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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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soliton (김_찬주)
날 짜 (Date): 2005년 9월  9일 금요일 오후 09시 14분 08초
제 목(Title): Re: 삼국사기의 적중율? 독자기록?


>삼국사기의 기록은 일식이 일어나고 수백년이 지난 후세에 김부식이 참고문헌들을
>찾아가며 적어낸 기록입니다. 일식 당대에 기록한 관측기록과 어느 쪽이 적중율이
>좋은지 애초에 비교 불가능합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현재 존재하는 기록의 적중율을 비교하면 됩니다. 박창범 교수의 연구처럼.
수백 년이 지난 후세에 참고문헌을 찾아가며 적은 기록이라면 당대에 적은
기록보다 더 불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잘못 베꼈을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게다가 게을러서 다른 책과 제대로 비교도 하지 않고 마구 베꼈거나
스스로 지어낸 기록이니 오죽하겠습니까.

더 나아가 삼국사기의 기록이 단순히 적중율만 높은 것이 아닙니다. 
삼국의 일식 기록은 제각각 관측지역이 서로 다른 곳으로 나타난다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성은 김부식이 초능력자가 아니라면 
지어내거나 중국기록을 단순히 베껴서는 절대로 나타날 수 없는 것입니다.

>김부식이 조금만 성의를 보였다면 당시 그가 볼 수 있던 참고문헌들에 
>한 번만 나오지 않고 두 세번씩 나온 일식기록들만 모아서 적었어야 합니다.
>일식 당대의 적중율이 70% 정도인데 수백년 뒤의 김부식의 적중율이 겨우 80% 
>정도라는게 더욱 신기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다른 곳에 나오지 않은 기록은 폐기했어야 했다는 말씀인가요?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건 일종의 "데이터 조작"입니다.
그리고 김부식이 무슨 천문관측일지를 작성할 목적으로 삼국사기를 쓴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겨우 80%"라는 것도 이상합니다. 그렇게 게으르게 확인도 
하지 않고 마구 적었는데 어떻게 적중율이 더 높아집니까? 게다가 어떻게 각 나라의
기록들이 기가 막히게 관측지를 각각 다른 곳으로 모아주기까지 합니까?

>삼국사기의 독자기록은 주로 신라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당연한 현상 같습니다만. 백제와 고구려는 멸망한 나라이고
신라는 계속 이어진 나라입니다. 어느나라에 대한 사료가 더 많이 남아있었을지는
뻔합니다. 김부식이 신라쪽을 두둔하는 입장에서 썼다는 것만이 그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김부식 스스로도 고구려와 백제의 기록은 연대가
구원하고 기록이 분명하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삼국사기의 두 독자적 일식기록은 현대 천문학적 계산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삼국사기의 일식 기록은 66개의 데이타 중에 64개가 중국과의 공통기록이고 
두 개가 독자기록입니다. 66개 중에 53개가 사실이고 13개가 일치하지 않는데
독자기록 두 개가 그 13 개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어떤 결론을 내리실 
수 있습니까? 물리학자인 저로서는 아무 결론도 내리지 못하겠습니다.
차라리 다음과 같은 사실은 의미가 있습니다:
   삼국사기에 나와 있지 않은 중국의 일식 기록은 나와있는 기록에 비해
   현대 천문학적 계산과 일치하는 비율이 더 낮다.

>일본서기의 일식기록 중에는 필리핀에서만 관측가능했던 것들이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일본서기는 조작이라고 말합니다. 백제는 양자강
>부근에 있었을까요?

박창범 교수의 책을 아직 읽어보지 않으셨군요. 그러시면서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씀하시면 곤란합니다. 아무도 "그렇기 때문에 일본서기는 
조작"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박 교수님이 그렇게 경솔한 분이 아닙니다. 
해당 부분을 옮겨드릴까요?

   "...주목할 만한 시기는 나라 시대 이전(628-709)이다. 이 시기의 일식 
기록들은 일본서기와 속일본기에 나오는데 그 실현율이 45%이다. 실현율은 
낮지만 다른 시기와는 전혀 다른 특징이 하나 있다. 이때에 일어났던 일식들이
한곳에 강하게 집중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집중지가 일본열도의
어느 곳이 아니라 양자강 아래 남중국에서 필리핀에 이르는 남지나 해상 
지역이라는 점에 있다.
   혹시 우연일까? 나는 모의실험을 통해... 가능성을 알아봤다... 실험 결과
그럴(우연일) 확률은 극히 낮게 나타났다.... (이) 일식 기록들은... 실측자료로
판단되지만..."

그리고 이 이후에는 어떤 이유로 백제나 신라, 왜의 기록이 모두 서쪽으로 
이동이 되어 있는지 본인으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계산상의 잘못은 없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그리고 동아시아의 고대 역사에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천문학자로서 누가 검증해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 객관적 사실을 제시하는 것까지가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며 결과의 
해석은 역사학자들의 몫이라고 합니다.

>금성에 관한 삼국사기의 독자기록이 맞다고 하는데 독자기록이란 삼국만의
>독자기록일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김부식은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누구도
>볼 수 없는 중국측의 사라진 기록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이죠. 이런 원론적인 얘기야 누가 못합니까. 그리고 역으로 한국측 기록을
중국에서 베꼈을 수도 있습니다. (혹시 어이가 없어 하실 것 같아 덧붙이자면, 
우리쪽에서 들어서 기재한 중국측 기록도 있습니다.)
그리고 금성에 관한 독자기록은 한 개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금성이 낮에 나타났다는 "태백주현"의 기록은 모두 8개가 있는데
그중에 한 개만 중국 기록에 나와 있고 7개가 모두 독자기록입니다.
물론 어떤 특별한 이유로 태백주현을 기록한 중국 문서는 기록이 하나만 남고
몽땅 사라졌을 가능성도 원론적으로는 있을 수 있겠습니다. 

>---------------------------------------------
>고대사 이야기를 여기에 적은 이유는 한민족의 위대한 고대사라면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어서입니다. 그것을 이용해먹는 사이비 
>지식인들이 싫은겁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단지 이 말씀이 하고 싶으신 거라면 저로서는 아무 이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의 특정한 사건은 그 예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 이 이후는 그 다음 글에 대한 답입니다 -------


>달이 행성을 가리는 일은 너무 흔하고 주기도 짧아서 기록하지 않습니다.
>
>Occultations occur when one celestial body passes in front of another. 
>These frequent and intriguing events are fun to watch, and provide an 
>important way for amateur astronomers to make significant discoveries 
>about objects within our own Solar System as well as the stars beyond.
>
>달이 다른 행성 부근에 있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amateur astronomer나 좋아하는 일이지만 1500 - 2000년 전에는 달랐습니다.
그리고 "기록하지 않는다"는 것은 지금의 관점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옛날 책에 그 기록이 실제로 나와 있으니까요! 
심지어 그 용어마저 정의되어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간행한 "서운관지"라는 책에는
천상을 관측하는 규정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책의 정의를 따르면 "범"이란 
'달과 별이 서로 빛을 미칠 정도로 다가감'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그래서 달이 금성에 접근했다는 것은 "태백범월"로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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