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juyoon (윤 정운) 날 짜 (Date): 1993년11월01일(월) 11시01분23초 KST 제 목(Title): 미국의 핵... 토요일밤의 MBC뉴스를 보신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특파원 보고'라고 해서 해외 특파원들이 그 날의 뉴스와 상관없이 특별히 뭔가를 취재해서 내보내는 건가 본데(처음 봤음), 그 날은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연구소를 취재했더군요. 바로 히로시마에 떨어뜨린 그 원폭을 개발한 연구소이면서 현재도 미국 핵무기 개발에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라더군요. 그 곳의 연구원이라면서 인터뷰 화면을 보여주는데 "중국이나 인도같은 나라에서 핵을 개발하고 있는 이 때, 우리만 핵실험 금지니 핵폐기니 하면서 예산을 자꾸 줄이면 앞으로 큰일 난다. 우리가 열심히 핵무기를 개발해서 다른 나라의 도발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라고 떠들어댑디다. 물론 특파원이란 기자의 결론도 어느틈에 그것 비슷하게 가구요. 끔찍한(제가 보기에는) 지하 핵실험 광경, 엄청난 버섯구름 화면을 보여주면서 실험 목격자가 "내 생전 그렇게 큰 폭발은 처음 봤어요"라고 아주 감격에 찬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장면까지. 나는 도대체 미국이 북한더러 핵사찰을 받아라, 핵개발 하지마라고 우기는 걸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핵을 없애려면 전세계적으로 모두 없앨 생각을 해야지, 왜 자기네 거에 대해선 아무 얘기도 않고 엄한 나라들만 못살게 굽니까? 노태우 시절에 비핵화 선언을 한 것에 대해 환경보호론자들이 '다른 건 몰라도 그거 하나는 잘했다'라고 평가하는 것과 또다른 사람들이 '지금은 핵을 재처리하고 개발하는 기술이 필요한 때다. 그 선언 때문에 평화적 이용기술 개발마저 뒤처지고 있다'라고 한탄하는 것을 며칠새 신문에서 보면서 혼란에 빠져있습니다. 우리는 과연 핵무기를 개발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러나, 세계적인 핵문제에 대해서만은 '무기'로서의 핵은 지구상에서 없어져야 하고 '평화적 이용'이란 것도 아주 제한된 범위 안에서 허가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핵 강대국들이 앞장서서 먼저 핵폐기를 시작해야 하지, 약소국들의 자구책을 억누르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지금도 확고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