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lsjong (꿈과희망)
날 짜 (Date): 1997년12월16일(화) 18시51분25초 ROK
제 목(Title): 퍼온글:30대 월급쟁이의 선택

[대선] 97대선, 한 30대 월급쟁이의 선택       12/15 15:58   200 line

97대선, 한 30대 월급쟁이의 선택

난 월급쟁이다. 요즘 가만히 있어도 목이 시려운 월급쟁이다. 기업의 연이은
도산소식을 듣고, 기업들의 부패하고 치졸한 양태들을 보면서도 10년이 넘게
이 바닥을 뜨지 못하고 있는 능력없는(!) 월급쟁이다. 요즘 대선에 관한 직장
분위기는 차가운 게 사실이다. 선거운동 초반에는 도리어 직장 사람들이나 
주위 사람들이 선거에 관심을 많이 가졌는데, 계속되는 부도와 IMF 한파에 
선거에 대한 얘기들이 직장 내에서는 거의 없어졌다.

85년 2.12 총선부터 투표하기 시작하여 대통령 선거만 87년과 92년 2번을
치렀지만, 요즘처럼 선거하면서 고민이 많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과 같이 나라 경제와 가정 경제가 한꺼번에 곤두박질치는 
시기에는 반드시 투표를 하여 우리를 이 꼬라지로 만든 사람들의 책임을
묻는 것이 이러한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출발점이리라 믿고,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일단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이회창 후보이다. 사실 이회창 후보는 대법원
판사시절의 소수의견을 곧잘 내던 '대쪽판사'로 잘 알려지고, 김영삼 정권의 
감사원장과 국무총리로 정권에 참여하고 나서도 나름대로 원칙과 소신을 
지킴으로써 국민들의 신망을 받은 사람이다. 

그의 상품성을 활용하기 위한 정치권의 노력이 민주당을 중심으로 있었는데, 결국
그는 그가 비난했던 신한국당의 들어감으로써 그가 대쪽같은 개혁인사라기보다는
여권 내 개혁파 정도의 사람임을 스스로 입증해 보였다. - 그때 다시 그의 경력을 
보면서, 그가 한번도 여권을 떠나본 적이 없음을 새삼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가 그나마 '개혁인사'와 같은 무거운 짐을 벗어 던진 건, 아들의
병역 문제가 불거지면서부터다. 나는 병역문제와 같은 네가티브 캠페인이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것에 반대한다. 하지만 이 후보는 이 네거티브 캠페인에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드러내 보였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맞다. 온갖 노력을 다한 끝에 몸무게를 10킬로그램 줄여서 군대를 안 간 건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 하지만 군대를 가지 않으려고 많은 젊은이들이
그와 같은 시도를 해 보지만 성공하기 너무 어려워 결국 군대에 가고,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은 자식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기만 손꼽아 기다리는데,
어떻게 그 집 두 아들은 무슨 능력으로 몸무게를 잘 빼서 군대에 안 갔는지 정말
그 능력에 감탄해야 할지, 상류층의 정보 취득 능력과 실행 능력에 혀를 내둘러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가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 건 너무나 당연하다.

그가 개혁적으로 보였던 것은 법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5,6공과 현재의
정치 상황 때문이다. 하지만 원래 법은 - 법, 도덕, 양심을 비교했던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것처럼 가장 포괄적이면서 보수적이다. 게다가 그의 둘레에는
김윤환씨를 비롯한 5,6공 세력들이 포진하고 있다. - 사실 이 측면에서 
이부영씨나 이철씨가 이회창 진영에 합류한 것을 난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이 들러리에 불과할 것임을 김영삼 정권에 합류한 이우재, 이재오, 김문수
등 민중당 출신 사람들의 역할을 보면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방금 살펴 본 이 후보의 개인적인 이력과 현 한나라당 내 힘 관계를 반영하듯이
이 후보의 정책은 빅3후보의 정책 중 가장 보수적이다. 금융실명제, 재벌개혁 등
경제정책에서, 그는 다른 2후보와 마찬가지로 금융실명제의 실질적인 폐지, 
재벌개혁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현 시기 통일운동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북한동포돕기운동"에 
대해서, 이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 그것을 양으로 음으로 가로막는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 긍정적이고, 정부의 입장을 잘못 알고 비판하는 국민들이 많다고 
정부를 옹호한다.

IMF 구제금융 이후 태풍의 눈으로 등장할 고용안정 문제에 대해 그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거라면서 정리해고를 정당화시킨다. - 여기서 이 후보가 월급쟁이
노릇을 해 본 적이 없음이 떠 올랐다. 한 기업에서 해고당한 뒤 다른 기업에
취업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나이 40이 넘어서 새로운 직장에, 새로운 분야에
취직한다고? 어디, 당신이 한번 해 보지 그래. 정말 현실을 몰라도 한참 모른다.

