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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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sca (----용----롔)
날 짜 (Date): 1997년07월21일(월) 14시20분20초 KDT
제 목(Title): [메아리] sca님..


지금까지 저의 의견에 대한  반응 중 

가장 핵심에 다가서는 반응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제가 제기한 가능성들에 대한

다른 가능성의 탐색,

그리고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글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다만, 

쓰신 글엔 아무래도 낙관주의적 냄새를 풍긴다는 느낌입니다.

전 상당히 비관주의적으로(의도적으로) 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님의 글에 대한 비관주의적 대답을 해 보려 합니다.

물론 최대한 근거 제시를 위해 노력하겠구요.

(1) 대선 후에 신한국당, 국민회의, 자민련이 남아 있을 것이라 보십니까?

제가 이야기한 거대여당 세력의 결집은,

이 세력들이 단일 정당으로 합당 내지는,

사실상 정당이 두 개더라도 한 정당이나 다름없이 활동할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이 전제에 대한 다른 분들의 의견은 

어떤 것일지 묻고 싶습니다.

이 상황에서라면 제가 주장하는 '김종필 최대주주'론이 이해가 가시겠죠.


그리고,

단일 정당의 합당의 경우는 물론이고,

양 정당이  남아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신한국당의 이탈 세력이 국민회의로만 몰리라는 법은 추호도 없습니다.

차기 집권이 보장된 정당,

현재 정권의 상당 부분을 나누어 먹고 있는 정당,

더군다나 '이념적 친화도'와 '인적 친화도'가 더 큰 정당,

상당히 매력적인 조건이지요...


신한국당이 당선될 경우 내각제로 갈 것이다...

오히려 전  그 가능성을 낮게  보는 편입니다.

오늘 신한국당 경선 날이지만...

이회창의 출마와 당선이 확실하다고(물론 신한국당 승리를 전제해서) 볼 경우,

이회창에겐 내각제 개헌의 이유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내각제는 머릿수싸움이라고 여러 번 말씀드렸습니다...

이회창의 '지지세력'이 문제가 아니라, '자기 사람'이 문제인 것입니다.

과연 이 상황에서 내각제로 갔을 때, 이회창에게 그런 '자기 사람'이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결국 신한국당의 누가 이기든 간에, 내각제로 갈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보스 중심 정치 체제의 청산이라...

그럴까요? DJP연합은 전형적인 '보스 중심' 정치 체제의 산물입니다.

더군다나 '보스끼리의 정권 승계'  약속이기도 하구요.

이 상황에서 DJP연합의 집권 때, 과연 얼마나 '보스 중심 정치 체제'의 

청산이 가능하겠는지요? 

정치 상황은 연속성이 한 유력한 근거라고 하신 건,

님의 주장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프리버드님과 게스트님이 주장하시는 정권 교체의 효과...

게스트님의 주장은 ''부패구조 청산'으로 요약되지요.

여러 번 이야기하는 '2-5년 징검다리' 이야기..

그 징검다리 후 자기들 편의 집권이 뻔해 보이는데..

얼마나 그런 '정권교체의 효과'가 가능할지..


진보진영의 독자 후보 출마가 필요하다는 제 의견에 대한,

좀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92년 전 투표권이 없는 대1년생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범민주단일후보'론 지지자였습니다..

(지난 번 글에서 제가 김대중이 71년이나 '92년'에

대통령이 되었어야 할 사람이라 말씀드린 적 있지요.)

그 때의 김대중 집권은,

여태까지 한국의  메카니즘을 운영해 온 세력과의  관계가

상당히 약화된 상황에서의 집권이었기 때문에...

(뉴DJ플랜이니 뭐니 하긴 했어도,

단순한 '잘 봐 주세요' 수준이었으니까요.

김대중 세력의 주도권도 확실한 편이었고...)

97년 많은 분들이 주장하시는 '정권 교체'의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이유는 여러 번의 앞글에서 말씀드렸습니다.)

보수 일극 체제 형성으로 나아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보진영 독자후보 출마를,

92년과는 달리,

지지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잘못 알고 계시는 것이 있는데,

92년 당시의 독자후보 진영의 인사 중,

신한국당에 합류한 인사는 거의 없습니다.)


