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구르미 (구르미)
날 짜 (Date): 2005년 8월  2일 화요일 오후 11시 42분 51초
제 목(Title): [펌]분석-조종사파업과 한국축구


딴지일보 2000년에 실린 글입니다.
http://www.nomad21.com/2001/6/6_tr02.html
--------
2000.11.21.화요일
딴지 관광청장

대개의 항공 사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다. 그리고 통조림처럼 찌그러진 
사고 비행기 안에서 승객의 생존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버스나 택시에서 
처럼 사고에 처했을 때, 탈출 등의 자기방어행위는 공중에서라면 거의 불가능 
하다고 봐도 좋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말해 비행기를 탄다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조종사에게 맡기는 행위라고도 말할 수도 있다. 즉 비행기를 타고 있는 
한 조종사는 신이다.

외국 항공기를 탈 때보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을 타면 불안하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공사중 70년대 이후 대형 사고를 가장 많이 낸 항공사중 
7건으로 당당하게 랭킹 3위에 올라 있는 대한항공을 탔을 때, 불안의 정도는 더 
심해진다[중화항공(대만/9건),가루다 항공(인니/8건)]. 괌에서 상해에서 
젖소부인 찍듯이 때마다 호러재난사고를 연출해내는 이들의 공중액션질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 불안의 중심에는 기체불량 및 기상 등 환경적인 요인이 
아닌 우리 조종사에 대한 불신감이 있다.

조종사의 기술 부족으로 멀쩡히 이륙하던 비행기가 푹 꼬꾸라져서 추락하는 
것은 아닌지, 영어를 잘못하는 조종사가 관재탑과의 통신 혼란을 일으켜 바다 
한 가운데 비행기를 잠수시키는 것은 아닌지, 심지어는 착륙할 때 조종사가 
바퀴를 내리지 않고 활주로에 기체 갑빠를 들이미는 건 아닌지 오만가지 
방정맞은 생각에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이착륙 때는 사타구니까정 
촉촉히 젖어든다.



또 일케 되믄 어쩌나..

아아, 우리의 파일롯들은 승객들에게 졸라 불신 받는 잡신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다음은 대개 비행기 사고가 일어났다 하면 벌어지는 진행 
코스이다.

1. 티비 하단에 사고 소식의 속보 표시를 시작으로 담날 일간지의 탑기사로 
처리된다.

2. 항공사는 사고대책위원회 및 합동 분향소를 긴급 설치하고 티비와 방송은 
오열하는 유족들과 사고현장 그리고 빠지지 않고 굳게 닫혀진 사고 조종사 
현관문을 스케치한다.

3. 블랙박스를 찾았네 못찾았네 호들갑을 떠는 와중에 신문 사설은 사고 원인에 
대하여 조종사의 개인적인 과실을 중심으로 조종실 내의 군사문화, 조종사의 
영어능력부족, 가중된 조종사 피로도 등을 문제시 하고 대형사고일 경우는 사고 
항공사의 비전문 경영 방식을 비판한다.

4. 역시 사고의 경중에 따라 항공사는 과징금 및 노선폐지, 운항감축 등의 
징계를 받게 되고 항공사 사장은 안전 운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비장하게 
선서를 함으로써 사고는 일단락 되어진다.

이 과정에서 블랙박스 판독 및 최종 사고 원인은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이 걸리겠지만 국민들이 인식하는 사고의 주 원인은 수백명의 생명을 앗아간 
무능한 조종사다.


이상이 항공기 사고 때마다 보여진 공통적인 사후 시나리오다. 그리고 미숙한 
조종사의 운행 잘못이 항상 사고 중심에 놓여있다는 것이, 국적기를 탈 때마다 
우리의 조종사들에게 향한 불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던 차에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지난 10월 22일 30년 대한민국 항공 역사상 
처음으로 파업을 벌여 수많은 신혼여행객과 주요 출장자및 관광객들의 발을 
묶어놓았다. 가뜩이나 의사파업으로 가진 넘들의 파업에 심기가 불편한 우리 
국민들은 옳거니 니놈들 하면서 숱한 항공 사고의 주범인 조종사들을 향해 
짱돌을 던져댔고, 그 돌에 맞아 피를 질질 흘리면서도 파업 조종사들은 
비행수당인상안을 쟁취하며 파업 17시간만에 파업을 철회했다.

