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shimrox ( 내 삶에서)
날 짜 (Date): 1995년11월11일(토) 01시09분13초 KST
제 목(Title): [HITEL] 한화갑 의원 아들의 글


하이텔 큰마당(plaza)에서 퍼왔습니다. 문제의 김구 발언을 했던 한화갑 의원의

아들이 아버지를 입장을 옹호하는 글입니다. 이글을 보고서 궁색한 변명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한우진님이 밝힌 바에 의하면 한화갑 의원이 식사도중

'김구선생에게 독립자금을 대준 사람중 친일파도 있었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읽었다'

라고 지적한 한것이 와전된 것이라는군요.

그걸 가지고서 김대중씨를 못잡아 먹어서 안달하는 많은 대중과 민자, 민주당을

보니 약간은 분합니다. 터무니 없게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강삼재 같은 작자가

한화갑 의원보다 비난받아 마땅하고, 노태우에게 수천억을 받았음에 틀림없음에도

자신의 정치자금을 밝히려고 안하는 김영삼 대통령이 김대중씨보다 훨씬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큰마을  (PLAZA)
 제목 : 백범 망언 당사자의 변
 #7471/7800  보낸이:한우진  (HANu    )    11/10 02:00  조회:795  1/9
 
안녕하십니까?
저는 오늘 이른바 김구 망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한화갑의원의 아들
입니다. 저도 오늘 소식을 7시 뉴스를 보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저
의 얼굴도 벌게지면서 상기된 기분으로 티브이의 기사를 접했습니다.
솔직히 드는 심정은 왜 저런 말을 했을까. 라는 심정이었습니다. 그
리고 조금이라도 역사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렇게는 말을 못할텐
데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뉴스가 나간 이후 저희집은 난리가 났습니다. 전화도 수없이 걸
려와서 감히 김구 선생을 욕하다니! 죽여버리겠다!는 협박도 있었고..
 
솔직히 저자신의 정치적 입장이 어떤지 저도 명확하게 말하기는 힘
듭니다. 성장과정에서 아버지께서 몇차례 걸쳐 37개월간 옥고를 치
르시느라 고등학교 졸업과 대학 입학을 제외한 모든 저의 대소사를
아버지가 없는 상태에서 지냈던 것들이 영향을 미쳐온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김대중에 대한 신념(이 신념은 30년에 가까운 신념이                
지요.)을 가지고 있고 민주투사라고도 할 수 있는 아버지를 한 번
도 창피하다거나 부끄럽게 여겨온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머리가 커버린 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은 아버지와는 상당히 다르다
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제가 아버지나 김대중씨의 가장 혹독한 비
판자이기도 합니다.
 
아버지는 9시 뉴스가 막 끝난 시각에 집에 왔습니다. 물론 집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별 말이 없이 가만히 계시더군요.
그런데 누구한테선가 전화가 왔습니다.
 
제가 통화내용을 듣질 못했으나 상대는 감히 김구 선생이 친일파에
게 돈을 받았다고 말을 하냐! 감히 김대중과 김구 선생을 비교를
하냐! 이런 내용이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아버지는 차분히 말씀하시더군요. 저는 그 통화를 통해서 어느정도
아버지의 입장과 진상이라 할 것을 알게되었지요. 그리고 방금 아버
지에게서 말씀을 들었습니다.
 
저의 정치적 입장에서 말씀드린다면, 김대중씨가 노태우에게서 20억
을 받은 것은 어떠한 것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리고 그것을 더군다나 김구 선생을 들먹이면서 정당화하려는 것도 잘
못이겠습니다만 지금까지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도 못하면서(저희 집
은 중학교 교사를 하시던 어머니께서 꾸려왔습니다. 이것이 우리나라
남성에게는 상당한 컴플렉스였겠지요.) 그렇게 고생을 해오시고 지금
도 나름대로 신념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아버지의 입장을 이해못하는
바도 아니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먼저 이번 망언은 당직자들과 식사중 나온 말이었다는 것을 밝혀둡니
다. 물론 이렇게 이번 사태를 슬쩍 넘기려는 것은 아닙니다. 아버지
께서는 중학교때부터 존경하는 사람을 쓰는 난에는 반드시 김구 선생
을 써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독립운동의 사표이신 김구 선생에게 누를
끼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합니다.
  
티브이에서 언급되 부분은 식사중 한 발언의 내용의 한 토막만을 따서
김구 선생이 마치 친일파에게서 돈을 받았다고 한 것 처럼 나온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합니다.
 
저도 김구 선생이 직접 친일파에게서 돈을 받았는지 알지를 못해서 더
욱 당혹스러웠지만 당시 국내로부터 전달된 독립운동 자금중에는 친일
파로 알려진 사람의 돈도 일부 있었다는 사실이 신문에 보도된 바가
있었음을 지적한 것이라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일제때 광산왕 이었던
최모씨도 독립운동 자금을 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것과 김대중의 20억 수수를 비교하는 것은 저 자신이 보기에도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 정당의 조직원으로서 아버지의 위
치에서 김대중이 20억을 노태우에게 받은 것은, 받지 않았을 경우 당
시 노태우가 김대중이 당선되면 5.18 주동자가 분명한 자신이 구속을
면치 못할 것으로 단정하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선거운동을 방해할
것이 분명하게 보이는 판단에서 노씨의 돈을 받은 것은 노씨를 안심
시켜 중립내각의 소임을 다하도록 하자는 것으로, 선거전략상 불가피
했다는 맥락에서 김구 선생의 경우하고 비교를 한 모양입니다.
 
