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barang (barang) 날 짜 (Date): 2006년 1월 6일 금요일 오전 10시 17분 05초 제 목(Title): 환율 하락.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로 떨어졌다네요. 이런저런 분석기사도 보이구요. 그 폭이 얼마가 되었건, 그 등락이 일시적이고 기술적인 것이라면, 어느 정도 그 영향에 대한 단기예측이 가능할 것입니다. 환율이 내리니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어 실물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던지, 또는 반대로, 이제까지의 역사를 돌이켜보건데, 자국통화가치 상승은 오히려 자국 제품경쟁력의 제고로 인한 현상이므로 큰 영향이 없을 것이다라던지... 그런데 최근 몇년간 연례행사처럼 또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달러가치 하락은 그러한 기술적이고 단기적인 분석만으로는 무엇인가 허전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한 마디로 심상치 않다는 느낌입니다. --- 97년에 촉발된 아시아 금융위기의 원인에 대해서 국제적 투기자본의 공격이나 금융주체들의 모럴 해저드를 꼽는 이들도 있지만, 그것의 궁극적이고도 본질적인 원인은 아시아 개발도상국(말, 태, 필, 태, 한)들의 성장모델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해당국 실물경제의 경쟁력이 극도로 취약해졌다는 점일 것입니다. - 자원의 집중 투입(봉건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중앙정부에 의한) - 정실주의 - 관치금융(대부분의 리스크가 통화당국에 집중) 이러한 것들이 산업화의 초창기에는 급속한 성장을 가능하게 해 주었지만, "거기까지만"이었던 것입니다. --- 최근 달러가치 하락 현상을 보면 아시아 금융위기와 웬지 비슷한 것 아니냐는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미국통화당국에서 더 이상의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달러가치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 대세지만, 그건 말 그대로 직접적인 원인일 뿐이고, 그 이면에는 결국, 97년 즈음에 아시아 각국이 그러하였듯이, 이제 한때는 팍스 아메리카나라고도 불리웠던 미국의 모델이 그 한계에 도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국부의 끊임 없는 "확장"을 가능하게 해 주었던 군수산업은 이라크 전쟁의 실패 후 더 이상 새로운 수요를 찾기 힘들어졌고 지엠의 추락이 상징하듯 제조업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잃은지 오래입니다. 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들이 과거의 군수산업이 미국경제에 해 주었던 수준의 역할을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덩치 큰 코끼리는 힘도 세지만, 그만치 먹여 살리기도 힘들테니까요. 한마디로 쌍둥이적자라고 하는 무역수지와 재정 적자를 벗어날 방법이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는 달러가치의 지속적인 하락을 가져올 수밖에 없고, 이를 금융지표의 조정으로 어느 정도 완화시켜보겠다고 하는 것이 최근 일이년간의 금리상승으로 나타난 것일 겁니다. ---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될 것 같은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미국은 죽을 것 같습니다. 그것이 연방해체의 방식이 되었건 디폴트의 형식이 되었건. 그리고 50억명중의 한명으로서 바란다면, 죽더라도 동네 사람들한테 폐 끼치지 말고 혼자 죽었으면 좋겠고, 천천히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