그리고 한달이 지났다. 오늘도 김포공항의 대한항공 비행기는 잘 뜨고 잘 
내리고 있으며 국민들은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태연하게 부산도 가고 
제주도도 간다.

본 기자, 이미 다 지난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건을 지금 들고 나온 이유는 
본지가 늘 그러했듯이 기성 언론들의 돗데기 떼거리즘이 잠잠해진 시기에 좀더 
차분한 시선으로 조종사 파업이 던진 파장과 파업의 메시지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조종사들의 파업이 주는 의미가 월 120만원의 비행수당인상 정도로 
격하되기에는, 오늘날 항공운송산업이 우리 생활속에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공익산업이라 할 만큼 크기 때문이고, 또 그 파업이 지금도 자신들의 생명을 
조종사에게 잠시 맡겨둔 채 비행을 하고 있는 승객들의 생명과 안전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조종사, 왜 파업을 벌였나?

대한항공에는 지금 두 개의 노조가 있다. 하나는 최근 합법성을 인정받은 
조종사 노조이고 하나는 일반 노조이다. 두 개의 노조는 조직형태나 구성원들이 
완전히 상이하다는 점에서 중복 노조를 법률로 금지하고 있는 부분에 위배되지 
않는 복수 노조이다.

조종사들만의 노조는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추세이며, 아시아권에서도 대만을 
제외하고는 항공사마다 설립이 되어있다. 노조라면 빨갱이 만큼이나 적대적인 
한국 기업 풍토에서 대한항공의 조종사 노조가 설립하게 된 과정도 정부와 
사측의 코미디적인 반대 논리에 맞서 싸운 꽤나 힘든 투쟁 성과물이었다.



이걸 원한단 말이쥐..?

정부쪽에서 조종사 노조를 반대한 이론은 일명 <보안관 論>이다. 그러니까 정부 
말씀인즉 운항중인 비행기 내에서 조종사는 각종 테러 및 소요 승객을 진압할 
청원 경찰의 역할도 담당하므로 이들은 경찰공무원법에 따라 규제를 받아야 
받아야 하고, 그러므로 조종사(=경찰)는 노조를 만들 수 없다는 논지였다.

대한항공 사측은 보안관론을 맞받아서 한단계 성숙한 이론을 설파했으니 그게 
바로 <사용자論>이다. 조종사는 비행중인 항공기 안의 주인 역할을 하므로 
노동자가 아닌 사용자다라는 명이론이다.

이건 한마디로 버스 기사에게 너는 승객들이 난동을 피면 니가 경찰 역할까지 
해야 하니까 너는 경찰이지 노동자가 아니다라는 소리와 똑같고, 버스를 몰 
때는 니가 주인이므로 니가 사용자지 노동자가 아니다라는 소리와 똑같은 
웃기고 자빠진 논리였다. 가심 벅차다. 세계적인 노동이론이 두 개나 
탄생했으니...

어쨌거나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대차게 몰아붙여 지난 5월말 노조설립인가를 
받게 된다.

대한항공 파업에 대하여 국민들이 가장 분노한 것은 파업에 대한 사전 고지 
없이 기습적으로 비행기 운항을 취소해 버린 조종사 노조의 불성실한 행위였다. 
그러나 사실 대한 항공 파업은 이미 복수노조를 설립하는 지난 5월 부터 예고가 
되어 있었고, 7월부터 회사쪽과 비행시간과 비행수당, 정년연장 등 99개 
항목에걸쳐 임·단협을 벌이면서 파업은 기습이 아닌 사측이나 정부가 인지할 
만큼의 예고 수순을 밟아왔던 것이다.

그러나 사측에서는 협상과정에서도 최고 경영진이 얼굴조차 내밀지 않을 정도로 
파업에 대한 대응을 태만히 하였다. 태만하기는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외국의 
경우 항공사 파업과 같은 대형분쟁이 있을 경우, 정부는 물론 대통령까지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냉각기간을 유도하는 자세를 보인다. 이와 비교해 볼 때 
한국의 주무 부서 건교부가 보여준 태도는 이들이 과연 항공사를 통제 조정하는 
부서인가 혹은 특정 기업의 편에서 음직이는 집단인가 하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무성의 그 자체였다.

