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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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구르미 (구르미)
날 짜 (Date): 2005년 11월 27일 일요일 오전 02시 17분 19초
제 목(Title): [펌]부시,줄기세포연구,민주노동당의 선택


이번 황우석교수와 관련된 논란, 특히 PD수첩 보도에 대한 MBC 규탄 분위기 
등에 대해 kids의 다수가 전례없이 일치되는 현상을 보게 됩니다.

이공계가 사회적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피해의식이 공유되고 있는 상황에서
'라면 먹고도 우리 연구원들은 밤새가며 연구만 잘하더라'는 황교수의 발언
등은 어나니 보드에서 황교수의 학문적 성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황교수
연구실 주변의 여러 잡음들을 쉬지 않고 추적해왔기에 현재의 스캔들은 일반
국민들과는 달리 크게 놀라운 상황이 아닌 것이기도 합니다.

최소한 키즈인들은 이번 사건이 생명윤리의식을 제고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는 
데 전혀 이의가 없으리라 믿지만 좀더 논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을까해서
작년 11월에 발표되었고 개인적으로는 민주노동당 당원게시판에서 작년 5월경에 
처음 읽게된 한재석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의 글을 퍼왔습니다.

이 분야 전문가들이 많으시니 많은 의견개진,활발한 토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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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줄기세포연구, 그리고 민주노동당의 선택

<이론과 실천> 12월호 원고
/ 2004. 11. 19. 한재각(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 st-policy@kdlp.org)

1. 

부시가 승리했다. 케리가 부시보다 특별히 나을 것도 없다는 냉정한 분석이
있었지만, 어쨌거나 부시가 되는 것은 옳은 일은 아니었다. 부시 재선 즉후에
벌어지고 있는 이라크 필루자 학살을 보더라도, 부시는 결코 재선되어서는
안될 일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부시가 낙선되기를 간절히 기원했었다.

그런데 이번 미국 대선에서 이라크전쟁에 대한 의제만큼이나 중요했던 것이
‘배아줄 기세포 연구’ 허용 문제였다. 부시는 기독교 근본주의적 입장에서
‘배아줄기세포 연구’ 금지 입장을 고수하였고, 케리는 사망한 `슈퍼맨'
크리스토퍼 리브의 예를 들어 가며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부시와 맞섰다. 그런데 이라크전쟁을 두고 갈러선 부시와 케리 전선에서 반부시
진영 쪽에 서있던 필자는, 갑자기 ‘배아줄기세포 연구’라는 전선에서는 부시
진영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세부적인 기술적 쟁점에 대해서는 보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겠지만, 대략 말해서 나는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규제 및 체세포
핵이식 기술을 이용 한 연구를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에 가깝다. 부시진영의
입장과 유사한 것이다.  곤혹스 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 곤혹스러움이 내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17대 총선의 환경공약 중의 하나로
배아줄기세포연구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다.  민주노동당은 2003 년 말에
제정되고 내년 1월부터 발효되는(인간복제 금지조항과 처벌 조항 등 일부는
이미 시행중이다) ‘생명안전및윤리에관한법률’(이하, 생명윤리법)을
기본적으로 지지하면서도, 일부 조항이 생명윤리를 지키기에 부족하다며
개정을 촉구한 바 있다.  

즉, 체세포핵이식을 통한 배아줄기세포연구(즉, 배아복제 연구)까지도
금지시키는 생명윤리법 개정을 공약한 바 있다. 이 점만을 보면, 민주노동당도
미대선의 쟁점 의제인 ‘배아줄기세포연구’ 문제에서 부시진영의 입장과
유사하게 된 것이다.

