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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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god (Dr.부리^2)
날 짜 (Date): 1997년10월23일(목) 10시12분58초 ROK
제 목(Title): 김대중의 집권을 바라는 이유 



[ anonymous ] in KIDS
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
날 짜 (Date): 1997년10월23일(목) 01시41분32초 ROK
제 목(Title): '김대중'의 집권을 바라는 이유..


글을 시작하기 전에 분명히 해두자. 나는 정권 교체를 지지한다.

이것이 현재 내가 김대중을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아니 '김대중'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야권 후보중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이다. 김대중에 대한 그 어떤 장점도 이 단 한가지 이유와

비교를 하면 모두 하찮은 것에 불과하다. 만약 김대중보다 단 0.1%라도 더

지지율이 높은 야권 후보가 있다면 나는 이제 앞으로 쓸 몇가지 이유에도 불구하고

나는 흔쾌히 김대중에 대한 지지를 포기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김대중이, 예를 들면, 조순같이 거부감이 별로 없는 사람을 지지하고

사퇴하면 그것이 조금이라도 더 정권 교체의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되기를 (현실성은 별로 없겠지만) 간절히 바라는 사람이다. 이것은

'김대중 개인'에 대한 나의 복잡한 감정 (때로는 연민의, 때로는 애정의,

때로는 증오의 감정)과는 별도로 정권교체라는 가치는 차원이 전혀 다른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에는 만의 하나 김대중이 전혀 잘못이

없는 무결점의 억울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그 한사람의

희생쯤은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것이 포함되어있다. 나는 이것이 이번 대선에 대한

올바른 관점이라고 나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


     이런 전제하에, 비록 내가 김대중의 그 어떤 장점도 결코 정권교체보다

우위에 두고 있지는 않지만, 이 글에서는 그래도 현 시점에서 꼭 그를 지지하는

'적극적인' 이유를 찾아보고자 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그러나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그의 경륜, 능력, 비전 등등에

대해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것도 나름대로 일리는 있는 것들이기는 하지만

나 개인적으로는 그 또한 별로 중요한 것 같지 않다. 나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이

아닌 '김대중'의 집권을 특별히 바란다면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건 어쩌면 지극히 개인적인 일종의 취향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에 대한

다른 사람의 주장을 별로 접한 바가 없다.)

     그 누가 뭐라 해도 김대중은 지난 20-30년간 집권세력의 핵심적인 타도 대상

이었다. 그 어떤 대한민국 국민한테서도 집권 세력이 김대중에게서와 같은 위협을

느낀 적이 없으며, 그 누구도 김대중보다 많은 공작대상이 된 적이 없고 온 힘을

기울여 집권을 막아야 할 사람으로 생각되지는 못했다. (의혹의 눈초리로 보고

있을 몇몇 사람들을 위하여 분명히 해두자. 나는 김대중의 업적이 어떤 특정한

재야인사나 세력보다도 탁월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또 혹시라도

그의 업적이 있다면 그것이 그만의 힘으로 이룩한 것이냐거나 국민의 힘을

무시하지 말라는 따위의 반박과도 관계가 없다. 또, 김대중이나 여권이나 그놈이

그놈이고 모두 한 통속이라는 식의 반박도 초점이 빗나간 것이라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그가 집권한다고 못사는 사람들을 위하여 세상이 털끝만큼이라도

바뀌겠느냐고도 묻지 마시라.) 그가 누구보다 많은 비토세력을 두고 있고 소위

정보기관의 공작 정치라는 것들이 그에 집중되었으며 그에따라 엄청난 고통을

당하였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김대중불가론이 지금도 끊임없이 나돌고

있으며 다른 아무 이유도 없이 단 한가지 'DJ의 집권을 막기 위해' 연합을

해야한다는 소리가 공공연하게 여권의 핵심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만

보아도 이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다시 강조하건대 이것은 김대중이

정말 그렇게 대단하냐는식의 (관점에 따라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를 떠나서

이런 현상이 지난 수십년간 있어왔다는 말이다.

     바로 며칠 전에도 정형근의원이 그랬다. 다른사람은 누구나 괜찮지만

김대중만은 결단코 집권을 막아야한다고. 청와대의 문종수 수석도 그랬다.

서석재 의원도 그랬다... 물론 안기부도 그렇고, 김영삼 대통령도 그렇다는

것은 언론에서조차 공공연하게 말하는 사실이다. 그래... 생각해보자.

여권 핵심 세력이 이번 대선에서 지키려고 하는 최후의 마지노선이 있다면,

그 단 '한 가지'를 들라고 한다면 무엇일까? 정권 재창출을 목표로 한다는

거야 다 아는 사실이다. 그게 여의치 않을때는? 자기네들에게 가장 유리한

세력이 집권하도록 하는 거겠지... 그것도 뜻대로 안되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서라도 막으려고 하는 최소한의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김대중'의 집권일 것이다. 이렇지 않고서는 지난 수십년간 일어났던 일들을,

현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결코 깨끗하게 설명할 수 없다. (뭐, 여기에

또 민중의 집권이 가장 두려운 것이라느니 하는 식의 말은 하지 않도록 하자.)

