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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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saram (서인선)
날 짜 (Date): 1997년10월30일(목) 19시15분32초 ROK
제 목(Title): 김대중의 박식함이라...


흠... Little님이란 분이 질문을 하신 것 같은데 답변은 해야겠군...
(제 글을 잘 읽으셨다니 감사... :)    )

그런데 사실 이 일이 그리 마음에 내키는 것은 아니다. 우선 어떤 판단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다는 것 자체가 여러곳에서 나온 사실들을 주절주절 늘어놔야 하니
시간은 많이 뺏기는 반면 별로 재미는 없는 일이다. 더구나 이런 주제를 잘못
건드렸다간 반대편, 특히 우리나라에 아직도 많은 김대중 혐오론자들에게 걸려
상당한 비난과 욕설을 얻어듣기도 쉽고(경험상 이들에겐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것 같던데)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가 선거운동으로 오해받기 쉬운 이런 글을
써주고 싶을만큼 이사람을 지지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어찌됐건 시작은 했으니 내가 아는 사실만 주절거려보자. 김대중의 박식한 분야라..

우선 정치 분야... 이중에서 학술적인 면을 보면 김대중이 저술한 '제 3세계에서
민주주의가 가능한가?'어쩌고 하는 책이 미국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재로 채택됐다는
것이 국민회의쪽의 주장이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나는 모르나 신한국당에서도 이걸
거짓말이라고 반박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 아마도 동아시아 조그만 나라의 
정치인이 논문이라고 발표하니까 참고문헌 정도로 채택한 것이겠지. 하지만 지금까지
그거라도 해낸 사람이 없었지 않은가?

그다음, 더 중요한 것이 실무적인 정치이다. 정치인이건 아니건 모든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이때 모든 사람과 다 사이좋게
지낼수는 없는 일이다. 성공을 하려면 어떻게든 다른 사람을 이득으로 꼬이든가
모종의 협박을 하든가 해서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일하도록 만들어야 하며
그게 불가능한 사람은 쫓아내거나 영향력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능력을
좋은 말로 정치력이라고 부르고 좀 안좋은 의미로는 권모술수라고도 하는데
이걸 잘하는 정치인이 성공한 사람이다. 이것이야말로 김영삼이 유일하게 김대중보다
앞서는 분야라고도 하겠다. 내가 알기로는 우리나라 정치인 가운데에는 역시
3김이라는 사람들이 가장 이것이 뛰어난 정치인이다. 그다음으로는 김윤환, 이한동,
이기택, 박찬종 기타 사람들이 뒤를 따르고 있다. 지금까지 정치신인들이 앞으로
나서서 성공한 적이 한번도 없는 이유도 이러한 정치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건 머리하고도 별 상관이 없는 것 같다. 거의 무조건 오래 한 사람이 잘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이회창은 신인으로서는 그나마 비교적 잘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 경제 분야... 이건 누가 뭐라고 한들 조순을 따라갈 사람이 없겠지. 하지만
김대중도 나름대로 경제분야에 공부를 많이 했고 그의 '대중 경제론'인가 뭔가
하는 책은 경제학과의 교재로도 이용되는 모양이던데... 혹시 읽어본 사람이 
있으면 평가해 줬으면 좋겠다. 그건 그렇고 얼마 전 조순이 김대중을 겨냥하여
'경제'분야만 주제로 해서 자신과 일대일의 토론을 제의했다는 소리를 듣고 나는
처음으로 그가 싫어졌다. 이건 마치 우간다의 이미 아민이 탄자니아의 대통령과
일대일로 레슬링 시합을 해서 전쟁의 결판을 내자고 했던 것과도 비교될만한 
코메디가 아닌가?

통일 분야... 아마 김대중이 가장 자신있어하는 분야일 것이다. 이건 그가 젊었을
때부터 정책가로서의 면모가 드러난 분야라고 한다. 흔히들 그가 아무리 잘 안들
이쪽분야를 전공한 대학교수를 당하겠냐고들 하는데 반드시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이 분야에서 어떤 저명한 학자라도 김대중과 토론해서 이기지는 못할 거라는게
내가 들은 평가인데 이건 물론 사회과학분야에선 아마튜어와 프로의 경계가 모호
하다는 점과도 관계가 있을 것이다.

정보 통신 분야... 얼마 전에 동아일보와 어떤 정보학회가 공동주최로 대선 후보들의
21세기 정보통신분야에 관한 강연회가 열린 적이 있다. 다들 이게 중요한 주제라는
이야기는 들었기 때문인지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 가지고 나와서 강연을 했다.
다들 자문교수들은 많았을 테니까 원고를 작성하는데 어려움은 없었겠지. 내용은
대개 충실한 편이었으며 큰 실수를 저지른 사람은 없었다. 대체로 원고의 내용이
가장 충실하고 잘 된 후보는 이회창이라는 평이었던 것 같다. 다만 한가지 차이가
있었는데 원고를 전혀 안보고 강연을 한사람은 김대중 한사람뿐이었다.

문화 분야...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일이지만 정치인들의 생활은 보통 바쁜게 아니다.
사람들을 만나려 하루종일을 뛰어다녀야 하며 여가시간은 쉬기에도 부족하다.
그 와중에 문화생활을 한다는건 상상하기 힘들다. 정치인들의 취미생활이라면 
기껏해야 서예 정도이다. 이회창과 조순은 자타가 공인하는 엘리트 출신이다.
이런 사람들은 사람들이 북적대는 영화관에 가는 일이 많지 않다. 간단히 말해서
영화나 TV, 노래, 소설 등의 취미는 이들과 거의 관련이 없다고 봐도 좋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점에서 김대중은 예외다. 얼마전에 무슨 토론에서 그에게 
'해피 투게더'의 방송금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왔는데 그는 바로
같은 동성애를 다룬 '결혼 피로연'과 '크라잉 게임'이 별 문제없이 개봉된 점에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대답했다. 소설도 비교적 많이 읽은 편이다. 얼마전
이문열이 유명해지기 전에 그를 인터뷰하려 간적이 있었는데 이 사람이 그를
소설가 이문구(농촌소설만 쓰는 사람이 있다)로 착각하고 꽤 강하게 비평을 하려
들어서 난감했다나... 그러고 보니 이건 문화분야의 정책과는 별 관계가 없는
이야기였군. 아무튼 그의 박식을 설명하기엔 넉넉하리라 생각된다.

갑자기 글을 다 지우고 싶어진다. 도대체 내가 무엇 때문에 이사람 편을 들어야
하는 건가? 벌써 시간을 많이 빼앗긴 데다가 이 글로 그리 생산적인 토론이 이어질 
것 같지도 않다. 쓴게 아까와서 올리긴 올리는데 이 글에 대한 찬성이건 반대건
더 이상의 대답은 일체 사양하겠음... 그럼 이만. :)

캄캄한공기를마시면폐에해롭다폐벽에그을음이앉는다밤새도록나는몸살을앓는다밤은참
많기도하더라실어들여오기도하고실어내가기도하다가잊어버리고새벽이다폐에도아침이
켜진다초췌한결론위에아침햇살이자세히적힌다영원히그코없는밤은오지않을듯이이이이
환자는모두죽었다환자는모두죽었다환자는모두죽었다환자는모두죽었다이상책임의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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