민주노동당 사이트의 당원게시판에서도 관련된 논쟁(?)이 한차례 진행된 바
있다. 척수장애를 안고 있는 한 당원이 배아줄기세포연구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당의 입장을 묻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이에 대해서 당대표 경선까지
출마한 바 있는 또다른 당원이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반면 이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이 개진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논쟁은 그리 주목받지 못한 채로 얼마되지
않아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이 논쟁이 ‘ 배아줄기세포연구’ 문제가 미대선의
쟁점으로 부각된 탓도 있고 황우석 교수가 스스로 중단해오던 줄기세포연구를
재개하겠다는 최근 뉴스 등에 의해서 자극되어 돌출적 으로 제기되었던
탓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 논쟁은 엄청나게 복잡하고 곤혹스런 쟁점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쉽게
또 다른 쟁점으로 확전(擴戰)될 수 밖에 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는
한번의 해프닝으로 넘어갔을지 모르겠지만, 다음번에는 당의 근본적 가치를
문제 삼으면서 아주 질기고 질긴 논쟁을 유발하게 될는지 모른다.

2.

‘배아줄기세포연구’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과 당의 입장에 대해서
생각해보기 앞서, 몇가지 기초적인 과학적 지식에 대해서 정리를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지루할지도 모르겠지만, 보다 생산적인 논의를 위해 과학적
소양을 쌓을 필요가 있겠다.  중학교 시절 쯤의 생물학 시간으로 잠시
되돌아간다고 생각해도 좋다. 

우선 ‘줄기세포’에 대해서 알아보자. 인간은 수조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고 알려 져 있는데, 심장, 간, 근육, 혈관 등의 우리 몸을 구성하는 각
기관, 조직 등의 각기 다른 기능을 가진 세포들은 애초에는 하나의 수정란에서
출발하였다. 수정란은 수정된 후 5일이 지난 시기부터 우리 몸의 다양한 기관,
조직 등으로 분화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세포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를
‘(배아)줄기세포’라고 부른다. 이 줄기 세포가 의학적으로 주목받는 것은
다양한 기관 및 조직으로 분화될 수 있다는 점으로, 특정한 기관이나 조직세포
이상으로 인한 질병이 일어났을 때 줄기세포를 해당 특정 세포로 분화시켜 병든
세포를 대체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는 ‘이론적’ 가능성 때문이다. 

그런데
줄기세포를 얻어낼 수 있는 원천(source)에 따라서 크게 두가지―배아줄기세포
와 성체줄기세포―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구분은 생명윤리 논쟁에서 대단히
중요한 것 이다. 우선 배아줄기세포는 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이후 14일 이전의
전(前)배아 단계 에서 얻어내고 있다. 생명체의 연속성을 주장하는 논자들은
‘전(前)배아’라는 개념 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배아줄기세포연구를
시도하고자 하는 과학자들이 원시선―장차 척추로 분화될 부분―이 나타나는
시기인 14일의 이전과 이전을 구분하여서 생명의 시작을 나누는 것은 대단히
임의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가진 배아가 필연적으로 파괴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윤리적 질문이
제기된다. 누군 가를 살리기 위한 연구(혹은 치료)를 위해서 또 하나의
생명(혹은 잠재적인 생명체― 배아)를 죽이는 일이 정당하냐는 것이다.

이에 반해서 성체줄기세포는 이와 같은 윤리적 논란으로부터 자유롭다.  
성체줄기세포 는 척수나 탯줄 혈액 등에서 얻어내는 것으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과정이 배아를 파 괴하는 일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생명윤리 논쟁의 1라운드는 배아줄기 세포연구인가, 아니면
성체줄기세포연구인가라는 대립구도 속에서 파악될 수 있다. 덧붙여
배아줄기세연구와 성체줄기세포연구는 의학적인 관점에서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배아줄기세포는 이론적으로 인간의 모두 기관 및 조직세포로 분화될
만능성(萬能性) 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성체줄기세포는 분화능력이 비교적
제한되어 있어 있는 다능성(多能性)만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만능 분화성을
가진 배아줄기세포가 의학적 가능성에서 앞선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바로
그러한 이유로 해서 배아줄기 세포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배아줄기세포를 특정한 방향으로 분화시키더라도, 만능 분화성으로 인해서
통제가 어려워 암 등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체줄기세포의 경우 그와 같은 위험성은 적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줄기세포를 이용한 실제 치료에서 문제가 되는 면역거부 반응의 문제에 있어서,
성체줄기세포는 자신의 몸(골수 등)에서 얻는 것이어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잇점도 함께 가지고 있다.