    왜 그렇지? 김대중에게 그들이 그동안 해놓은 짓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김대중이 아무리 정치보복 금지를 외치고 용서를 부르짖어도 그들, 가해자들은

결코 그 말을 믿을 수 없는 것이다. 나는 김대중이 그들에게 보복을 하리라고는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지만, 그건 내 생각일 뿐이다. 그건 김대중과 그 지지세력의

생각일 뿐이다. 가해자들이 김대중의 말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일 수가 있을까?


    나는 보고싶은 것이다. 그들의 완벽한 패배를... 그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는 완벽한 패배를... 모든 차원의 공작이 헛수고로 끝나고, 단 하나 남은 마지막

목표까지 산산이 부서지는 모습을...

    김대중의 집권이 저지된다면 그들은 이렇게 자위할 것이다. 그들은 최후의

가장 중요한 과업은 달성했노라고... 이제 그는 대한민국에서 영원히 거세되었으며

그들은 그 사업을 '최종적으로' 완수했노라고... 그리고 거기서 그들의 존재목적과

가치를 찾을 것이며 세상에 고개를 내밀고 떳떳해할 것이다......


    나는 다시는 이런 꼴을 보기가 싫은 것이다. 아니 달리 말하자면, 나는

그들이 당황해서 어쩔줄을 모르는 것을 보고 싶은 것이다. 그들의 지침

어느곳에서도 '원천적으로' 결코 가정할 수 없는 일, 그 이외의 어떤 사태가

발생해도 어딘가에 다 대처 방안을 생각해놓을지는 모르지만 결코 그들이

대처방안을 생각해놓았을 수 없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싶은 것이다.

악명높은 정보기관의 그러한 모습을 보고싶고, 조선일보, 서울신문 등의

구역질나는 언론기관이 하루아침에 표변하는 모습을 보고 싶고, 한국논단이며

또 그 수많은 얼토당토 않는 '관변 단체'가 당황하는 꼴을 보고 싶은 것이다.

또 정권이 전라도로 넘어갔다고 한동안 망연자실하며 이제 우리나라는 끝장났다고

한탄할 (일부 있을지도 모르는) 국민들의 얼굴도 보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그러나....진정으로 내가 보고 싶은 것은, 그러한 그들이,

얼마가 지난 후에도 '그들이 예상했던' 일들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또 한 번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것이다. 바로 그것을....

     나는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문제는 반대파와 같이 사는 것을

모르는 것이라고. 우리 나라 사람들 상당수가 암암리에 가지고 있을 논리는

이런 것이다.

 "너 아니면 나 둘중의 하나는 반드시 죽으니 내가 너를 죽여야 한다. 네가

  특별히 잘못한 것이 있어서 죽이는 게 아니라 내가 살기 위해서 너를 죽인다."

지난 시절, 당파 싸움이 그랬고, 일제시대가 그랬고, 좌우익 싸움이 그랬고,

6.25가 그랬고, 4.19, 5.16, 유신, 10.26, 광주가 그랬으며, 6.10과 6.29, 3당합당,

최근의 비자금 폭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힘있는 자들이 "내가 살기 위해 너를

죽인다" 는 논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다.

이제, 제발 이것이 이번 대선을 통하여 끝나기를 바란다. 바로 이것이, 내가

김대중을 '적극적인 의미에서'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유신 이후 '죽이기'의 대상으로서 정점에 서있던 김대중과 그의 지지세력이

승리하는 날, 그날이 바로 생각만해도 암담하고 치가 떨리는 이 '죽이기' 논리가

종말을 고하는 날이 될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 어떤 식의 '변명'도

통하지 않는 완벽한 패배를 당한 세력이, 새로운 길을 깨닫게 되는 첫날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김대중이 비자금을 좀 먹었어도 좋다. 그가 김종필같은 인간과 연합을 해도

좋다. 그가 부패구조의 단맛을 좀 맛보았어도 좋다. 그가, 정말로 지역 감정을

조금 역이용하여 그의 입지를 굳혔어도 좋다. 그가 박철언 엄삼탁같은 쓰레기들을

받아들여도 뭐라 않겠다. 설령 그가 20억에 덧붙여 얼마간 더 받아먹었다고 해도!

그가, 현 정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해도, 그가 만에 하나 김영삼과

같이 무능한 인간이라는 것이 나중에 판명난다 해도! 그의 집권을 통하여 그가

자기와 같이 비토의 중심에 있던 사람이 권력을 잡아도 '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만 (자의든 타의든) 보여줄 수 있다면! 그밖의 다른 허물은 다

덮어주겠다. 그가 민중의 피를 빨아먹을 또하나의 대통령이라는 비난을

그 누군가에게서 듣는다 해도 말이다. 나는 현재 우리나라가 '너아니면 나죽기'의

수준이상으로, 썩어빠진 정치를 깨끗하게 해야 한다든지 하는 식의 '고차원'적인

가치를 요구할만 한 상황에 놓여있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상이 내가 다른 사람이 아닌 '김대중'을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지금은 가장 유력한 야권 후보와 김대중이 일치하기 때문에 전혀 갈등이 없다.

그러나 앞서도 말했듯이 혹시라도 김대중이 다른 후보를 지지하고 물러남으로써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아진다면, 나는 기꺼이 김대중이 물러나라고

하는데 찬성하겠다. 그것이 야권으로의 정권교체인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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