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LinLing (링링) 날 짜 (Date): 2005년 12월 22일 목요일 오후 03시 23분 35초 제 목(Title): Re: 황우석과 정치적 조작 신지식-과학-기술을 벡터라고 보자면 크기와 출발점에 있어 수요와 과거의 유산, 그리고 사회의 문화적 성숙도도 무시할 수 없겠죠. 이것저것 다 감안하고 나면 연구자 개개인의 재능은 미미한 영향 밖에 주지 못할 것입니다. [추가] 베네치아의 부흥과 함께 시작된 자본주의 과학 발전사를 살펴 보더라도, 파다보니 뭔가 건졌다기보다는 처음부터 뭐든 건지기 위해 여기저기 돈을 처바른다는 것이 더 타당한 관점인 것 같고요. 직접적인 경제적 이득과 관련 없어 보이는 분야에도 잉여자본이 투입되는 것은 과거에 그런 식의 "묻지마 투자"를 통해서 막대한 이익을 얻어낸 경험들과 이윤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자본의 본능적인 작용 때문이고, 인류의 지적 호기심 충족은 부차적인 동력이 아닐까 싶은데요. 초천재 과학자들의 성공담 같은 건 호기심 많은 피를 타고난 공돌이들이 싸구려 임금과 중노동을 감내할 수 있도록 증폭된 허상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국민학교 시절에 읽었던 큐리 부인이나 에디슨의 전기들(존내 춥고 배고프고 몸도 아프지만 지적 호기심이 가리키는대로 집요하게 파다 보면 대박난다 류의)을 그대로 갖다 베낀 듯한 아동 전기물들이 지금도 여전히 범람하는 걸 보면 잘 알 수 있죠. 동네 서점 가보시면 황구라 전기와 줄기세포 관련 만화책들이 얼마나 많은지 경악하실겁니다. 내용도 천편일률적으로 "닥터 노구치" 류의, 춥고 배고픈거 참으면서 존내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 된다는 거. 외국에 나가보면 이런 류의 어처구니 없는 전기류들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은 것 같고, 외국 사람들과 얘기해보면 아이들에게 미치는 악영향도 훨씬 덜한 것 같습니다. 영웅적 과학자들에 대해 훨씬 현실적이고 통사적인 관점에서 이해한다고 해야 하나... 순전히 개인적 견해를 밝히자면, "닥터 노구치" 타입의 과학자 전기물과 영웅 과학자에 대한 환상 같은 것은 70년대에 일본 출판물을 무분별하게 베껴온 탓이 크다고 봅니다. 일본 사람들조차 유치하다고 개무시하는, 영웅적 애국적 헝그리 과학자에 대한 유행 지난 존경심이 우리나라에만 유독 아직까지 맹위를 떨치고 있는 꼴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