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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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Convex (4ever 0~)
날 짜 (Date): 1997년07월11일(금) 05시57분06초 KDT
제 목(Title): [사설] 독재자 칭송하는 경선 주자들


<한겨레신문>

[사설] 독재자 칭송하는 경선 주자들
 
 
 
   엊그제 열린 신한국당 대구·경북 지역 합동연설회는 가관이었던 모양이다.
   경선 주자들이 앞다투어 박정희 전 대통령을 흠모하고 찬양하는 바람에 그
   지역 대의원들조차 어리둥절해했다고 한다. 마치 연설회가 박정희 추모제
   같았다 하니, 시간이 거꾸로 흘러 이 나라가 20여년 전의 유신독재 시절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도 받는다.
 
   박정희씨와 얼굴이 닮아 한창 인기가 오른다는 이인제씨는 “키도 똑같고
   코와 입도 닮았다”고 자신을 내세웠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이 쿠데타로
   40대에 집권했듯이 나도 대의원 혁명을 통해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인제씨는 이처럼 쿠데타도 합리화하고, 자신이
   지난 88년 `군정 종식'을 내건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했다는
   사실도 잊은 듯하다. 정치적 동기도 저버리고 박정희씨와 닮도록 얼굴
   분장까지 하는 이씨는 아무래도 판단의 균형감을 잃은 듯 싶다.
 
   이회창씨는 박정희 찬양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대구·경북은 조국의
   근대화를 이룩한 대통령, 헌정 사상 최초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룩한
   대통령, 민주화의 토대를 닦은 대통령을 배출했다”고 말했다. 박정희씨와
   함께 전두환·노태우씨도 추켜세운 것이다. 아무리 표를 낚는 것이
   급하다지만, 감옥에 있는 전·노씨를 그렇게 칭송해도 좋은 것일까?
   전두환씨는 6월항쟁에 밀려 계속집권을 포기한 것이고, 노태우씨는 전씨와
   함께 5·17 쿠데타로 국민의 민주화 열망을 짓밟고 집권했다. 노씨는 특히
   그의 집권 기간 내내 엄청난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정보정치로 인권 탄압을
   계속했으며, 잇따른 공안정국 조성으로 여러 정치 위기를 넘겼다.
   이수성·박찬종·이한동·최병렬씨도 누구 못지 않은 박정희 찬양으로
   일관했다. 그들은 “대구·경북은 세번에 걸쳐 대통령을 키워냈다”면서 그
   지역에 아부했다. 그러나 대구·경북의 역사적 자존심이 쿠데타 주역들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우리는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환생'에 대해 매우 씁쓸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문민'의 실패와 경제난이 그의 환생을 불러왔다고
   하지만, 박정희 찬양은 사실 터무니없는 것이다. 경제 성장이 개발독재를
   해야만 이룩할 수 있는 것인지부터 따질 일이지만, 그가 집권한 18년 동안
   우리 나라는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많은 인명이 억울하게 희생당했다.
   냉전적 남북 대결, 지역주의, 노동 탄압, 부정부패, 인권 탄압 등은 박정희
   독재의 상징처럼 되어 있다. 이러한 부정적 유산을 극복하지 못하여 우리의
   고통이 지금도 계속되는데, 고통을 생산한 독재자 박정희씨에 기대어
   대통령에 도전하겠다 하니, 우리는 분노를 가눌 길 없다.
 
 



<한겨레신문>


[이원섭 칼럼] 자유경선과 박정희
 
 
 
   죽은 박정희가 무덤에서 되살아나는 것인가. 9일 대구에서 열린 신한국당
   경선 후보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는 마치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장을
   방불케 했다. 득표 전략상 지역정서에 영합할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너무
   심했다. 박정희 시절 몇차례 옥살이를 했던 한 후보를 빼고는 저마다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아낌없는 찬사를 바쳤다. 그들의 찬양
   대로라면 박정희는 민족의 영웅으로 길이 추앙돼야 마땅했다.
 
   `적자론'을 펴는 후보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외모가 비슷하다는 것을
   빼고는 이미지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인제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닮은 꼴'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머리를 치켜 깎는 헤어 스타일까지 모방한
   것은 애교로 봐줘야 할 것인가. 최소한 신한국당 안에서 박정희는
   역사적으로 당당히 부활했다. 그동안 조심스럽게 그러나 집요하게 추진돼온
   `박정희 되살리기 작업'이 이제 결실을 맺는 것인가. 하기는 당 이름만
   바뀌었을 뿐 박정희 시대에 혜택을 누렸던 기득권 세력의 본산이 신한국당
   아닌가.
 
