 최근의 사태가 있기 전에는 

광우병에 대해서 피부로 느끼지는 못 했습니다. TV에서 가끔 광우병 

얘기를 해주면, 아, 저런 무서운 병이 있구나라고 느끼는 정도였죠. 

아프리칸 미국인 엄마가 자기 딸을 vCJD로 잃었다고 주장하는 장면을 

TV에서 봤습니다만, 부검을 제대로 거치지 않아서 의학적으로 vCJD라는 

확정 판정은 받지 못했다는 설명을 들으면서, 그 엄마는 참 안됐다라고 

느끼는 정도였죠. 
 

쇠고기 협상(토론에서 정부측 이상길은 협상이라기 보다는 과학적 

기준을 정한 것이었다는 궤변을 늘어놓더군요) 결과가 발표되고 

본의 아니게 광우병 공부를 엄청나게 하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다음 

사실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괴담"이 있으면 고쳐주세요. 

1) 이 세상에 광우병과 인간광우병(vCJD)이 존재한다.

2) 인간광우병의 잠복기는 10년 이상도 가능하며 현재까지 밝혀진 
치사율은 100%이다. 걸리면 죽는다. 아직 예방/치료 약이 없다.

3) 인간광우병은 광우병에 걸린 소에서 발견되는 변형프리온이라는 
단백질에 의해서 발병하며, 유력한 전염 경로는 변형프리온이 함유된 
쇠고기를 섭취하는 것이다. 미량도 위험할 수 있다.

4) 광우병은 생후 20개월 이상된 소에서 발견되었으며, 주로 30개월 
이상된 소에서 발견되었다. 

5) 교차감염을 포함하여 동물성 사료 섭취가 광우병 전염의 
주 원인으로 간주되고 있다. 동물성 사료를 소에게 먹이지 않는 
호주와 뉴질랜드 등에서는 광우병 사례가 아직 없다.

6) 현재까지 미국에서 발견된 광우병 소는 세 마리인데, 미국 정부 
발표로는 한 마리는 캐나다에서 출생해서 미국으로 반입된 경우이고, 
두 마리는 미국내에서 출생한 경우라고 한다. 캐나다산 소 조차도 
미국 내에서 동물성 사료를 섭취하여 발병하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 없다.

7) 미국내 광우병에 걸린 소가 실제로 제법 있을 것이라는 우려는 
존재한다. 미국은 일본과 같은 전수조사를 한 적이 없다. 


상기 사실들을 알고 나서 며칠 전에 아내와 함께 장을 보러 갔습니다. 

쇠고기를 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우유 대신 두유를 샀습니다. 

영원히 쇠고기와 우유를 안 사지는 않겠지만, 광우병 집중학습을 거친 

지금부터는 그 횟수가 과거와 비교해서 현저히 줄어들 것 같습니다. 

광우병에 걸릴 확율이 거의 0에 가까운 입실론이지만, 입실론보다 

더 적은 확율을 더 선호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정부에서 미국 어느 지역 한인회장을 불러서 "안전한" 미국 쇠고기를 

교포들이 잘 먹고 있다고 선전했지만, 어제 토론에서 애틀란타의 

한 주부 교포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는 재미교포 전체의 

쇠고기에 대한 선호가 어땠는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확실한 것은 그 한인회장은 미국 쇠고기를 안심하고 잘 먹고 있고, 

그 주부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는 정도가 되겠죠. 

제 경우는 잘 먹고 있었는데, 광우병에 대한 지식을 접한 이후 

주춤하고 있는 상태가 되겠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 한인회장 앞에 등급이 같고 맛도 비슷한 

생후 10개월 소와 35개월 소의 갈비를 두고 어느 것을 먹겠냐고 

선택하라면 35개월 소갈비를 택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이 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협정에 의하면 미국의 

동물성 사료사용 규정이 일부 강화되면 생후 30개월 이상된 쇠고기도 

우리나라에 수입되어서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생후 30개월 미만 쇠고기의 경우에는 변형프리온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부위도 그냥 들어오게 됩니다. 


왜 꼭 이렇게 해야만 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쇠고기는 대부분 30개월 미만입니다. 덩어리로 

파는 것은 대부분 25개월 이하라고 합니다. 일본은 20개월 이상은 

수입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우리만 그렇게 미국 쇠고기에 

활짝 문을 열어줘야만 하는 것일까요? 워싱턴에서 대통령이 주재한 

심야회의를 마친 세 시간 뒤에 쇠고기 협정이 타결되었다고 합니다. 

무엇이 바뀌었습니까? 생후 30개월 이전 살코기만 수입한다는 기준이 

갑자기 뭉개졌습니다.  


정부측 협상단의 변명은 OIE의 "과학적" 기준에 맞춰서 미국산 

쇠고기도 수입할 수 밖에 없다, 미국 쇠고기 안전하다 등인데 

국민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변형프리온 과학"이란 것이 그렇게 간단치 않다는 것은 전공자가 

아닌 제가 며칠만 공부해도 감을 잡을 수 있겠더군요. 

더구나 과학도 국경을 넘어가면 정치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 협상단도 "과학"을 들이밀면서 20개월 이하는 갈비도 OK, 

20~30개월은 살코기 only, 30개월 이상은 수입하지 않을테니 

미국에서 잘 검사해서 사료로 쓰든지 알아서 하쇼, 이런 식으로 

협상할 수도 있었을텐데요...


미국 축산업자들이 뒷돈을 대서 미국 쇠고기 좋다는 광고를 정부가 

그렇게 해주는지는 모르겠는데(이렇게 얘기하면 "괴담"이 되나요? 

저는 모른다고 했슴다), 재미교포인 제가 봐도 가슴이 아픕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 수장께서는 입법예고와 

공시 등의 절차를 왕창 늦추시고, 대통령 지휘하에 당정청 협의를 

긴밀하게 하셔서 국민들의 가슴앓이를 해소할 수 있는 해법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국민들이 얼마나 도와주고 있습니까? 미국측에, "우리 국민들 보세요, 

협정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요. 협정대로 미국 쇠고기가 

수입되더라도 오히려 불매운동 등으로 미국측에 손해가 될 것 같아요. 

심각한 사정변경이 생긴 것과 마찬가지니, 다시 협의해봐요"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빌미를 현명한 국민들이 제공해주고 있잖아요???

쇠고기 때문에 한미동맹 금가게 생겼습니다. 한미동맹의 한국측 

주인은 대한민국 국민이지 정부관료나 여당 의원들이 아니랍니다. 

(덧붙임)
1. 정부측에서는 일본, 대만 등의 협상 결과가 우리와 많이 다르게 
나올 경우 추가협상의 분위기가 조성된다는 식으로 애매하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현시점에서도 재협상이든 추가협상이든 우리 쪽에서 미국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따라서 가능하다고 저는 봅니다. 현재 정부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용을 쓴다는 것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죠. 
미국에 광우병이 발생하면 통상분쟁을 감수하더라도 금수조치를 
취하겠다고 하는데, 그런 입장이라면 현 시점에 재협상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현재 협정대로 시행한 다음에 애매한 상황에서 금수조치를 
취하면 미국이 통상보복 등의 시비를 엄하게 걸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2. 현재 미국내 광우병 현황에 대한 정보가 매우 불확실합니다. 
그것이 또한 위험요소이지요. 어떤 축산 회사에서 자체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하자 미 정부에서 못 하게 했다고 합니다. 미국내에서도 그런 
조치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3. 심지어 미국인도 이번 협상이 잘못 되었다고 지적했죠. ^^ 
미연방 하원의원을 역임했던 김창준씨, 한국계 미국인이라고 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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