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aizoa (우소) 날 짜 (Date): 2005년 2월 22일 화요일 오전 11시 52분 58초 제 목(Title): 한재각/ 북핵문제 당내에서 지속되어서는 � 북한 핵무장, 진보정당의 길 거꾸로 가려 하는가? 당내 녹색파마저 침묵하면 안된다. 조회수 254 한재각 북핵위기가 극적인 모습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설날연휴 마지막 날에 있었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북한 외무성 성명 때문이다. 핵무기를 체제유지를 위한 자위권 차원에서 개발하고 있다는 외교적 협상전술을 구사하면서도, 핵무기 보유에 대해서 인정도 부정도 하고 있지 않던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선언하기에 이른 것이다. 핵무기 보유를 선언할 정도의 절박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하지만 핵무기 ‘개발 의혹’과 핵무기 ‘보유 선언’ 사이에는 심대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향후 북핵위기의 심각성은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북한의 성명을 두고 우리나라 정부를 비롯하여 6자 회담에 참가하는 국가의 정부들은 대응책 모색을 위해서 바삐 움직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내부(적어도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논쟁이 벌어지고 있거나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대략적인 논쟁지점은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을 듯 하다. 우선 북한의 핵무기 보유선언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두고,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강조하면서 북한 핵무기 보유선언의 불가피성을 이해한다는 측과 그럼에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선언에 대해서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는 측으로 크게 나누어져 있는 듯 하다. 하지만 대안에 있어서는 94년에 파기된 제네바협정―핵개발을 중단하는 대신 경수로건설 지원 등을 골자로 한―으로의 복귀를 거론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한 점이 있는 듯 하다. 당내에서도 북핵문제와 관련하여 유사한 구도의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설날 연휴 마지막에 발표된 북한 핵무기 보유선언에 대한 당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북한을 바라보는 당내 집단들의 정치적 입장의 대립이 온존하며 이와 유사했던 민감한 이전의 북한 관련 사안(서해교전과 같은)에 대해서 입장 정리와 발표가 한없이 늦었던 전례를 생각해보면, 당의 공식적 입장이 조만간에 나올 것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북한 외무성 발표 이후에 열린 최고위원회 논의를 정리한 대변인의 브리핑은 북한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는 쪽으로 치우쳐 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의 불가피성을 배태한 국제정치적 맥락만이 언급되었을 뿐, 어떠한 목적으로도 갈등해결의 수단으로 핵무기를 선택해서는 안된다는 반핵운동의 정신에 비춘 판단은 하지 않았다. 심지어 前당대표인 권영길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보유 발언, 협상의 열쇠찾는 계기될 수도" 있다고 평가하기까지 했다. 엄혹한 국제정치 맥락을 고려한 신중한 현실적 접근으로도 이해할 수 있겠지만, 지나치게 ‘실용주의’적인 접근은 반핵의 전선으로부터는 한참 이탈되어 있는 것이다. 다만, 어제(2월 17일) 무산된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일부 중앙위원들을 중심으로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비핵지대화를 위한 특별결의(안)’을 중앙위원회에서 채택하기 위한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다행스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결의안조차도 당내 정파간 구도를 염두해둔 듯 북학 핵무장에 대해서 에둘러 비판하고 있을 뿐이다. 이 결의안은 “북한의 핵보유 선언은 92년 ‘한보도의 비핵화에 대한 공동선언’에서 밝히고 있는 비핵화원칙의 위반이며, 한반도의 비핵지대화를 추구해 왔던 우리 민주노동당의 입장에서도 수용할 수 없는 것이다”고 완곡히 비판하면서, “북한의 추가조치의 실행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만 모호하게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진보정당의 길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제대로 된 정신을 가진’ 진보정당이라면, 핵무기를 개발하고 핵무장을 통해서 국내외적 갈등을 해결하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 단연코 반대해야 할 것이다. 냉전 시기를 통해서 소위 강대국들이 핵무기를 정치?외교?군사적인 수단으로 이용해왔으며, 이에 대해서 전세계적의 진보적 사회운동진영 및 진보정당들은 강력하게 저항해왔다. 그후 핵무장에 대한 입장은 진보정치와 보수정치를 가르는 상식적인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는 핵무기 반대를 외치는데 한순간이라고 망설였던 진보정당이 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지금 우리 민주노동당은 어떠한가? 남북한, 나아가 동북아의 수많은 민중들을 절멸시킬 수 없는 핵무기에 대해서 비판하는데 망설이고 있다. 핵무기의 국적을 따지는 것이다. 더 많은 핵무기를 가진 진정한 ‘깡패국가’ 미국의 거대한 핵무장을 거론하며, 북한의 핵무장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회피하고 있다. 핵무기는 그것이 누구의 것이든 또한 어떠한 숭고한 목적으로 포장을 하든,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반핵운동의 정신과 우리는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진보정당의 길을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것은 이번 북한 핵무기 보유선언에 대해서 당내의 다양한 입장과 의견이 표출되고 토론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북한 핵과 관련된 모든 주장과 논의들이 염증나는 당내 정파간의 구도로 환원되어 이해되고 받아들여지는 과정에서, 당내 여론에 거대한 공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당이 진보정당의 길에서 심각하게 이탈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시급히 북한 핵무장에 대한 단호하게 명백한 반대를 표명하기 위한 당내 토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런 공백과 관련하여 당내 녹색파(를 자처하는 사람들이나 그룹)에 대해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당내 녹색파는 아직까지 북한 핵무장에 대해서 어떠한 조직적인 목소리로 내고 있지 못하다. 당의 주요 지도부를 비롯하여 많은 당원들이 북한의 핵무장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을 때, 반핵의 목소리를 가장 비타협적으로 대변해야만 하는 당내 녹색파마저 침묵한다면 절망적이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환경운동은 1990년대 초반의 북핵위기 때도 ‘모든 지역의 모든 핵을 반대하는’ 원칙적 입장을 견고히 표명하면서, 전세계 반핵진영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에 따라서 북한의 핵개발을 동결하는 대신 KEDO를 통해서 경수로 건설을 지원받기 로 한 제네바 협약 안의 핵발전 건설에 대해서 명확히 반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핵발전소 건설 문제가 아니라, 명백히 전쟁과 파괴를 목적으로 한 핵무기 문제인 것이다. 역사적으로나 이론적으로 보았을 때, 반전반핵은 환경/생태주의자들의 본령이며 자신의 존재이유이기도 하다. 그동안 전세계 환경/생태주의자들은 미국을 비롯한 위선적인 강대국들의 핵무기 보유를 반대하고 이의 폐기를 주장하고 있는 가장 강력한 사회운동/정치운동세력으로 활동해왔다. 이들은 핵을 통한 국제간 갈등해결을 일관되게 반대해왔으며, 그들이 아무리 강대국으로부터 위협받는 제 3세계 국가라도 마찬가지였다. 환경운동진영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해서, 이라크의 핵무기 개발을 결코 옹호하지 않았던 것이다. 당내 녹색파는 북한 핵무기 보유선언에 대해서 시급히 발언해야 한다. “어떤 국가의 것이든, 무슨 목적의 것이든, 모든 핵무기를 반대한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반대한다”고 자신의 원칙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그리고 당원들과 토론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당내 녹색파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상실할 것이며, 스스로 당의 녹색화의 전망을 잃고 현실주의의 덫에 갇혀 고사하고 말 것이다. 기사입력시간 : 2005년 02월18일 [11:32] ⓒ 진보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