물론 이들의 무대응이 계산된 것이었다면 즉, 파업이 벌어졌을 때 언론과 
국민들의 파업 비난 여론을 등에 업고, 모든 불편의 책임을 조종사에게 뒤집어 
씌움으로써, 조종사의 기를 초반에 꺽어 놓겠다는 계산이었다면 그들의 전략은 
적중했다. 충분히 예정된 파업에 대해 준비를 하지 않음으로써 공항에 나온 
승객들의 불편을 여론 악화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전술이었다면 그 것역시 
적중했다.

실제로 파업이 벌어지자 대부분의 언론은 준비된 사수가 화살을 쏘듯이 일제히 
포문을 열며 조종사 파업에 대해 억대 연봉자의 집단 이기주의로 매도하기 
시작했고, 국민들 역시 발을 동동 굴리는 신랑 신부를 찍어대는 뉴스를 보며 
조종사들을 비난했다.

조종사 노조는 미숙했고 저항은 너무나 컸다. 그러나 승무원들은 분명히 
주장했다. 피곤해서 파업한다고. 사고를 일으킬 만큼 과도한 비행시간에 
시달리고 있다고. 비록 그 소리는 억대 연봉이라는 있지도 않은 가짜 연봉 
더미에 묻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지만, 월 평균 120시간의 비행시간을 선진국 
수준인 월 75시간으로 제한해 달라고 그들은 주장했다.

월 75시간이면 하루 열시간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열흘치 근무 시간이다. 
120시간이래 봐야 보름 정도 일하면 되는 시간인데, 그걸 일하고 뭐가 
피곤하다는 건지 의사놈이나 조종사놈이나 배때기에 기름껴서 호강질을 
해댄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75시간이든 120시간이든 이들이 
주장하는 비행시간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 업무에 대한 
약간의 사전지식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이들은 75시간의 비행시간을 주장한 
것이지 75시간의 근무시간을 주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행시간은 말 그대로 비행시간이다. 비행 시간을 위해서는 비행 시간의 2배 
정도를 넘는 준비시간이 필요하고, 비행시간과 준비시간을 포함한 것이 바로 
근무시간이다. 농구 선수로 예를 든다면 실지 플레잉쿼터 타임은 40분이지만 
경기시간은 1시간 30분이 넘고 그전에 미리 나와 미팅하고 몸풀고 하는 
시간까지 포함한다면 한 게임을 위해 족히 세시간 이상이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75시간의 비행시간을 주장한 이들에게 이런 사전 지식없이 단순한 수리적 
계산으로 별 것 아닌 노동시간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모순이지만, 노동시간이 
내포하는 것이 안전과 직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주장은 귀를 기울일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음주운전하는 울 나라 조종사들

승용차를 타고 부산까지 운전을 한다고 치자. 보통은 금강휴게소랑 대구 칠곡 
휴게소에서 한 번씩 쉴 것이다. 그렇지 않고 쭉 밟기만 한다면 목이 뻣뻣해지고 
핸들을 쥐고 있는 손의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을 경험할 것이다. 그런데 부산에 
갔다가 잠깐 쉬고 서울을 다시 와야 한다고 생각하자. 이거 중노동이다. 피로한 
운전자에게 사고위험은 늘 도사린다.

우리의 조종사들은 하루에 다섯 번 서울, 포항, 제주, 서울 찍고 다시 제주로 
돌아오는 비행을 하기도 한다. 간혹 편승비행이라고 하여 비행을 하러 
이동하거나 성수기 때는 찍는 횟수가 더 늘어난다. 하루에 말이다. 이렇게 한 
달에 서너 번 쉬고 매일 비행을 하는 것이 조종사의 현실이다. 그렇다고 
하늘길에 휴게실이 있어서 맨손 체조하고 찍어대는 것도 아니라면 2500미터 
높이에서 전자파를 쬐어 가며 일하는 조종사들 앞에서 서울 부산을 승용차로 
왕복하는 피곤은 박카스 한 병짜리 엄살이다.



