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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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Robin (Joseph)
날 짜 (Date): 1996년01월30일(화) 10시14분39초 KST
제 목(Title): 이찬진씨의 신한국당 입당에 대한 글



'디지탈 조선' 에 한글과 컴퓨터사의 이사 한 분이 이찬진씨의 신한국당

입당에 대한 독자투고를 올리셨더군요. 여러분이 어떻게 생각하실 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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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씨의 신한국당 입당 관련 사설에 대하여

이찬진씨의 신한국당 입당을 조선일보는 왜이렇게 정치적인 시각으로만 보는가?
이찬진씨가 정계로 들어가려는 것은 이땅의 많은 젊은 컴퓨터세대들을 저버리고
일반적인 의미의 정치나 하겠다고 가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정치에 문외한인
그가 왜 그런 결심을 하게 되었는 지에 대해 알려고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젊은
사람의 출세욕정도로 치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실로 암담한 지경에 이르렀다. 소프트웨어의 불법복제는 여전히 아무런 죄의식
없이 행해지고 있고 단속기관또한 실적채우기에 그치는 형식적인 단속에 그치고
있어 시장의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에도 마이크로소프트 는 덤핑과
운영체제의 독점권을 무기로 한 강매, 끼워팔기 등으로 워드프로세서등
응용소프트웨 어 시장마저 장악하려하고 있고 대기업 PC제조사들은 자사제품
끼워팔기로 시장을 중소기업의 재품이 설 자리를 주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정부는 남의일인 듯 방관만 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기가 막히는 것은 새로
개정된 프로그램 저작권 보호법이다. 1996년 6월 부터 시행되는 새
프로그램보호법에서는 소프트웨어를 가정에서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할 경우는
복제하여 사용 하여도 법에 저촉이 되지 않음을 명시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기술의 발달로 PC가 업무용시장보다 가정용시장이 더 커져가고 있고 이에따라
가정용 소프트웨어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소프트 웨어 개발업체에게는 이
법은 파산선고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그나마도 좁은 시장에서 말이다. 금융등
제도적인 지원면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을 볼때는 더욱 한심하다. 소프트웨어
업체는 여전 히 서비스업으로 분류되어 중소기업 지원책의 혜택을 전혀 못받고
있고 금융기관은 물론, 기술을 담보로 보증을 서주는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 조차
신용보증은 서주지 않아 기술이외에는 자산도 (소프트웨어 소스코드는 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담보여력도 없는 중소 PC소프트웨어 업체들 은 금융과는
거리가 멀 수 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이찬진씨는 한글과컴퓨터의 주식이라도
팔아 마이크로소프트에 정면 대응하여 경쟁할 여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대기업들

자본을 끌어들이려 하였으나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이에 냉담하게 반응하였고 결

대기업의 자본을 끌어들이는 데에 실패하고 말았다. 아이러니칼하게도 한국
소프트웨어의 자존심, 한국의 빌게이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투자한 유일한
기업은 IBM이었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사가 한국 표준안을 무시한 채 자체
통합완성형이라는 한글코드를 한글윈도우 95에 채택하려고 하였을 때에 수많은
사용자들 과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반대하였음에도 한국 정부는 방관만 한 사실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러한 정부와 사회의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무지로 인해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제대로 두발을 딛고 서기도
전에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이다. 빌게이츠는 정치에 입문하 지 않을 것이라고
비유를 한다. 당연하다. 미국 정부에는 고어부통령(초고속 정보 고속도로를 추
진하는 사람입니다)같은 정보산업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사람도 있고
정부차원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을 지원하고 있으며(미국 정부가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은 누 구나 다 아는
사실이며 구체적인 증거도 많이 있다. 엄연히 그 사실이 명백한데도 마이크로소

트사에 대해 반 독점법을 적용치 않키로 한 것은 그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이다.)
기술만 있으면 공정하게 경쟁하여 얼마든지 기업을 키울수 있는 미국의 경우
빌게이츠가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정치판에 들어갈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빌게이츠는 불행히도 정치판에 몸을 던져 고사직전의 한국 PC소프트웨어
산업을 대변하여야 하는 것이다.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 종사자 (특히
PC소프트웨어)들은 대부분 20, 30대의 젊은 사람들이어서 로비력도 의사를 전달

창구도 없다. 이찬진씨가 국회의원이 되어 이러한 현실을 대변하는 것은
PC소프트웨어 산업 종사자들에 게는 현재 유일한 희망일 수 밖에 없다.
PC소프트웨어 산업 대표들은 그를 희생양으로 던진 것이 다. 앞으로 2-3년은
한국소프트웨어 산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마이크로소프트등 외국의
대형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자금력, 로비력, 운영체제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
등으로 중무장하고 들어오고 있는데에 대해 한국의 PC소프트웨어 회사들은 아무

정책적 배려도 받지 못한채 맨주 먹으로 발가벗고 나서 싸우고 있다. 이게 과연
공정한 경쟁이고 제자리를 지키는 일인가? 우리나라에서는 제2, 제삼, 아니
제100, 제1000의 이찬진이 나와야 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환경 에서는 그러한
것은 기대도 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찬진씨는 자신을 희생하여 앞으로도
수많은 이찬진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을 만들는데에 거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그가 현재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할 수 있는 일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큰
우선순위의 일인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찬진씨의 신한국당 입당은 소프트웨어
산업을 버리고 정치로 뛰어든 것이 아니라 이러한 암담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실을 정책에 반영하여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이 경쟁력을 가 질 수 있는
기본토양을 만듦에 기여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지금까지 그러한 토양의 부재로
인해 그자신이 너무나 많은 비애를 맛보았기에 말이다.

한글과컴퓨터 이사 김택완

< 김택완, 서울 >

# SIGNATURE ON

Education is not filling a bucket but lighting a fire. -William Butlet Ye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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