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pacers95 (홍성원) 날 짜 (Date): 1996년07월26일(금) 10시33분52초 KDT 제 목(Title): 냉소에 대해서 흠.. 개념이 역시 문제가 되는 군요. 정치의 개념, 그리고 혁명, 투쟁의 개념... 김형도님의 글은 잘 읽었습니다.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그럴 수 없는 부분도 있군요. 우선 정치(현실 우리의 정치를 말하는 거죠.) 에 대한 냉소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물론 냉소자체도 하나의 관심일 수 있겠죠.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냉소'는 그러한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더러우니 아예 포기하자... 어차피 정치란 없어져야 할 것이다... 등등의 생각을 말하는 거죠. 김형도님의 생각은 그 '냉소'에 합당할 것도 같군요. 제가 무슨 투쟁을 하나구요?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회운동이라.. 제가 참여했던 일들이 사회운동이라 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만.... 저의 경험이 그리고 저의 위치가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아닐 수도 있겠죠. 대통령을 해봐야지만 대통령을 비판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말씀입니다. 저의 대안이라... 어려운 문제입니다. 딜레마라고 생각합니다. 혁명과 같은 질적단절을 추구하기에는 사회분위기가 그렇지 않고.... 양적개량에 매달리기에는 문제가 너무나 뿌리깊죠... 정치인들을 싹 몰아내자니 현실적 가능성이 문제가 되고, 기존 정치에 희망을 걸자니 도저히 희망의 단초조차 보이지 않는군요. 그런 딜레마에서 '냉소가 나타나는 것도 같습니다. 수긍합니다. 어느정도 저도 그러하니까요.... 문제는 좋은 세상이 와도 정치는 사라질 수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좋은세상'을 만드는 데는 정치가 필요하다는 거죠. 무조건 경제적으로 성장해서 잘살게 되면 좋은 세상이 오는 건 아닙니다. 여기에는 누구나 동감하시겠죠. 누구나 이야기하는 첨단 사회가 오더라도 모두가 그 수혜자가 되고, 정말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오리라고는 누구도 확답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정치적 자유와 그리고 평등의 문제.... 모든 사회적 가치들을 배분하는 문제가 바로 정치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단지 국회에서 싸우고 투쟁하는 것만이 정치는 아니란 말씀입니다. 때문에 앞으로 사회가 어떻게 발전하고, 변화하던지 정치의 문제는 사라질 수 없고, 거기에서 우리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거죠. 냉소하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될 수 없다는 겁니다. 아마 여기까지 읽으신 분이라면 다시 대안은 무엇인가? 라고 물으실 겁니다.. 투표.... 하나의 대안일 수 있습니다. 하나의 의사표시가 될 수 있겠죠. 사회운동... 역시 하나의 참여일 수 있습니다. 경실련,환경련,참여연대.. 많은 시민운동단체들이 있고, 기존 민중운동 단체들도 여전히 많은 활동을 벌이고 있죠. 정말 중요한 것은 서로의 관심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10년이 지나면 미국과 일본 처럼 정치에 무관심하게 될거라 말씀하시지만... 미국은 투표율은 낮아도 이익집단을 통한 정치가 정말 활성화되어있지요. 최근의 낙태문제가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일본의 경우는 또 다른 특성이 있습니다만... 일본은 정치적인 면에 있어서는 우리보다 앞서있는 나라라고, 해서 우리도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되리라고 말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도리어 정치적인 면, 특히 국내정치에 있어서는 우리보다 못한 수준이 아닌가도 생각됩니다. 물론 그 기준이 문제가 되겠지만 말입니다. 결국 대안은, 저의 대안은 관심입니다. 이러한 글을 쓰는 것도 저의 하나의 대안이라 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는 다만 몇 분이라도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하나의 실천적 대안이 될 수 있겠죠. 저의 주변 사람들을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유도해 나가는 것도 하나의 대안일 수 있을 겁니다. 너무나 작고, 미미한 대안이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가능한 대안의 한 형태라고도 생각됩니다. 현실 사회주의가 무너지고, 많은 고민들이 학계와 운동가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역량이 된다면 그 고민에 동참할 수도 있겠죠. 그렇지 못하다면 그들의 논쟁을 관심있게 지켜보며 조언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일 수 있을 겁니다. 너무나 약한 가요? 전 지금의 시기가 하나의 모색기가 아닌가 합니다. 민주주의가 싹트기도 전에, 독재가 겨우 청산되어 가는 과정에 벌써 우리 국민들은 정치에 냉소만을 보낼 뿐입니다. 정치를 투쟁으로 생각하고, 적을 필요로 하고 우리가 이기기를 기원합니다. 마치 권투 경기를 텔레비젼으로 남의 일처럼 바라보듯이 정치는 남의 일이고 한심스러운 난장판에 불과합니다. 글이 혼란스럽군요. 바쁘게 쓰게 된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많은 비판을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