국가부도 사태까지 이르게 한 직접적인 책임이 현 정권과 한나라당에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도 정치권 공동 책임론을 주장하여 원인 소재를
흐리거나 아예 김영삼 대통령과는 다르다면서 책임이 없다고 강변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 치졸함을 넘어 딱하기까지 하다. 

조순? 어떤 이들은 그의 행동을 미스테리라고 부른다. 하지만 난 조순과
이기택의 민주당이 갈 가장 갈 가능성이 많은 곳으로 갔다고 생각한다. 조순 역시
그 개인이 개혁적 인사라서 서울 시장이 된 것이 아니고, 그를 서울 시장으로
만든 국민회의의 이해찬, 김민석 등의 정치참모와 야당성향의 지지자들이
그를 개혁적으로 만든 것이다.

92년에 민정당과 통일민주당, 민주공화당, 이 3당이 합당하여 민자당이 태어날 때 
청와대에 가서 사진도 찍었던 이기택씨에게 기댄 조순씨가 갈 곳은 역시 여당일
수밖에 없다. 그는 벌써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으로 왕년의 개혁냄새를
깨끗이 지웠고, IMF 총재 캉드쉬와의 전화에서 그가 하지도 않은 발언을 만들어 
내는 등 본격적으로 여당 체질을 익힌 것처럼 보인다.

------------------------------------------------------------------------------
이인제 후보를 살펴 보자. 사실 별로 살펴 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는 
민주주의의 기초를 깬 사람이다. 국민신당 현 총재인 이만섭씨가 경선관리위원장을
맡아 진행했던 신한국당(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서 수없이 경선결과에
승복할 것을 약속하고 서명해 놓고, 그 경선관리위원장과 함께 당을 만들이 출마
했으니 정말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내 어린 딸에게 그의 집념을 칭찬해 줘야
할까, 그의 경선불복 때문에 그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말해 줘야 할까? 

이인제씨를 개혁적인 사람으로 "잘못" 아는 사람들도 있다. 그가 92년 김영삼 정권
초기 노동부장관을 하면서 "무노동부분임금"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 물론 그 전에
율사출신들이 날리던 5공 청문회가 있었다. - 하지만 이 후보는 그 해에 울산에서
현대그룹의 파업이 있자 그걸 곧 철회했고, 그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갔다. 
얼마 전에는 전경련 등지에 법원의 판례를 인용했을 뿐이라면서 "해명"하러 다녔다.

그가 박정희와 닮음꼴임을 주장하고 새마을운동기를 자기 당사 앞에 건 것을 
선거전략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결코 아니다. 그건 그의 가치관을 정확하게
반영한 것이다. 즉 야당에 있으면서 정치적으로는 개혁적인 면을 지녔지만, 그는 
경제적으로는 그의 정치적 아버지인 김영삼 대통령과 똑같이 보수적인 일관성을 
가지고 있다. 그는 IMF 사태가 이르기 전의 후보 토론에서조차 경제성장이 더 
이뤄져야 사회복지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도대체 소득이 몇만달러가 되어야 
복지를 말할 수 있다는 말인가? 도대체 뭐 때문에 경제가 성장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재벌총수들의 주머니를 두둑히 만들어서 정치꾼들 먹여 살리려고?

오늘 IMF에 구제금융까지 이르게 한 우리나라 경제의 문제는 구조적인 문제다.
자체 시장이나 자급 능력없이 완전히 세계경제 지향으로만 달려온 40년 경제구조의 
문제다. 그렇게 짝사랑해 왔던 외국금융자본들이 손을 걷어가자 곧 외환이 부족해 
졌고, 그에 따라 금융공황 상태까지 이르렀고, 따라서 금융 자금으로 사업벌이던 
재벌들의 도산이 연이었던 것이다. 

그 원흉인 박정희를 찬양의 대상으로 삼다니! 그 박정희와 닮았다고 자랑하고 좀더
닮게 보이려고 치장하는 추태는 정말 보기조차 싫다. 아니, 절망한다. 원흉을 
대안으로 말하다니, 도대체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나라를 말아 먹은 
경제구조를 개혁해 나가야 하는데, 도리어 말아 먹은 원인을 대안이라고 말하니, 
어디에 희망이 있겠는가!

그는 세대교체를 주장한다. 옮은 주장이다. 이제 조금은 젊은 지도력이 나타나야 
한다. 아무리 불가피했다고 주장하지만, 정경유착에 때묻어서 결코 재벌과 
수구파에게서 자유롭지 못한 정치인들은 좀 교체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인제 후보의
세대교체는 거짓 세대교체이다. 3김을 뛰어넘자는 그가 박정희를 주장하는데, 
3김을 뛰어 넘어 박정희로 돌아가자는 주장이 무슨 세대교체란 말인가! 구세대를 
청산하고 구구세대로 가자는 것이 어찌 젊음을 강조하는 자가 말할 세대교체인가!