서포제서제...몇 탕 뛰는지 모르겠네..

국제선은 더 심하다. 보통 국제선은 동남아가 아니라면 10시간을 훌쩍 넘는 
비행 구간이다. 특히 여행을 경험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미국과 같이 시차가 
10시간 이상이 넘어가는 나라를 이동한다는 것은, 비행기에서 주는 밥 먹고 
잠만 잔다고 해도 오장육부가 널뛰기 뒤죽박죽을 할 정도로 극도로 피곤한 
일이다. 외국의 날고 기는 축구팀도 10시간을 날아와 담날 경기를 하면 거의 
뽕먹은 애들처럼 기를 못피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시차를 넘나드는 
비행을 한달에 백시간 이상씩 한다는 것은 승객들 입장에서 본다면 반쯤 무너진 
삼풍백화점 지하에서 쇼핑하는 것 만큼이나 아슬 아슬한 비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달 kbs에서의 한 프로그램에서 한 조종사는 국내선 운항중 너무나 피곤해 
랜딩기어를 내리고 깜박 정신을 잃은 적이 있다고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조종사들에게 이 사람의 고백은 그다지 충격스럽지 않다는 
반응이다.

물론 이런 피로도가 우덜 국적 항공사만의 문제는 분명히 아니다. 어차피 
75시간 운항 시간을 지켜주고 있지만 항공사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한 과도한 
운항 스케쥴을 강요함으로써, 선진국 승무원들도 종종 피로를 호소하고 이러한 
피로가 사고를 유발 시킬 경험이 있었노라고 고백한다. 다만 이들의 문제는 
사회적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보호 받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와 다를 뿐이다.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것이 죽음에 이르는 자살 행위인 것처럼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열몇 시간을 잠을 자지 못하고 비행을 하는 행위 또한 극심한 판단 
능력과 운동능력을 상실시키는 자살 행위이다. 그러니까 지금 국적기 
조종사들의 비행 시간이라면 우리들은 여태까지 술먹은 조종사나 졸음 운전자의 
곡예 비행을 체험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사고가 더 많이 나지 않았던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언론, 또 괌에 뱅기를 떨궈주랴?

이번 파업이 성공적이지 않았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은 노조 스스로 파업의 최대 
명분이었던 안전 운항의 요구를 관철시키지도 못했을 뿐더러 나아가 
국민들에게조차 자신들의 이슈를 충분히 전달시키지 못한 채로 파업이 종결 
되었다는 점이다. 파업을 통해 얻은 소기의 성과인 비행수당인상요구 조차 
사측으로 하여금 오버타임의 부담을 줌으로써 안전운행을 강제하기 
수단이었다면 결과적으로 볼 때 조종사 노조는 파업의 명분조차 챙기지 못하고 
만 것이다.

물론 파업의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은 사고가 났을 때는 안전운행을 
위해 조종사들의 피로를 낮춰야 한다고 지덜 입으로 말했던 다수 언론들이 
파업이 나자 파업 알레르기에 시뻘겋게 눈까지 충혈되어 안전운행을 외친 
이들의 주장을 왜곡보도한 언론의 배신 때리기 때문이다.

인재(人災)는 분명 되풀이 된다. 언론은 때때로 사고에 대하여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그 처방을 내려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런 언론의 처방이 단지 
말만 번지르르한 씨부림일 때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997년 8월 6일 
229명의 목숨을 앗아간 괌참사 때 언론이 내린 처방과 이번 파업 때 보여준 
이들의 태도는 언론 지덜 스스로 씨부림쟁이가 되어 버린, 
자승자박(自繩自縛)의 모습, 그 자체였다.

무슨 말이냐 하면, 우선 괌 사고가 터지자 나온 모 일간지의 사설의 일부분을 
보자. 대부분의 신문에서 내린 사고 방지 처방역시 이 것과 유사했다.



