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eyedee (아이디) 날 짜 (Date): 1996년03월25일(월) 23시32분11초 KST 제 목(Title): 다모아님에게 다모아님의 글을 읽고 한마디... 그 TV 토론을 보지않아 전체 맥락을 모르겠는데 "후보가 누군지 상관하지 않고 무조건 기호 2번 찍는다" "이런 사람이 열에 8-9명이다" "망국병이다..망국병.." "공해 때문에 공장도 짓지마라" 이 네마디만 놓고보면 좀 이상하군요. 이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깜작 놀란 다모아님도 이상하고요. 너무 순진한건거요? "전라도 사람이 지역감정이 제일 쎄다던데 ...과연 쎄구나..."입니까? "공해..공장.."운운은 언급할 가치도 없는 주장입니다. 말이 안될 뿐더러 그리 생각하는 사람도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산업사회에서 농사만 짓고 살 수 있다니...그 조선대 교수의 정신감정을 해봐야할 것 같군요.. 제 생각엔 후보의 면면을 보지않고 무조건 2번 찍는 사람은 열에 두세 사람 정도 아닌가 싶습니다. 결과적으로 2번을 찍는 사람은 70%정도고요.. 정당간 득표율을 보면 이건 확인이 되겠죠.. 전자는 구체적인 설문조사를 해보기 전엔 단정할 수 없는 거고.... 전라도 사람들은 독재정권의 폐혜를 절감해서인지 정치의식이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군사독재 원조나 그 후계자와 합친 정당을 제외하면 사실 2번 밖에 마땅히 찍을 곳이 없었습니다. 능력보다는 김대중에 대한 충성도 때문에 공천 받은 사람도 많으므로 찍으면서도 불만인 사람이 많지요. 조선대 교수라는 분의 발언은 전혀 근거 없는 말은 아니지만 과장이 심한 것 같군요. 막연한 claim과 fact는 구분될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감정에 기초한 투표가 망국병이라는데는 저도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그것 때문에 나라가 망하진 않겠지만 발전을 저해하는 심각한 요소임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 조선대 교수라는 분이 그런 투표행태가 형성된 배경에 대해서는 설명을 안하던가요? 지난번 선거에서 들어났듯이 지역감정에 따라 투표하는 건 전라도 뿐 아니라 TK PK 충청 호남지역 공통의 현상입니다. 호남사람만 그러는게 아닙니다. 그러나 굳이 잘잘못을 따지자면 TK, 충청, PK, 호남 순서가 아닌가 합니다. 전라도사람들의 투표행태는 일면 정당화될 여지가 있습니다.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하에서 20년간 차별을 받았고 (이건 사실입니다) 그 후계자급이라 할 수 있는 전노의 내란 행위에 항거하다 적어도 수백명이 총칼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죽고 다친 것도 억울한데 폭도 취급을 10년 정도 당했습니다. 이럴 때 학살자들이 만든 정당, 학살자와 연합한 정당의 후보에 표를 던지겠습니까? 다는 아니지만 상당수 대구경북 사람들은 독재 정권인 박정희, 5,6공 정권에 표를 몰아 줬고 요직에 있다 밀려난 자기 동네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김영삼 정부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박준규가 부동산 투기로 박철언이 뇌물받았다고 물러나게 했다는 이유로 이럴 정도면 차별을 가한 수십년간의 군사독재 정권, 학살자에 대한 반감은 어떻겠습니까? 억지로 비유를 하자면... 가정파괴범에 대한 피해자의 감정과 도둑질한 아버지를 잡아가는 경찰에 대한 반감이 같은 차원의 것으로 이야기 될 수 있겠습니까? (물론 원래 그 경찰이 도둑인 아버지와 한통속인 줄 알았는데..하는 배신감은 이해가 가지만 그 감정이 명분 있는 것은 아니지요) 충청도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박정희 전노 김영삼을 밀어주다 김종필이 밀려나오자 우루루... 김종필이는 쿠데타, 정보정치, 부패(4대 의혹 사건등)의 원조아닙니까? 어쨌거나 오랜 반독재 투쟁 경력이 있는 양김과는 차원이 다르지요. 삼당 합당 후의 김영삼도 명분은 없습니다. 지역감정을 조장할 음모를 꾸미다 발각되자 화내긴 커녕 오히려 더 찍어 버린 사람들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지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박정희, 전노, 김종필에 대한 지지는 정당화될 수 없고 87년 대선 까지는 양김이 실질적 대안이었습니다. 그러나 김영삼의 경우 삼당합당 이후(전노구속 시점 까지)의 지지는 정당화되기 힘든게 아닌가 합니다. 명분이 없다는 겁니다. 도식화하면 명분 전혀 없음 (찍어서는 절대 안됨) : 박정희 (양보해서 삼선 개헌 이후..) 전두환 (항상) 노태우 (항상) 김종필 (항상) 명분 없음 (찍으면 안됨) 김영삼 (92년 대선) 애매함 지금의 김영삼, 김대중 명분 있음 김대중 (92년 까지) 김영삼 (3당 통합 직전 까지) 지금의 민주당 지역감정하면 항상 "김대중 = 전라도 = 한풀이"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이전에 지역성을 근간으로한 역대 군사독재정권의 반민주성, 지역차별, 지역감정 조장을 먼저 생각해 봐야합니다. 그리고 지역감정을 본격적으로 선거에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박정희의 공화당이라는 사실 (예: 이효상의 발언), 다른 지역의 지역감정이 반전라도성의 편견(=아직도 여전함)임애 반해 전라도의 경우 (근거 있는) 피해의식/저항의식이고 다른 지역 사람에 대한 반감 보다는 정권에 대한 반감이라는 측면이 더 강하다 (=예전에 비해 명분이 줄었음) 것도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이런 전후 사정을 무시하고 특정정치인 특정 지역에만 지역감정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잘못이라고 봅니다. 다 잘못이 있지만 그 책임은 영남 충남에 더 있다고 봅니다. 제 생각에 현 단계에서 지역감정을 줄이는 방법은 김영삼이 신한국당을 탈당하고 김대중이 정계은퇴를 하고 신한국당 국민회의 민주당의 덜 나쁜 사람들이 합당하고 집권한 후 지역개발과 권력의 배분에 있어서 형평을 기하고 국회의원 선거구도 최소한 도시지역에서라도 중선거구제를 도입해 특정정당의 특정지역 편중가능성을 줄여야한다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