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cella (오대형) 날 짜 (Date): 2007년 6월 19일 화요일 오후 06시 03분 28초 제 목(Title): Re: 철학의 효용? >>그 타락한 사람은 이제 유물론자고 그의 범죄는 유물론자의 범죄죠. >설마요. 그 사람은 신에게 복수하는 건데요. >'믿음을 잃는다'는 것이 반드시 유물론자가 됨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유물론자가 되든 말든 그가 '배신감'을 느낀 것은 초자연적 >세계관을 믿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책임을 굳이 따지자면 그 세계관에 >있겠지요. '효용'에 대해서 얘기하신다면 이 정도는 생각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그 사람이 천국과 지옥을 100퍼센트 믿는다면 신에게 복수하려는 생각에 천국에 갈 그 동안의 선행을 뒤엎고 악행을 저지르기 보다 그냥 사후에 천국에서 잘 살기를 바라겠죠. > 일단 저는 비현실적이고 작위적인 상황에 굳이 생각해 볼 필요를 느끼지 > 못해요. > 하지만 잠깐 셀라님의 조건에 현실을 첨가해 보죠. 필요를 느끼지 않으신다기 보다 대답을 못하시는 거겠죠. 일단 그 문제에 답을 하고 난 후에 그것이 얼마나 현실에 가까운지 얘기해도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일단 그 문제에는 답을 못하시는 걸로 알겠습니다. > 일단 그 사람이 시한부라면 얼마나 더 사는 겁니까? 한 3개월? 그 정도라고 쳐 > 보죠. 그리고 그 기간 동안 그 사람이 별다른 고통 없이 멀쩡히 돌아다닐 수 >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요? 한 1-2개월 정도? 그러면 범죄를 저지른 후 최소한 > 1-2개월 정도가 남겠군요. 그 사람은 그 1-2개월 정도를 법정에서 범죄의 >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욕먹고 고통받다 죽기를 원할까요, 아니면 편안히 죽기를 > 원할까요? 현실적으로 얘기하자면 범죄자가 바로 잡히는 것도 아니죠. 범죄자가 1개월 후에 잡힌다고 합시다. 그러면 남은 시간은 0-1개월이 되는 거죠. 그런데 이 범죄에 대한 적절한 응보는 일반적으로 수 개월 혹은 수년 이상의 감금에 해당할테니 범죄자 입장에서는 훨씬 남는 장사죠. 그리고 스스로 트라우마에 시달린다니... 순진하시네요. 뭐, 살인 같은 거라면 그런 경우도 있겠죠. 하지만 범죄에는 사소한 것부터 심각한 것까지 여러가지가 있다니까요. 명품 핸드백 훔쳤다고 트라우마에 시달리지는 않을 겁니다. > 그리고, 그 사람이 하필 범죄의 욕구만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 설정이예요. 그 사람은 남은 시간을 어떻게든 행복하게 살아보려 할 것이고, > 행복해지는 방법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될 확률은 거의 없어요. 그런 것을 > 선택하는 사람이라면 시한부 선고를 받기 전에 이미 범죄를 저질렀을 겁니다. > 왜? 내세든 뭐든 당장 범죄의 욕구가 더 높을 것이거든요. (범죄에 대한 응보는 > 내세에 받으면 되죠. 기꺼이 감수할 수 있을 것임) 제가 언제 모든 시한부 인생이 범죄의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했던가요? 그리고 범죄라는 게 심각한 것만 있는 게 아니라니까 그러시네. 예를 들어 가족이나 친구한테 빌린 돈이 있었는데 그걸 갚을 돈으로 쇼핑이나 여행에 쓸 가능성은 꽤 높지 않겠습니까? 유물론자라면. > 그리고 효용을 얘기하시려면 현실적인 얘기를 들고 나오시는 게 좋을 것 > 같아요. > 작위적인 전제를 두고 얘기하는 건 시간낭비예요. cella님은 얼마든지 제가 > 부정할 수 없는 조건을 만드실 수 있을 겁니다. 현실에서는 점점 > 멀어져가겠지만. 일단 대답을 하시고 그 다음에 그 문제가 얼마나 현실적인지 얘기해보죠. zeo님이 정말로 그 문제가 현실과 동떨어진거라고 생각한다면 일단 "그 문제에 대해서 유물론자는 못한다"라든지 "그 문제에서 유물론자와 비유물론자에 대한 이익/손해 분석에 동의한다"라고 말하지 못할 이유가 없죠. 그 다음에 그 문제와 현실과의 괴리를 보이면 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