항공사들에 대해서는 이번 사고의 원인과 상관없이 평소 항공운항 실태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제라도 대형참사를 불러올 만한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무리한 증편과 빡빡한 비행일정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영리 우선주의와 항공사간의 경쟁이 그 원인인 것이다. 특히 
휴가철과 같은 성수기에는 동남아, 미주, 유럽노선을 중심으로 무리한 증편이 
많아 기체정비·승무원휴식 시간이 충분하지가 못하다. 조종사들은 비용절감에 
대한 항공사측의 집착 때문에 폭풍우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무리하게 이·착륙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한 번 발생했다 하면 대형참사로 이어지는 비행사고인 만큼 항공기 운항에는 
조그마한 빈틈도, 무리도 없어야 한다. 그동안 항공기 참사는 수없이 되풀이 
돼왔고 그때마다 이같은 문제가 지적됐지만 개선되지 못했다. 괌 참사가 이런 
악순환을 끊는 계기가 돼야 한다. <‘무리한 운항’부터 개선을(사설) 경향신문 
1997-08-08 >






대개의 신문 사설의 논조는 대한항공이 조종사들을 너무 혹사한다는 
내용이었고, 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이것을 고쳐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주장했다. 괌사고 때는 분명히 조종사의 피로도가 사고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였던 언론이 이번 조종사 파업 때 상식적인 비행시간을 주장한 
노조측의 주장에 대하여 어떻게 보도했는가 보자.

10/23 경향신문 "조종사들 얼마나 받나"

보잉 744기 선임기장 연봉 1억5백만원, 1인당 국민소득 대비 12.1배로 
미국(델타항공)의 5.8배, 일본(전일본항공)의 2.1배

중앙일보 싸설 <앉아서 당한 조종사 파업>

앞으로 조종사 노조는 파업이란 극한수단으로 치닫기 전에, 항공사의 국제적 
이미지와 승객들의 안전운항을 앞서 생각하는 고도 전문업종 종사자로서의 
긍지와책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동아일보 싸설 <사상 초유의 조종사 파업>

특히 500여명 조종사의 파업이 행여 항공기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억대연봉이라고 사측이 말하니까 억대연봉입니다. 조잘조잘

SBS 8시 뉴스 :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보니까 조종사의 비행수당 
때문이라고 합니다. 더 달라는 노조측과 못 준다는 회사측이 팽팽합니다. 현재 
조종사 연봉은 5700여 만원에서 1억 3000만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 자리에서 분명히 할 것은 조종사들은 억대 연봉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기자가 직접 확인한 바로도 군출신 조종사가가 아닌 경우 입사후 10년 이상이 
되어야 가능한 아시아나 기장의 평균 연봉은 6900만원이었고 대한 항공은 
그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 대한항공 사측 역시 조종사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언론이 그대로 인용한 그들의 연봉 관련 보도자료가 잘못되었음을 시인했다.

그러나 언론의 작태에 대한 본질적인 비판은 노동자들의 신성한 권리인 파업을 
자본가적 논리로 조작 전파하여 국민들의 문제의식을 박제시키는 선동성에서 
찾아야 한다. 설령 조종사들이 1억대의 연봉을 받는다고 해서 파업을 못할 
이유는 없다. 파업으로 인해 국민들이 생명을 잃는다거나 나라의 교통이 두절되 
난리가 나는 상황이 아니라면 그들이 노동자인 이상 그들의 권리인 파업을 
가지고 연봉 타령으로 몰아붙이는 자체가 우리 언론이 이미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체 철저하게 자본가가 되었음을 나타내주는 것이다.
어느 분야의 노동이든지 기회가 주어 져서 얻을 것이 있을 때 얻어내야 한다. 
자본주의나 민주주의는 자기 것을 주장하며 절충하는 것이지 의무만 다하고 
양보만이 미덕으로 되어서는 발전할 수 없다는 말이다.

어쨌든 정확한 조사를 거쳐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려야 할 언론은 비열하게도 
보도 자료를 그대로 받아 들여, 파업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을 안전 운행보다는 
집단 이기주의로 호도했다. 사고가 나는 것도 싫고 사고 안내려고 안전 운행을 
요구하며 파업하는 것도 싫고.. 이 씨부림쟁이들아.. 그럼 도대체 우짤까?