한편 생명윤리논쟁의 제 2라운드는 일정한 윤리적 타협을 전제한 상태에서
진행된다고 할 수 있다. 비록 배아가 파괴되어 윤리적 논란이 제기되더라도
배아줄기세포연구로부터 얻게 될 의학적 혜택―특히 희귀난치성 환자 및
장애인들이 얻게 될 혜택―을 고려했을 때 연구 자체를 금지시키기는 어렵다는
사회적 합의에 의해 틀지워 진다.  (엄격한 규제하에 이루어진다는 전제 하에)
제한적으로 배아줄기세포연구를 허용한다면, 이 제 문제는 배아줄기세포를
어떻게 얻어내느냐는 것이 된다.

배아줄기세포를 얻어내는 방법은 다시 크게 두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배아줄기세포를 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배아로부터 얻어내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또다른 하나의 방 법은 체세포핵이식 기술을 이용하여 복제한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얻어내는 것이다. 오랜 논쟁 끝에 2003년도 말에 제정된
<생명윤리법>은 윤리적인 이유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완전히 금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선택하고 있다. 그렇다면 연구을 위해서 허용된 배아는 어디서
구할 것인가? 시험관아기 시술을 위해서 만들어낸 배아 중에서 더 이상 임신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아서 폐기될 처지에 있는 잉여 배아가 지목되었다.  
연구를 꼭 해야 한다면, 어차피 폐기될 예정인 배아를 이용함으로서 윤리적
부담을 줄 인다는 타협적 선택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입장은 이미 배아의 생산에 관한 어떤 특정한 입장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치료 목적으로는 결코 배아를 만들어서는 않되며, 오로지
배아는 임신할 목적으로만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체세포핵이식을 통한 복제배아는 문제가 되는 것이다. 우리 법률은
물론이거나와 세계적인 보편적 합의에 의해서 아기를 낳을 목적으로 한
복제(이를 ‘인간개체복제’라고 한다)를 금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복제를
통해서 배아를 만든다는 것은 연구(및 치료)를 목적으로 배아를 만드는 것에
국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허용되지 말아야 할 것이 된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생명윤리법 제정논의 당시에 가장 큰 쟁점이 된 것이 배아복제 연구
혹은 치료를 목적으로 배아를 복제한다는 의미에서 인간개체복제와 구분하여
‘치료용 복제’ (therapy cloning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허용여부였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허용여부를 결정하도록 법률을
제정하여 논란의 불씨를 남겨 두었던 것이다.

한편 잉여배아로부터 얻은 배아줄기세포에 비해서, 배아복제로부터 얻은
배아줄기세포 는 기술적 측면에서 몇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효율이 낮다는 것이다. 황우석 교수가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이룬 복제배아를
통한 배아줄기세포 확립도, 240여번의 시도 끝에 이룬 것이다. 현재로서는 이와
같은 낮은 효율로는 실제 치료에 이용하기 힘들다. 한편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복제된 배아가 가진 위험성이다.  복제양 돌리 이후에 많은 동물복제 과정에서
출산 장애(유산, 사산, 조산), 염색체 이상, 급사증후군, 거대체중증후군 등의
기형동물 출산이 나타났다. 배아복제가 출산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복제된
배아에서 추출하는 배아줄기세포에 이와 같은 위험이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는 복제된 배아에서 추출 하는
배아줄기세포를 치료목적으로 난치병 환자에게 주입했을 때, 단기적/장기적
위험은 아직 평가되지 않고 있다.

3. 