진보진영의 독자후보 출마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고 봅니다.

1) 진보진영 정치세력화의 구심점 형성

저는 민주노총을 수십만, 수백만 노동자가 받쳐 준다는 식의,

환상에 빠져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여태까지  결집하지 못했던,

진보진영 사회운동의 정치세력화를 향한 결집,

이것이 1차적인 의미가  된다고 봅니다.

2) 진보진영 정치세력화의 과정에 대한 험난함의 체험.

백기완 지지율 1%의 참담한  경험은,

진보진영 정치세력화가 명심하고 가야 할 체험입니다.

전체 진보진영이 합치지를 못했다느니하는 이야기는 변명일 뿐입니다.

진보진영에 대한,

백기완식의 주장에 대한 ,

지지율 1%라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진보진영  독자후보안이 대세를 이루면서,

또다시 '지난 선거 때 후보 평균  득표율 88%니까,

대선 득표율도 8% 가능'이라는 식의, 

낙관적인 주장이 판을 치는 것은 절대 경계해야 합니다.

이번 대선에는,

진보진영 전체가,

'현 상태에서의 국가경영능력'을 검증받는다는 자세로,

나아가지 않으만면 안 됩니다.


깨질 각오 단단히 하고 나가야 할 겁니다.

공약과 정책은 최대한 참신하게!

'운동권' 냄새는 가능하면 줄일수록 좋습니다.

(예를 들어, 벤처기업의 육성방안 같은  주제가,

진보진영의 중요한 정책 중의 하나여야 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진영이 노릴 최대의 성과는,

'진보적인 박찬종(92년 대선)'을 노리는 겁니다.

만약 또다시 '백기완'으로 끝나버린다면,

더 단단한 반성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맞부딪쳐봄과 자체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봅니다.


오히려 진보진영이 이런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정권 교체'에도 도움 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봅니다.

이런  독자적인 움직임의 결과가 '백기완'으로 판명된다면,

게스트님도 쓰셨듯이,

진보진영의 움직임은 대선의 변수가 되지 못합니다.

반면, (가능성은 적지만) 상당한 성공을 거두는 '박찬종'이 된다면,

그때는 오히려 DJP와의 연합도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명실상부한 한 축이  되어,

'2:1'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따라서 제가 그렇게 우려하는

'김종필 차기 수상'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고),

더군다나 신한국당 쪽의 표도

상당히 뺏아 올수 있는(4.11 총선을 생각하시길...)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DJP가 이길 가능성이 있을 때 이야깁니다만...


마지막으로,

DJP보다 신한국당이  나을 수도 있다고 한 저의 견해에 대한,

간단한 해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는 앞의 한 글에서,

진보진영의 진출과,

합리적인 테크노크라트의 진출이,

한국 정치의 앞으로의 길이 되어야 할  거라고 쓴 바 있습니다.


이 중 합리적인 테크노크라트의 진출은,

아무래도 보수 세력의 몫이어야 할 겁니다.

이는 여러 번 이야기했던,

'현재 한국의 메카니즘'과 어느 정도 떨어져 있어야  가능한 이야깁니다.


DJP연합의 주요 논리는 '지역 연합'과 '민주화-근대화 세력 연합'입니다.

반면 신한국당의 경선에서,

'영남 후보 필승론'을 주장한 이수성이나,

'근대화 경험 우위론'을  주장한 이한동의 논리는 별로 먹히지 않았습니다..



양 편 모두 다 제가 이야기한  '합리적  테크노크라트의 진출'엔  상당히 
미흡하지만.. 

위의 두 현상을 대조해 볼 때,

현재 한국의 메카니즘에서 탈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오히려 신한국당 쪽에 '조금', '아주  조금' 더!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든다는 겁니다.

(제가 왜 이한동이 안 된다는 토를 달았는지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진보진영 후보가 안 나올 경우엔,

�'차라리 신한국당� 찍을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아직 결정을 내린 건 아닙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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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세상을 꿈꾸며]
우리도 살아가고
하나님도 살아가고. S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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