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ligeti (김 진우 ) 날 짜 (Date): 1994년06월23일(목) 17시25분02초 KDT 제 목(Title): to leat.... 설마 황영조 혼자서 마라톤 한다고 오해하시는 건 아니겠지요? 코치도 있어야 하고 선수들의 가족들도 선수에게 큰 힘이 되죠.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 우수한 마라톤 선수들이 어느 정도 있으니까 황영조 선수 같은 세계적인 마라토너가 나오는 겁니다. 자기혼자 잘났다고 모든게 다 되는 건 아니죠. 본론으로 돌아오죠. 설마 박정희 혼자서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모두 이룩했다고 '오해'하시는 건 아니시죠? 몇 명의 영웅(박정희가 이 정도 되는 인물인지는 저도 잘 모르지만...)들이 역사를 만들고 나머지는 모두 들러리라고 '착각'하시는 건 더더욱 아니겠지요? 이순신 장군은 훌륭한 장수였습니다. 하지만 그가 없었다고 우리나라가 그 때 일본에게 졌을까요? 어느 시대 어느 곳에나 훌륭한 장군감은 몇 명씩 있기 마련입니다. 그 중에서 누가 역사의 주인공이 되느냐는 어느 정도 우연에 의해 결정되겠지만요. 모든 후진국들이 그렇듯이 당시의 우리나라에서도 군이 가장 근대화된 집단이었습니다. 이들이 근대화를 주도하는 세력이 되는 것은 어느정도 시대적 상황에 의한 필연입니다. 하필이면 박정희라는 일본 육사 출신의 군인이 정권을 잡고 독재를 한 건 우연이 개입된 결과지만 말입니다. 저는 박정희를 무척이나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의 능력과 업적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박정희가 대통령일 때 생긴 좋은 일들이 모두 그가 없었다면 세상에 있을 수도 없는 그런 일들은 아닐겁니다. 뭐 막말로 김종필이 대통령이었다고 해도 박정희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을 겁니다. 대통령이 아무리 강력한 의지로 경제발전을 추진한다고 해도 그 사회의 구성원들의 참여와 노력, 그 사회에 축적되어있던 잠재능력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경제발전은 불가능능하겠죠. 황영조 마라톤 얘기는 sss게스트님(맞나?)의 글에 대한 오해때문에 나온것 같네요.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지요. 우리나라가 짧은 기간동안에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또 박정희 정권이 그 토대를 제공한 것도 사실입니다만, 너무 고속에 집착해서는 안 되겠지요. 빨리 했다고 정말 능률적이었을까요? 우리 국민들 정말 초인적으로 일했습니다. 참으로 그 노력한 댓가만큼 돌려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더 따져볼 부분이 많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에 대해서 그 근대화의 주체세력들은 무슨 대책을 내어놓고 무슨 정책을 실행했습니까? 그런 문제들을 일부분이나마 해결하고 지금도 그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박정희의 정적이었던 사람들과 그들에 동조하는 세력들이 아니던가요? (그들에 동조..는 박정희가 아니라 그 정적에 동조한다는 뜻) 소수의 영웅이나 엘리트가 역사를 만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그러니까 위인전만 잘 이어붙이면 잘된 세계사 책 한 권 쓸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E. H. 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제가 역사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닙니다만 정말 좋은 책입니다. 그럼 이만.... 진 One sees the world as it IS and ask why. But you may dream of the world as it SHOULD be and ask why not. - G. B. Shaw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