이상의 내용들이 배아줄기세포연구 논쟁을 이해하고 나름의 입장을 정하고자
하는 논의에 필요한 기초적인 사실이 될 것이다. 물론 특정한 주장/입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위의 내용 중에서 어떤 점을 더 강조하느냐 하는 등의
문제는 항상 남아있게 마련이 다. 그 점에 관한 판단은 독자 여러분들의 몫이
될 것이다. 이제부터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적 쟁점에
대해서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우선, 가장 핵심적인 쟁점으로 ‘인간배아의 존엄성’ vs ‘(희귀난치성)  
환자의 치료 받은 권리’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인간배아의 존엄성’을
주장하면, 우리나라에서 매해 벌어지고 있는 수십만건의 불법 낙태의 예를
들면서 한가로운 소리를 하지 말라는 면박을 받곤 한다. 거의 사람이 다 된
배속의 아기도 엄청난 숫자로 죽어나가는 마 당에, 현미경으로 보아야 겨우 볼
수 있는 인간배아의 존엄성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뜬 구름잡는 격이라는
비난이다. 하지만 불법적으로 이루어지는 수많은 낙태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그렇기 때문에 인간배아가 존중되어야 할 (잠재적) 생명체라는 점이 부정될
일은 아니다.

사실 낙태 문제를 거론하는 사람들도 인간배아의 존엄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한다기 보다는 그것을 잠시 유보함으로써 얻게 될지 모르는 효용성을
상대적으로 강조하는 입장 을 취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즉,
배아줄기세포연구를 통해 희귀난치성 환자나 척수장애자 등에게 치료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다면, 인간배아의 존엄성에 대해서는 잠시 눈감아 줄 수 있다는
태도라 판단된다. 필자 개인의 입장도 이와 같은 태도와 유사 하다. 그러나
이러한 타협적인 태도가 생명윤리 논쟁에 있어서 하나의 존중받을 입장이 되기
위해서는, ‘인간배아의 존엄성’을 명백히 인정한 후에야 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만약 인간배아의 존엄성이 유보되어야 한다면, 그것은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그 잇점이 명확해야 하는 것이다. 즉, 희귀난치성
환자 등의 새로운 치료 기술에 대한 연구에 꼭 필요하다는 점이 명확히 확인된
경우에만 배아줄기세포연구가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배아를 연구나
치료를 위해서 언제든 쓸 수 있는 ‘생체 재료’에 불과하다는 입장과는 명확히
다르다. 그 대표적인 입장으로 수정된 이후 14일 쯤에 원시선이 나타나기
전에는 그저 하나의 ‘세포덩어리’라고 보는, 소위 ‘14일론’ 입장은 절대
지지할 수 없는 것이다.

현행 생명윤리법은 이런 점에서 지지할 만한 입장을 큰 틀에서 견지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일반의 오해와 다르게, 생명윤리법은 폐기될 예정인 인간배아를
이용해서 배아 줄기세포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절차를 확립하고 있다.
배아줄기세포연구의 사회적;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합법적인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인간배아의 존엄성을 절대화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이 법은 생명윤리를 지키는 법이 아니라고까지 파악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인간배아의 파괴를 합법화했기 때문 이다. 따라서 생명윤리법을 지지하는
민주노동당이 인간배아줄기세포연구를 반대한다는 오해를 받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일이다.