한국 축구와 대한 항공

다시 괌 사고 이야기를 하자.

당시 이 사고의 조종사는 두 번 죽음을 당해야 했다. 한번은 기내 사고로 또 
한번은 사고의 모든 책임을 떠 안고 여론의 칼날에 맞아.

특히 미국의 자치령 괌 공항에서 발생한 이 사고는 속지주의의 원칙에 따라 
조사 주체가 된 미국 입장에서는 사고기도 미국산이며 사고 공항의 과실 등 
자국의 이익에 직결될 수 밖에 없는 입장에서 조종사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우는 것은 넘들이 면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저들의 주장에 대하여 대한항공이 그저 소극적인 대응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도둑이 지발 저린다고 실지로 대한항공 조종사의 근무환경은 
과실을 충분히 유발시킬 만큼 최악의 환경이었기 때문이었고, 동료 조종사들은 
청원경찰과 사용자 신분에 묶여 집단적으로 누명을 호소할 노조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사고가 나고 3년이 지난 2000년 7월 10일 미국측은 괌사고는 
미국정부와 관제회사도 사고 책임이 있음을 공식인정했다).

조종사가 사고 원인의 총알 받이가 되는 것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도 
마찬가지다.

1998년 11월 11일 앵커리지 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보잉 747기가 러시아 
아에로플로트 여객기와 충돌사고를 일으켰을 때, 아시아나항공은 불과 일주일이 
지난 같은 달 19일 기장과 부기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 해고시켜 버렸다. 
같은달 11월 30일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보잉 747기가 
대형 크레인과 충돌사고를 일으킨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기장과 부기장을 
권고사직시켰다.

사고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사측은 이들에게 사고의 책임을 몽땅 떠 넘겨 버린 
것이다. 오히려 당시 사고 조사를 진행하던 NTSB (The National Transportation 
Safety Board )가 이 비상식적인 사측의 행위는 사고조사를 방해하는것이라며 
아시아나에 강력히 항의를 했을 정도다.
조종사들은 여태까지 코미디 같은 신분 조항에 묶여 사고의 오명을 몽땅 뒤집어 
쓰고 두 번 죽음을 당하거나, 해고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외국 항공사로 이직하려 하면, 회사는 온갖 방해책동을 다하고 국적기 
상호간의 이직에 대해서도 1년간의 백수 기간을 전제할 정도로 조종사들은 
허수아비들이었다. 바로 이런 의미에서 파업까지 이끈 조종사 노조는 JOB 
SECURITY라는 노동자의 자기방어행위로도 당연히 정당화 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아시아나 항공은 보안관 신분은 해지됐으나, 노조 조차 못만들고 
여전히 투쟁중이다.

여기서 잠시 엉뚱한 이야기를 해보자.

조종사 노조를 취재하면서 기자는 한국 축구와 조종사 파업이 희한하게도 서로 
교집합으로 묶여질 수 있는 공통점이 많다는 점을 발견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그리고 최근 청소년 축구까지 죽을 쑤고 있는 한국 
축구는최근 언론의 집중 포화를 받았고, 조종사 파업 역시 마찬가지였다는 
공통점을 시작으로 국제 대회에서 부진하면 뛰는 선수와 감독만 죽일놈이 되는 
축구나 사고가 나면 현장의 조종사만 죽일 놈이 되는 점도 공통점이다. 기껏 
한다는 것이 감독을 바꾸는 일인데 최근 한국 축구가 외국인 감독을 영입했듯이 
대한 항공도 괌 사고이후 외국인 부사장을 영입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옵빠..부탁해 나도 재혼 해써요.


국제 게임을 앞두고도 선수들은 국내 리그나 제이 리그에서 체력을 다 소진해야 
하고, 결국 쉴틈도 없이 국제 대회에 나가서는 체력이 딸려 후반전에는 
정신력으로 버티는 모습이나, 무리한 비행으로 녹초가 된 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조종사 역시 같은 상황이다.

평상시 때는 쳐다 보지도 않다가 큰 경기에서 예선 탈락하거나 사고가 나면 
들끓어대는 언론의 반응도 똑 같고, 문제점을 지적하며 해결책을 제시한 
차범근이나 대한항공노조 죽이기의 모습도 똑같다.

