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wolverin (GoBlue) 날 짜 (Date): 2005년 7월 20일 수요일 오후 04시 20분 07초 제 목(Title): X 같은 정운찬? 본 글에 앞서 saebaock님께 약간의 딴지.. > 서울대 기타학과 교수들은 본고사를 부활해서 지금은 충남대 의대에 > 진학할 학생들이 서울대 기타학과에 진학하기를 원하는거다. 본고사를 부활한다고 해서 충남대 의대 진학할 학생들이 서울대 기타 학과에 진학하진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바로 밑에 말씀하신대로.. > 입시제도를 어떻게 바꾼들 의치한약 교수들이 관심 가질까? > 그들은 의사정원이나 전문대학원 이외에는 관심없다. 의치한약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 또한 입시제도를 어떻게 바꾸어도 의치한약 이외에는 관심이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가 관심을 갖는 건 입시에서의 변별력 문제입니다. 여러 경로로 들어본 바에 의하면 (아마도) 정책입안자들 생각의 핵심은 사교육과 기회의 평등으로 요약할 수 있으며 그 바탕에서 등급제가 나온 것 같습니다. 통합논술이니 뭐니 하는 것도 결국은 등급제와 그에 따른 변별력 문제일 거구요. 1. 사교육 예전처럼 수능이 등급제가 아니라 점수제인 경우, 1-2점 차이 때문에 당락이 결정되므로 사교육에 매달리게 되어 공교육이 정상화될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사교육의 방향이 입시제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입시제도를 바꾸어서 사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입니다. 언젠가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수능 문제가 어려우면 사교육이 성행한다고 해서 난이도를 대폭 낮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그렇게 쉽게 풀리진 않았지요. (소위 '문돌이'들은 trade-off 라는 개념이 없어서 눈에 보이는 문제점만 없애버리면 해결될 거라는 환상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난이도가 너무 낮아지면 한 문제를 실수해도 엄청난 타격을 받기 때문에 사교육의 방향이 '실수하지 않는 법'을 가르치는 쪽으로 바뀌게 되고, 실수하지 않기 위한 기술을 익히기 위해 학생들은 학원으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수능 등급제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확신합니다. 한 등급의 차이가 당락에 엄청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자신의 학력에 맞는 등급을 지키기 위해, 또는 한 등급을 올려 석차를 크게 올리기 위해 여전히 학생들은 학원으로 가게 될 겁니다. 게다가 대학에서는 학과 별로 비슷한 내신과 수능 등급을 지닌 학생들이 지원하므로 뭔가 다른 평가방법을 도입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공교육 외에 또 다른 준비를 해야만 합니다. 논술을 정규 교과목에 넣겠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그래도 해결이 안됩니다. 논술이 정규 교과목에 들어가면 논술이 내신은 물론이고 수능에도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논술학원은 지금보다 더 떼돈을 벌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내신/수능 등급제로 사교육 문제를 완화하고 공교육을 정상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입니다. 2. 기회의 평등 내신/수능 등급제 도입으로 소위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의 평등' 문제는 약간의 개선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물론 내신/수능 외의 평가에서 얼마만큼 학생들이 '평등'하게 준비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사교육 분칠 덜 받아서 머리 싱싱한 시골 1등급'은 거의 혜택받지 못할 겁니다. 이 논의에서 나온 말을 인용해본다면 상위 2~3%(고대 연대 기타학과) 학생들이 상위 2%(서울대 기타학과)를 가는 정도의 혜택이 되지 않을지. 몇 차례의 글을 통해 계속 반복하는 말이지만, '싱싱한 시골 1등급' 학생 중 내신/수능 외의 평가를 제대로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현재 운영 중인 농어촌 특별전형을 확대하는 것이 '싱싱한 시골 1등급' 학생을 명문대학에 진학시키는 현실적인 방안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내신/수능 외의 평가를 아예 없애버리는 방법도 있긴 합니다만, 그건 어느 누구도 동의 하지 않을 겁니다. 많은 대학에서 지원자 중 모든 성적이 완벽하게 같다면 마지막으로 어떤 기준으로 선발할까요? 나이입니다. 내신/수능이 등급제이므로 등급이 같은 학생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고 별도의 평가가 없다면 생년월일로 당락이 결정됩니다. 이에 동의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지.. 사실 '기회의 평등'이란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합니다. 미국에서도 Affirmative Action에 대해 역차별 논란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이에겐 '기회의 평등'이 될 수도 있지만 어떤 이에게는 '기회의 불평등'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건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생략합니다. 결론적으로 내신/수능 등급제는 성공적인 정책이 될 가능성이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통합논술이니 뭐니 하는 부작용만 낳았을 뿐입니다. (일부 급진적인 교육계 인사들은 내신/수능을 3등급으로 하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도대체 그 사람들은 발을 땅에 딛고 사는 사람인지 구름타고 다니는 사람인지 몹씨 궁금합니다.) 지금 시끌벅적한 서울대 입시안 문제도 정운찬 총장이 얼마나 좃같은 인간인지, 서울대 교수가 얼마나 이기적인 인간인지 여부가 핵심이 아닙니다. 서울대 뿐만 아니라 모든 대학이 갖고 있는 문제이니까요. 문제의 중심에는 변별력을 상실한 내신/수능 등급제가 있고, 그에 따른 모든 부담은 학생들이 짊어질 겁니다. 그게 안타까울 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