또한 같은 입장으로 인해서 성체줄기세포연구와 배아줄기세포연구에 있어서
윤리적으로 보다 선호되는 연구가 성체줄기세포연구가 된다. 실제로
배아줄기세포연구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는 가톨릭 계열의 연구기관은
성체줄기세포연구에 집중하여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앞서 지적한
것처럼 성체줄기세포연구로 배아줄기 세포연구의 가능성을 모두 대체할 수
없다는 점에서, 배아줄기세포연구를 완전히 금지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가능하다면 성체줄기세포연구를 통해서 접근하고,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된 후에야 배아줄기세포연구가 허용된다는 연구의 가이드 라인이 제시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배아복제를 통한 배아줄기세포연구의 경우에는 임신 이외의 목적으로
배아를 생산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에서 볼 때, 금지되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아줄기세포연구는 잉여배아를 이용하는 것으로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또한 배아복제를 통한 줄기세포에 내재된 위험성으로
기술적으로도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배아복제의 필요성에 대해서
주장하는 논거를 보면, 치료받고자 하는 환자의 체세포핵을 이용 하는 것이기
때문에 면역억제 반응 문제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면역억제 반응의
문제는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하거나 ‘줄기세포은행’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고려하면, 굳히 배아복제를 시도할 이유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또다른 중요 쟁점은 여성의 건강권에 대한 침해 가능성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인간배아줄기세포연구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목소리가 종교계 이외에도 여성계에서도 많았던 이유는, 이 연구가
여성의 건강권과 ‘여성 몸의 상품화’ 논란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문제는 배아줄기 세포연구에 국한되지 않고, 인공수정;낙태
등과 같은 쟁점을 포함하여 보다 넓은 차원에서 논의가 될 필요가 있다.
인간배아줄기세포연구의 논란은 그 자체에 내재된 복잡 성과 미묘함으로 인해서
장기이식, 뇌사, 인공수정, 낙태, 대리모, 생명특허 문제 등으로 쉽게 확전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다른 기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논의와 연결지어 논의를 제한해서 보자.

배아줄기세포연구에 이용하게 될 배아―그것이 시험관시술 목적으로 정자와
난자가 수정하여 생산된 것이든, 아니면 체세포핵 이식 기술을 이용해서 복제된
것이든―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여성의 난자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매월 1개씩의 난자 만을 배란하는 여성들에게서 많은 수의 난자를 얻는다는
것은 여성의 몸에 대한 폭력 을 수반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의사들은
많은 수의 난자를 얻기 위해서 여성들에게 배란촉진제라는 호르몬제를 주사
놓으며, 또한 난자를 꺼내기 위해서 상당한 위험이 수반되는 외과적 시술을
진행한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고 은폐된 채 진행된 난자 추출 과정과 이에 따라
필연적으로 여성의 몸에 가해지는 ‘폭력’이 없이는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진행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이 연구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된다.

게다가 ‘난자 공급’의 어려움으로 인해서, 사회경제적 약자인 여성들에게
난자 매매의 시장에 뛰어들도록 하는 압력이 형성될 것이다. 현재도 상당한
수의 여성들이 음성적으로 (시험관아기 시술 목적의) 난자 매매에 나서고 있다.
인간배아 관리가 엄격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시험관아기 시술용이라는 외피를
쓰고 연구용 혹은 치료용 배아를 만들기 위해서 난자 매매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 배아복제의 경우, 낮은 효율로 인해서 연구를 위해서도 많은 수의 난자를
필요로 할 뿐 아니라 기술개발에 성공하여 본격적으로 임상에 이용될 경우도
난자의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불법적인 장기 암거래 시장과 비슷한
난자매매 시장이 열리게 될 것이다. 이 시장에 경제적 곤란을 겪는 여성들이
나서게 될 것이다. 물론 이 문제를 피하고자 일부 연구자들은 사람의 난자가
아닌, 소의 난자를 이용하거나 인공 난자 등을 만드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그 안전성이나 현실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간다.

