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breeze) 날 짜 (Date): 2005년 9월 9일 금요일 오전 04시 03분 56초 제 목(Title): 삼국시대 천문기록 어나니에서까지 떠드니까 뭔 일인가 했더니... 졸리는데 좀 적어보면... 지금 서로 박창범 교수님 연구결과 밖에 별로 할 이야기가 없는 것 같은데... 삼국시대 일식기록에 대해서는 박창범 교수님을 직접 뵙고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단지, 그 때는 제가 정밀한 천체위치 계산에 대해서 자세히 몰랐기 때문에 그냥 그런가 보다 했었죠. 나중에 천체위치 계산 방법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는데, 여기서 의구심이 생기긴 했습니다. 박창범 교수님이 참조한 책이 정밀한 천체위치 계산법을 완벽하게 다루고 있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그 책에 참고문헌도 잘 나와 있고, 참고문헌을 살펴보면 충분히 정밀한 계산법을 얻을 수 있으며, 어차피 일식 범위 계산은 그 책만으로는 해결 안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진 않았습니다. 또, 만나서 이야기를 들으면서 박창범 교수님이 학자적인 신중함을 가진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삼국사기 등의 일식기록이 한반도 내의 것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것에 대해서도, 자신은 천문학자로서 관측위치의 범위를 밝힌 것 뿐이며 그 의미는 역사학자의 몫이다라고 하시고요. 기타 등등 부분에서도 비슷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천문학과 교수가 아니라도 바보가 아니라면 일식 관측 위치 계산을 할 정도면 자기 계산법이 맞는지, 검증할 수 있는 데이터를 가지고 비교계산을 해 볼 겁니다. 검증이 된 다음에 실제 요구되는 계산에 투입하는 거죠. (물론 바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어서, 엉터리 단순 계산으로 음력을 생성하는 만세력도 만들고 일식 날짜도 맞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기도 합니다만, 거기는 사이비니까 -_-;) 이건 그러니까, 제가 직접 검증한 것이 아니라, 학자로서 또 학자가 될 때까지 받은 훈련, 그리고 개인적인 인상에 대한 믿음이긴 하죠. 근데, 제가 이제와서 일식계산까지 해보기는 넘 귀찮고, 일식계산을 하더라도 사료를 뒤지면서 비교해 볼 능력은 안되거나 힘들 듯 하고, 저런 믿음을 아주 희귀한 상황이 아니라면 의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냥 받아 들이기로 했습니다. ('과학에서 믿음으로 해결하다니 헛소리다'라고 무작정 생각되시는 분은 그냥 여기서 'q'누르고 나가주세요 -_-;) 이 시점에서 궁금한 것은, 박창범 교수님의 연구에 대해 외국 특히 다른 당해국인 일본과 중국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입니다. 여기에는 제가 직접 않고 간접검증하려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사료의 천문기록은... 제가 직접 사료를 본 적은 없습니다만, 당시 표현이 오늘날의 어떤 천문현상을 말하는지 애매한 경우가 많고, 그나마 표현 자체도 일관 되지 않아서 정밀한 연구에 어려움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심지어 근대인 조선왕조실록의 기록도 이런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고대의 천문기록에 대해서 비전문가들이 여기서 왈가왈부 해봤자 건질 거 별로 없습니다. 직접 연구한 학자 몇사람의 '일관되고 일치된' 결론을 믿고 받아들일 수 밖에요. 제가 '직접 연구한 학자 몇사람의 일관되고 일치된 결론'을 알지는 못합니다만, 누군가 그걸 근거로 들이대기 전까지는 여기서 떠드는 게 소모적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겁니다. (물론 일식과 같은 뚜렷한 천문현상에 대한 기록에 혼동이 있는 것은 아니고요. 행성이 모이니 어쩌니 하는 거에 대한 의견) 여기까지만 적을려다가... 