결정적으로 똑 같은 것은 해결 방법이다.

늘 제자리 걸음을 하는 한국 축구의 근본적 해결책이 감독이나 선수를 바꾸는 
것이 아닌, 실권을 쥔 채 부패하고 있는 집행부를 물갈이 해야 하듯이, 대한 
항공 역시 조종사 파업을 야기시킬 정도의 총체적 본질 해결은 족벌 경영 
체제로 주먹구구 경영을 펼치고 있는 재벌 경영진을 수술해야 하는 것이 똑 
같은 점이다.





조씨 왕가네 본사는 입구부터 좃짜다. 김일성 수령 만세!!..

파업에 관대하자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어렵게 복수 노조를 설립했고, 파업이라는 단체 행동을 
이끌어 내긴 했지만, 여전히 노노 갈등이라는 내부 문제와 또 다른 민항인 
아시아나 항공에게 여론 확산 실패의 부담감을 안겨주었다는 점에서 자신들을 
돌아다 보아야 하는 과제를 남겼다.

세계 10위의 대형 항공회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 사상 초유의 조종사 파업이 
21세기에 일어났다는 것은 자랑이 아닌 부끄러워해야 할 우리나라 노동 운동의 
현실이다. 족벌 경영 체제에 더해 세금까지 포탈해 먹는 왕족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직원들의 불만은 곧 사고로 이어질 수 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무고한 시민에게 돌아갔다.

또한 저들의 파업이 정당하다면, 그것이 곧 승객을 위한 안전 운행을 주장하는 
부분이라면, 국민들은 인내를 가지고 그들을 지켜봐야 한다. 비록 오늘 가야할 
곳을 못가고 중요한 일을 처리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태평양 한 가운데서 원혼이 
되버리는 것 보다는 나은 일이다.

그런 면에서 파업을 한다고 제주 공항에서 직원들의 멱살을 쥐어뜯는 행위는 
물론, 올 1월 필리핀 항공이 정비 문제로 서울에 14시간 늦게 도착하자 승객 
100여명이 공항에서 농성을 벌이고, 지난 7월 북방항공 안에서 항공기 
지연운항을 이유로 1시간 동안 50여명이 기내농성을 벌이는 화끈한 국민 
수준은, 이익을 최우선으로 웬만하면 고우(go)비행을 외치는 대한항공 경영진과 
더불어 조종사들을 죽음의 비행으로 내모는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비행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안전은 어떤 서비스와도 비교될 수 
없는 기본 명제이다. 숱한 사고에서 안전을 앵무새처럼 지껄이던 항공사 
사장넘들의 대국민 선언을 이제는 더 이상 믿지 못한다. 사고가 났을 때 늘 그 
앵무새들은 지 응접실에 앉아 노닥거리고 있는 것이라면, 현장에서 죽음을 같이 
하는 조종사의 안전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고 국민들은 이를 지지해야 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노조여! 사막에 꽃씨를 뿌린 그대들에게 갈길은 멀다. 
그대들이 주장한 공익의 성격을 띈 파업의 명분이 개인적 이해 관계로 변질되지 
않는 한 우리는 그대들을 지지한다. 우리들은 우리의 목숨을 피곤한 신에게 
맡기기를 원치 않는다. 지치지 말고, 집안 노조끼리 연대하고, 우리의 날개 
조종사 유니폼과 색동 저고리 유니폼을 단단히 낑겨입고 함께 졸라 뛰어가라. 
명랑 운항은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이상!!


피에쑤: 조종사 노조조차 허가하지 않은 아시아나 사측은 회사 내에서 노조 
홈페이지를 볼 수 없도록 아예 차단 시켜 버렸다고 한다. 이 비열한 짓거리에 
분노하고 씨부랑쟁이 언론과 사측에 맞서 파업하느라 뺑이 쳤을 아시아나랑 
대한 항공 노조에 힘차게 마우스를 누지르고 파이팅 함 외쳐주시라.

딴지 관광청장
뚜벅이(ddubuk@ddanzi.com)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