   `박정희 향수'는 대구·경북지역이 특히 강하기는 하지만 점차 전국적
   현상으로 번져가는 것 같다. 얼마 전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복제하고 싶은 인물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구 선생, 테레사 수녀에 이어
   앞자리를 차지했다는 것은 다소 장난기가 섞였다 하더라도 역사 의식의
   혼란을 반영한다. 역대 대통령 중 직무를 가장 잘 수행한 대통령으로 그가
   압도적으로 뽑힌 한 여론조사 결과는 존경할 만한 변변한 대통령을 갖지
   못한 우리의 특수 사정을 감안한다 해도 씁쓸하다. 동향의 한 젊은 인기
   작가가 영웅사관에 입각해 박정희를 극적으로 미화한 소설을 써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를 체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 암울했던 박정희 시대를
   속속들이 이해하기를 바랄 수는 없지만 당시의 피해자들에 대한 겸허함만은
   갖춰야 하지 않을까.
 
   박정희 예찬론이 최근 상승세를 타는 것은 몇가지 이유가 겹쳤을 것이다.
   박정희 독재에 정치적으로 항거했던 김영삼 대통령이 죽을 쑤면서 권위의
   실종을 가져온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될 것이다. 역사의 반동 이치이다.
   아버지의 권위가 흔들리는 세태가 반영됐을지도 모른다. 박정희가 필생의
   라이벌로 여겼던 김일성의 북한 체제가 오늘날 난파지경에 이른 것도
   박정희의 빛을 더해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일수록 엄격하고 공정해야 한다. 지배자 중심의
   역사 기술이 빠지기 쉬운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 개발독재의 산물이건,
   노동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했건 경제발전을 이룬 것은 그의 공적으로
   인정하자. 그러나 맹목적 찬양 분위기에 편승해 그의 공이 부풀려지거나
   과오가 가려져서도 안된다. 그가 누구인가. 독립투사들이 만주 벌판을 헤맬
   때 일본군 장교로 독립군 토벌에 앞장서지 않았는가. 그의 `친일
   콤플렉스'가 항일투쟁 경력이 있는 김일성에 대한 끝없는 시기심과
   경쟁심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해 부국강병을 이루게 했다는 분석도 있다.
   4·19 혁명으로 세운 합법 정부를 군홧발로 짓밟아 이 땅에 군부 통치의
   씨앗을 뿌리고, 영구 집권을 위해 민주주의를 말살한 죄과도 분명히
   기억돼야 한다. 망국적 지역감정을 잉태시킨 것도 박정희 18년이다.
 
   그가 죽은 1979년의 가을을 되돌아보자. 부산과 마산에서 유신체제 반대
   시위가 일어났을 때 무력으로 진압하려 하지 않았던가. 박정희는 자신을 쏜
   김재규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한다면 지나친 역설일까. 그때 삶을 마감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많은 무고한 피를 흘리고 민족에게 비극을 안겨주었을
   것인가.
 
   박정희 찬양론의 가장 큰 위험은 결과만 보고 과정상의 잘못을 따지지 않는
   몰가치적 역사관이다. 필자는 박정희 예찬에 열을 올리는 신한국당 경선
   주자들에게 한마디만은 꼭 묻고 싶다. 박정희 시대였다면 다음 대통령을
   하겠다고 지금처럼 전국을 돌아다니며 자유경선을 한다는 것을 언감생심
   꿈이나 꿀 수 있었을까. 논설위원
 
 
 
   기사등록시각 1997년 7월 10일 18시 37분 한겨레신문 제공
 



<조선일보>


  [김덕룡-이수성] `박정희예찬' 비판, 차별화전략
 
 
 
 
 
   신한국당 대통령후보 경선주자들의 합동연설회장에서 연일 이어지던 박정희
   전대통령 예찬론이 10일 끊기고, 대신 두 후보측이 나서 '박정 희
   예찬론'을 거꾸로 비판했다. 주인공은 김덕룡후보와 이수성후보.
 
   김후보는 이날 광주-전남지역 연설회에서 직접 연설을 통해 "구차하 게
  박정희 독재까지도 찬양해서 표를 얻으려는 것이 대세라면 거부하겠 다"고
   선언하고는 "민주주의 반대편에 섰거나 피와 눈물을 외면한채 안 주했던
   사람들이 과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후보와의 차별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이같은 의 지가 앞으로
   후보간 합종연횡 과정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되고 있다.
 
   이수성후보 진영의 이재오 대변인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박전대 통령에
   대한 칭송은 국민정서를 왜곡하고 오도하며 일종의 광기라고 본 다"고
   주장했다. 이대변인은 "박전대통령의 공과 과를 분명히 따져야 하고
   역사발전의 궤도에서 그가 어떤 위치에 처해있는가를 정확히 평가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후보도 대구-경북연설회에서 박전대통령을
   칭송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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