잠이 좀 깨서 더 적어보면... -_-; 어째거나 우리나라 천문기록이 문화 종주국 쯤 되는 중국보다도 풍부하고 정밀하다는데는 대체로 일치된 결론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제 '개인적인 의견'(아님 다른 사람의 의견에 동의하게 돼서 내 의견처럼 생각한 것일 수도)은 우리나라는 중국에 비해(!) 안정된 왕조가 오랫동안 유지된 점이 가장 큰 이유로 생각 됩니다. 전근대문명이 있던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하늘의 현상과 땅의 운명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천문관측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만, 특히 중국문화권에서는 어떤 신(神)의 행위의 결과물로서의 하늘이 아닌, 하늘 그 자체를 종교적 신봉의 대상으로 생각했다고 할 정도로 하늘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습니다. (우리가 얼마 전까지도 흔히 쓰던 "하늘의 뜻에 따른다"는 말에는 이런 의미가 있었던 것입니다) 왕은 물론 천자도 천문현상을 항상 주의 깊게 읽고 그 뜻을 헤아려 통치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고 신성한 책무였으며, 어떤 것은 침범할 수 없는 천자 고유의 책무 로까지 여겨졌으니까요. (조선이 칠정산이라는 뛰어난 독자역법을 만들고나서도 중국 눈치를 계속 보았던 게, 천자도 아닌 것이 함부로 역법을 반포하면 불경죄가 되기 때문이었죠. 정치보드니까 첨언하면, 고대로마에서 초기에 귀족들이 달력 만드는 역법을 독점하다가 누가 이걸 평민들에게까지 공표해 버리기도 하고, 또 케사르가 옛귀족들이 자기 좋을대로 마구 바꿔서 골치 아픈 이전 역법을 폐하고 간단히 산출할 수 있는 태양력을 반포한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 천자의 역법 독점은 전형적인 지배계급의 지배 도구 혹은 통치수단-시간을 조직화하는 달력이 통치수단의 하나인 것은 당연- 독점욕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서양의 Astronomy가 중국문화권에서 天文으로 번역되는데, 여기서 文자가 서양과 중국문화권의 하늘을 보는 개념이 달랐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또... 구대륙 여러 문명들은 복잡한 태음태양력을 쓰다가도 통치의 편의성을 위해, 순태양력이나 순태음력으로 개력하고, 그것도 천체위치를 정밀하게 반영하는 달력이 아닌 율리우스력 같은 단순 계산을 통해 천체의 평균운동에 얼추 맞추는 식으로 개력을 합니다. 그런데, 중국은 정반대로 처음에는 얼추계산으로 달력을 맞추다가 시대가 가면 갈수록 천체 위치를 달력에 정밀하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점점 개력을 합니다. 이런 노력은 청나라 때 시헌력이라고 뉴톤 역학에 따른 서양의 천체위치 계산법을 받아들인 태음태양력법을 만듦으로써 완성되고, 이로서 달과 태양의 운행에 정확히 맞춰 인간세상의 시간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덕에 -_- 현대에 우리가 사용하는 시헌력의 직계후손인 현대음력은 일반인은 커녕 천문학자도 역법 계산 분야 천문학자 아니면 계산도 못합니다 -_-;) 그래도 실제 보면 시헌력 계산이 일부 틀린 경우가 있었습니다만, 어째건 의도는 달력의 날짜마저도 태양과 달의 운행에 꼭 맞추려고 애썼다는 거고, 그만큼 중국 문화권에서는 천문관측을 다른 문화권보다 더 중요시했다는 겁니다. 이렇게 왕조 자체에서 종교적 신념에 준하게 천문관측과 기록을 중요시 하니, 중국문화권에서 안정되게 유지된 왕조는 좀 더 많고 정밀한 천문기록을 안정되게 남길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죠. (당연히 반드시 그렇다는 뜻 아닙니다. 꼭 읽고 딴소리 하는 사람이 있더라는 -_-) 그 밖에, 한반도는 지역이 좁은 점도 넓은 지역의 천문기록이 혼합될 가능성이 높은 중국보다 천문기록의 정확성 유지에 유리한 조건이 될 수도 있고요. (젠장... 여기까지 적고 수정하고 첨가하고 하니까 새벽5시구만. 잠은 다 잤네 -_-;;;) ...................................................................... 고이지 않고... 사로잡히지 않고... 가볍고 부드럽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