세 번째 쟁점은 두 번째 쟁점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는데, 결국
배아줄기세포연구의 성과를 평등하게 향유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다. 난자
매매 시장이 형성이 되면 경제적 곤란을 겪는 여성들은 난자를 팔기 위해서
나서겠지만, 환자들도 그 난자를 구하기 위해서 음성적 난자매매 시장을 찾게
될 것이다. 환자들은 당연히 엄청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갖춘 환자만이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성과를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배아줄기세포를 얻어내고 이를 이용해서 치료하는 모든 단계에 특허가
부여됨으로써, 이 기술을 이용해서 진행하는 모든 연구 자체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희귀난치성 환자의 치료에 막대한 비용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냉동배아를 이용해서 배아줄기세포를 추출하는 기술, 체세포핵 이식
기술 등에는 많은 수의 특허가 출원되 어 있고, 일부는 이미 등록이 되어 있다.
더욱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이들 특허들이 모두 국가의 연구비 지원을 받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나 연구수행기관의 명의로 특허가 출원되어 있다는
것이다. 배아줄기세포연구로 인해서 희귀난치성 환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국가의 연구비 지원의 정당성이, 기술의 사적
독점을 보장해주는 특허에 의해서 어떻게 위협받게 되는지는 이미 ‘글리 벡’
사건이 잘 보여주었다. 글리벡 개발을 위해서 미국 정부가 연구비의 60%를 지원
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바티스사는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비싼 가격을
유지하면서 환 자들이 약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로막고 있다.
배아줄기세포연구 결과에 붙어 있는 각종 특허를 보면서, 비슷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배아줄기세포연구 및 그 결과의 상업화에 따라서, 연구의 혜택이
불평등하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인 것이다. 그런데 첫번째 쟁점에서 언급한
‘인간배아의 존엄성 ’을 대규모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훼손하는 힘 또한 이
상업화 경향으로부터 나올 것이다. 인간배아를 이용한 연구가 경제적
이해관계와 직접적으로 연동된다면―예컨대 배아줄기세포연구를 하는
바이오벤처의 코스닥 등록을 상상해볼 수 있다―‘인간배아의 존엄성’을
존중하도록 요청하는 일은 공허한 것이 될 것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법률로
정한 인간배아 관리체계 등이 무시하는 불법적인 행위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우석 교수의 복제배아 줄기세포연구 재개
선언만으로 줄기 세포 관련 벤처와 기업의 주식 가격이 대폭 상승한 최근
사례를 보면, 결코 기우는 아닐 것이다.

4. 

최근 황우석 교수에게 막대한 연구비 지원을 하려는 계획에 대해서
민주노동당이 반대 한다는 점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척수장애자 등의 여러
환자와 이들의 입장을 이해하 는 사람들로부터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 배아줄기세포연구를 반대하는
것은 장애인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처사라는 것이 다.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가 황우석 교수에 대한 연구비 지원을 반대한 것은, 연구 자체의
윤리성를 문제삼는 것이라기 보다는 절차상에 하자가 있다는 점을 제기한 것으
로 황우석 교수의 복제배아를 이용한 배아줄기세포연구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이 지난 총선에서 배아복제에 반대하는 공약을
밝혔다는 점에서, 장 애인들의 항의가 문제의 핵심을 향해 있다는 것을 숨길
수는 없다.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크게 두가지 차원에서 논의될 것이다. 우선
민주노동당은 인간배아줄기세포연구 자체를 반대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다만, 인간배아줄기세포의 연구 중에서, 어떤 특정한 방법에 의해서
배아줄기세포를 추출하여 연구하는 것―체세 포핵이식에 의한 복제된 배아의
이용―에 대해서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폐기될 예정인 잉여배아를
이용하는 배아줄기세포연구의 경우에도, 엄격한 규제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도 중요할 것이다. 또한 윤리적인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운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이런 태도는
앞서도 어느 정도 설명한 것이지만, 배아줄기세포연구에 대해 윤리적인 부담을
무릅쓰고라도 희귀 난치성 환자 및 장애인, 나아가서는 일반 국민 전체에게도
의학적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적극 인정한 결과이다.