그래도 이회창과 이인제 2명을 놓고 찍으라고 하면 이인제를 찍겠다. 뭔가 바꾸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너무나 절실하기 때문이다.

------------------------------------------------------------------------------
김대중 후보? 그가 자신의 말에 대한 신용을 많이 지키지 못했고, 많이 보수화
됐음을 세상이 안다. 더구나 그는 92년 대선에서 패해 정계를 떠난다고 한 뒤,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의 조순 후보에게 보낸 국민들의 성원을 자신의 것으로 
착각하고 국민회의를 만들어 야권을 분열시킴으로써 한창 자라나던 야권에 대한 
국민들의 희망을 잘라 버렸다. 아니, 국민들이 야권에 대해 환멸을 느끼게 만들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김종필, 박태준 등과 손을 잡아 충남표와 영남표를 얻을지는 
모르지만,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정말 표를
위해서라면 "유신본당" 손을 잡고, 국가보안법 존속에 합의하고, 내각제에도 
"합의"해 버리는 몰가치한 정치꾼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의 보수화는 금융실명제와 재벌정책에 이르면 선두를 다툰다. 금융실명제 폐지를
주장한다. 금융실명제 때문에 저금을 안한다는 경총의 주장은 정말 그들이 제정신이
있는 사람들의 모임인지 의심이 가도록 한다. 나도 저금을 많이 못하는데, 그 이유는
집값 내느라 돈이 없어서인 것과 이율에 비해 물가가 너무 많이 뛰기 때문이다.
지금 금융실명제 때문에 저금 안하는 사람들이 전 국민 중 3%나 될까? 그런데도
김대중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금융실명제가 문제라고 한다. 

전두환, 노태우 사면에 대한 주장은 수구파들의 주장과 전혀 차이가 없다. 전,노를
사면하는 것은 단지 그 2사람의 석방이란 의미가 아닌 역사에 대한 문제다.
친일파부터 5.16쿠데타, 광주학살 등 역사의 범죄자들을 처벌하지 못함으로써
오늘 우리 사회가 책임지지 않고 개인의 영달을 위해 사회에 해악을 미치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것이다. 전,노 사면에 대한 주장은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행위이고,
역사에 대한 반역이다. 전,노 사면은 결코 안된다.

하지만 그가 빅3 후보 중 그나마 개혁적임을 부정하기도 힘들다. 다른 2후보보다
고용안정에 대해서 적극적이다. 북한동포돕기운동에도 당 차원에서 성금을 모으는
등 적극적인 모습도 있다. 정권교체가 이 사회를 개혁하는 데 중심적인 기능을
할 것이라는 면도 설득력이 있다. 정말 한번은 바뀌어야 하고, 특히 요즘 IMF체제를
초래한 사람들과 세력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가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온 통일론과 외교력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그래서 빅3 세명 중에서라면 난 김대중을 선택한다. 다른 이들에게도 빅3 중 1명을
선택하려면 김대중 후보를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나마 가장 개혁적이고, 
통일운동에 대해 적극적이고, 나름대로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
하지만 난 권영길 후보를 보면서부터 새롭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찍어 봤자 안되면
아무런 소용이 없지 않나, 는 생각이 제일 고민이었다. 분명히 고용안정과 재벌체제
해체, 전노 사면 반대, 북한동포돕기동과 4자회담에 대한 적극성 등 통일정책 등에서
가장 진보적이긴 한데, 이러다가 만일 이회창 후보가 되면 어쩌나 하는 고민이었다.

그런데 100만 표를 얻으면 100만 표만큼의 힘을 발휘한다는 주장에 공감이 가기 
시작했다. 지난 연말 연초의 안기부법, 노동법 반대 투쟁 때 추위에 떨면서 거리에 
나가 우리네 월급쟁이들을 위해 함께 싸우던 이들이 생각이 났다. 그때 차가운 
거리에서 우리와 함께 한 사람이 누구였나 되돌아 봤다.

그에게 100만 표만 간다면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이루는 데 큰 힘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에게 200만 표가 간다면 재벌개혁을 이뤄 우리 나라경제를 
살리는 데 일조할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에게 300만표만 간다면 국가보안법도 
작살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에게 던진 표만큼 노동자들의 힘을 한데 모아, 이 사회의 개혁을 전진시키고 
통일을 앞당기고, 이 차가운 IMF 삭풍에서 노동자, 농민 등 서민들의 생활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 맞다. 이제 권영길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않더라도 내가 던진 표가 사표(=죽는 표)가 아니다.

오늘부터는 권 후보를 내 주위에 권할 거다. 

권영길에 던진 한표 내 일자리 지켜준다.

 PRINTER/CAPTURE를 OFF 하시고  [ENTER] 를 누르십시오.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