아버지는 당시 노씨의 역사적 위치는 5.18 의 주모자요 현직 대통령
이라는 모순된 위치인데, 현직 대통령과 대화를 거부하고서 정치를
할 수가 없었고(노씨는 수차례에 걸쳐 돈을 주려했던 모양입니다.)
당시 노씨를 상대한 것도 5.18을 묵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치현
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라고 그 자리에서 말했다고 합니다.
 
식사의 자리가 최근 비자금정국으로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적극적인
방향으로 보다 큰 용기와 신념을 갖고 대처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현실정치의 한 복판에 서있는 아버지의
입장을 아들로서는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저는 그래도 김대중은 20억을 받아서는 안되었다고, 그리고 그것을
김구 선생의 경우와 비교하려 했다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 PLAZA의 여러분들의 아버지에 대한 질책과 욕을 듣고 심히 당
혹스러운 것이 사실이고, 저 또한 혼란스럽던 중, 아버지께서 전화
하시는 것을 옆에서 듣고 마음이 많이 평안해졌습니다.
 
아버지는 너무나도 침착하고 차분하게 흥분한 것 같은 상대분에게
사과와 해명을 했습니다. 상대방이 흥분하려고 하면 좀 차분히 말
하세요.. 해가면서 티브이에서 방영된 내용을 그 사람은 어떻게 들
었는지 모르겠지만 상당부분 왜곡되었다는 것을(결코 김구 선생에게
누를 끼치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중학교때부터 존경하던 김구 선생에
게 해가 되었다면 정말 사과드린다. 김구 선생에게 누가 갔다면 사
과하기 이전에 내 자신이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구체적으로 조목
조목 짚어가면서 해명을 했습니다. 사실 보도내용을 보고 그 사람이
따진 상당부분은 아버지가 한 적이 없던 말이라고 하시더군요. 특히
그 사람이 결정적으로 흥분한 부분들은요. 결국 그분보고 내일 기자들에게 다
시 해명을 할테니까 그 기사보고 다시 전화달라, 언제 한번 만나서
술 한잔 하자. 하고 끊는 것을 보고는 인간적인 신뢰를 느꼈습니다.
 
여기 PLAZA란의 글들을 보는 심정은 정말 뼈아픈 심정입니다.
저는 저의 아버지가 누구보다도 정도를 걸어왔다는 것과 다른 김대
중의 가신들과는 좀 다르다는 말을 들어왔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껴왔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이 그런말을 하시기까지 접한 매
체가 티브이 뿐이었다는 것도 좀 허탈하구요.
 
저는 아버지가 "감히 김구 선생과 김대중을 비교해!"이런 단순한
입장에서 김구 선생의 경우를 언급한 것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김
대중씨를 미화하려는 것도 아니었고 결코 김구 선생을 깎아내리려
는 것도 아니었다고 말입니다.
 
물론 20억 수수를 변명하려고 하지마라. 이렇게 말씀하신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 이말은 저도 아버지와 김대중에게 하고 싶은 말
이니까요. 하지만 그 점도 아버지는 한 당의 소속 국회원이고 당
직자들과의 식사자리에서 당직자들을 격려하는 말이었다는 것을
이해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런 이후의 여러분들의 질책은
달게 받아야겠지요.
 
오늘 묘하게도 티브이에서 제 4 공화국을 하는데 아버지의 역이
나오더군요. 아버지의 전화를 들으면서  봤습니다만 참 묘한 심
정이었습니다. 평소 PC통신에 관심이 많던아버지에게 여기 PL-
AZA란의 글을 보여드리니 쓴웃음만 지으시더군요.
 
저는 지난 과천 시장선거에선 민주당 후보가 아닌 무소속 송학선
후보를 찍었습니다. 저의 정치적인 입장이 시민운동과 관련이 있
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아버지와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저
의 정치적 정서는 여러분들이 운동권이라 부르는 쪽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아버지를 이해하렵니다. 이것
이 또 아들의 도리라는 생각도 들고요.
앞으로 제가 아버지의 가장 혹독한 비판자가 되려고 합니다.
이번 망언 사태로 여러분이 기분상하셨다면. 불쾌감에서 더 나아
가 허탈함까지 느끼셨다면 사과의 말씀을 대신 전합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과 질책 있으시길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의 그러한 깨
어있는 관심과 질책이 현실정치가 바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 Spirogyra, Harmonium, I Pooh, Supertramp
                  내가 좋아하는 영화: 캐스퍼, 비틀쥬스, 가위손, 배트맨 
                  내가 좋아하는 배우: 맥 라이언, 톰 행크스, 샤를로뜨 갱스부르
                  내가 좋아하는 사람: 배철수, 전세계에 있는 나의 통신 친구들
                  내가 좋아하는 일들: 배철수의 음악캠프 듣기, 통신하기.. *8)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