그러나 또다른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 배아줄기세포연구, 특히나 배아복제를
통한 배아줄기세포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라서 과연 환자에게 치료법이 될지, 또
앞으로 얼마나 많은 세월이 걸릴지 누구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실정이다.
비관적인 연구자 들의 경우 이번 세대 안에 연구 결과의 혜택을 누리기는
어렵다는 전망을 제시하고 있 다. 이런 이유 때문에 “‘원리적’인 가능성을
가지고 잠재적인 수혜자인 환자와 가족들에게 당장 기적이 도래하는 듯한
환상(합리적 기대가 아닌)를 불러일으키는 언행은 연구자의 윤리면에서 뿐만
아니라, 인간의 도리의 측면에서도 제어되어야 한다” 황상익,
‘인간배아복제의 문제점 ―대안은 있다’, <흙내> 2004년도 8월호, 한국농어
촌사회연구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 분야 연구에 대한
윤리적 제도적 규제를 모두 거둬내고 연구비를 대규모로 투자해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묻지마 연구’, ‘묻지마 투자’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가 과연 그래야 하는 것 일까?

여러모로 균형감각이 필요한 일이다. 희귀난치성 환자 등의 ‘미래의 희망’에
대한 공공의 투자가 맹목적이지 않으려면, 그 환자들의 ‘현재의 필요’가
제대로 충족되고 있는지도 살펴 보아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내년에 정부가
황우석 교수에게 지원하기 위해 예산 265억원을 배정하였는데, 배아복제를 통한
배아줄기세포연구에 대한 지원비 를 포함하여 연구 건물과 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예산이다. 그런데 2004년 현재 경제적 곤란을 겪고 있는 희귀난치성 환자
1만3천여명에게 지원되는 의료지 지원액이 285억원 이다. 황우석 교수에 대한
지원비는 국가 재정의 한계 때문에 의료비 지원을 받지 못 하고 있는
희귀난치성 환자 1만 3천여명에게 추가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금액과 맞먹 는
셈이다. 황우석 교수에 대한 연구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과기부가 2002년부터
<세 포응용연구사업단>를 통해서 10년간 줄기세포연구 분야에 투자할 금액이
매해 100억 이상씩 총 1천억원이 넘는다. 이외에도 보건복지부, 교육부, 산자부
등이 배아줄기세포연구에 대해서 투자하는 것까지 셈하면 예산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다.  ‘미래의 희망’과 ‘현실의 필요’ 사이에 어떻게 균형잡기를
할 것인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보건의료정책은 ‘무상의료’라는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원칙은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희귀난치성 질환자 등의 특수한 계층에까지
세세하게 접근하고 있지 못하다. 또한 지금까지 민주노동당의
배아줄기세포연구에 관한 정책적;정치적 판단이 희귀난치성 환자나 장애인들에
대한 보건의료;복지정책과 단절된 채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
민주노동당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사회 전체가 연구개발의 사회적 목표
그리고 예산투자의 우선순위 조정 문제에 대해서 무관심한채 개별 분야별로
구획되어 고립되었기 때문에, 같은 예산이 주어진다면 이를 미래를 위해서
연구개발에 투자할 것인지 아니면 당장의 복지 향상을 위해서 쓸 것인지
저울질하고 균형을 잡는 공론의 과정이 부재하다. 민주노동당의 선택은
여러차원의 균형잡기를 통해서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마치다. 보수적 정치세력(부시
진영)은 배아줄기세포연구와 배아복제연구를 반대하고, 개혁;진보적
정치세력(케리 진영)은 이에 찬성한다는 구도는 보편적인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미국적 현상’이라고까지 평가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진보적인
정치적 입장을 견지하는 세력들에 의해서도 배아줄기세포연구의 규제와 금지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좌파의 생명과학자들의 단체인 ‘책임있는
유전학을 위한 회의(Council for Responsibile Genetics) ’는 부시 진영의
기독교 근본주의에 따른 극단적인 접근에 비판하면서도, 케리 진영의
기술관료주의적 태도로 인해서 배아줄기세포연구의 가능성을 과장하거나 이
연구에 대한 자본의 통제에 대해서는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부시와
배아줄기세포연구에 입장이 유사한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너무 과민할 필요는
없다. 부시에 반대하더라도 배아줄기세포연구에 대한 규제를 충분히 주장할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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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