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ophyThou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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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Hyena (  횡 수)
날 짜 (Date): 2000년 11월  8일 수요일 오후 12시 39분 57초
제 목(Title): 노자를 웃긴 남자(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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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  호 : 68/68                 ▶ 등록자 : 구름                  │
│  ▶ 등록일 : 00/11/08                                                │
│  ▶ 제  목 : 노자를 웃긴 남자(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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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씨로 9장이다. 이 장은 엄청 쉽다. 아무라도 옥편 한권 들고 앉으면 술술 읽

어나갈 수 있는 장이다. 그렇다 하여 우리의 주인공 도올이 우리를 웃기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쉬우면 쉬운 대로 주인공은 반드시 웃

겨준다. 지금까지 살펴온 것에서 우리가 이미 확인한 바와 같이 도올은 한자 읽

는 법을 전혀 모린다. 고전의 번역과 해석은 고사하고 한자 공부의 기초가 안 되

어있다. 이렇게 쉽고 평이한 문장을 제대로 못 읽는 것을 보고 내가 뭘 느꼈겠노?

  뒷골이 다 땡기고 앞골에는 쥐가 내린다. 함 보자. 


  
  持而盈之,不如其已
  지이영지,불여기이

    而  之,不可長保
  취이절지,불가장보

  金玉滿堂,莫之能守
  금옥만당,막지능수

  富貴而驕,自遺其咎
  부귀이교,자유기구

  功遂身退,天之道
  공수신퇴,천지도
  

  이노무 새롬 편집기는 다 좋은데 쪼께만 안쓰는 글자다 싶으면 고마 한자가 없어

부리. '취'하고 '절'이란 글자가 또 안 찍히네. 하이간에 그건 내가 어쩔 수 없고

계속 가자. 한자 공부하자는기 아이고 개그쑈를 재미나게 구경하는 방법에 대한 이

야기니까. 

  첫 번째 구절 '지이영지,불여기이(持而盈之,不如其已)'를 도올이 머라 했능가부

터 보는기 순서겄지. '지니고 채우려 하는 것은 그것을 그만 두느니만 못하다'다.

  '지(持)'는 '가질 지, 지닐 지'다. '영(盈)'은 앞의 '이용지혹불영'이란 구절에

서 보았던 '찰 영'이다. 그랑께로 '지이영지(持而盈之)'는 '지니고 채우는 것'이라

고 번역한기 맞자나?하고 우길 모양인데 이걸 정말 우째야 돼? 이런 한심한 꼴통을

델꼬 공부랍시고 가르치야 되는 내가 참 기가 멕힌다. '지(持)'가 들어간 단어를

몇개 생각해봐바. 지속(持續), 유지(維持), 지구(持久) 등 우리가 흔히 쓰는 말들

이자나. '지(持)'는 포괄적으로 항상성을 의미하는 글자다. 자체의 뜻은 '가진다'

지닌다'는 뜻이고 그런 뜻으로 쓰이는 단어는 '이력서를 지참한다'할 때의 '지참(

持參)' 정도가 있어. 이 지자 뒤에 어떤 다른 글자가 오면 그 글자의 의미를 유지

시키는 말이 되는거다. 뒤에 '찰 영'이란 글자가 오면 '지'자는 이 '영'을 수식하

는 글자로 변한다. 즉 '채우는 것을 계속한다'가 된다. 바꾸어 말하면 '계속 들이

붓는다'는 말이다. 만약에 컵에다가 물을 계속 들이부으면 우찌 되겠노? 당근 넘쳐

부제? 그래서 '불여기이(不如其已)', '(적당한 때에)그만 두는 것만 못하다'라고

하는 것이야. 이어서 말하면 '채우기를 계속하는 것은 적당히 채우고 멈춤만 못하

다'가 된다. 이 말을 '지니고 채우는 것은 그것을 그만 두느니만 못하다'카고 읽어

부면 도대체 뭔 소리가 되부노 말다. 사람이 지닐 때는 지녀야 되고 채울 때는 채

워야지 '지니고 채우는 짓을 하지 마라'는 소리자나. 원 세상에...

  여기까지도 괜찮아. 다음 줄을 보면 히떡 넘어가부리.

 '취이절지(  而  之),불가장보(不可長保)'를 갖꼬 머라카능가 하면 이래놨다.

  
      『취(  )를 "갈다"라고 해석하면 절(  )은 분명 "날카롭게 한다"는 뜻이

        될 것이므로, 이것은 예(銳)의 誤寫로 간주해야 할 것이다. 칼이 무딘 

        것과 날카로움을  비교해 보면, 항상 날카로운 것이 무딘 방향으로 자

        연스럽게 진행한다. 무딘 것이 날카로운 것에 비해 虛가 더 많은 것이

        다. 날카로움은 무딘 것보다 오래 보존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인간의 

        성격도 너무 날카로운 사람은 虛가 없어 자신을 들볶게 마련이다. 

        에도의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藏, 1584∼1645)가 무딘 목검으로 

        당대의 최고 검객 사사키(佐左木小次郞)의 날카로운 진검을 쓰러트린 

        이야기도 결국 이 노자의 虛의 사상을 무술에 적용시킨 대표적인 사례

        중의 하나인  것이다.』<노자와 21세기> 하권 



  지랄 났다. 지랄이 난기 아이고 인물이 났다. 김씨 가문에 인물 났어.

  여게서 '갈다'가 왜 나오고 목검이 왜 나오고 미야모도무사시가 머땜시 등장을

한다야? 다른 노자의 주해서를 봐도 대부분 '취이절지'를 '칼을 갈아서 날을 세운

다'는 뜻으로 풀고 있긴 하다. 도올이 머리에 별시리 독창적인 뭐가 나오겠나마는

그래도 연구씩이나 했으면 기존의 해석들이 틀린 것쯤은 바로잡을 줄 알아야지. 

안 글나? 우찌 앞넘이 틀린 걸, 뒷넘이 고대로 이어받고 그 뒷넘이 또 그걸 고대로

갖고간다 말이고? 이래가 무신 학문의 발전이 있겠노? 이 망할 노무 손들아. 그래

저 문장이 안 읽어져서 멀쩡한 글자를 쌔리 바꾸고 자빠지나? 

  '취'자가 '헤아릴 취'고 '잴 취'지 무신 '갈다'라는 글자라 말이고? 글고. '절'

자를 우짠다고라? 이기 오자잉께로 '날카로울 예'자로 바까야 해석이 된다꼬?

  에라이, 밥 팔아 똥 사먹을 넘들. 나가 암만 점잖게 한교양을 떨고 싶어도 너거

가 당췌 허락을 안해준다. 이 선녀같은 구르미 입에서 자꾸 욕나오게 맹길지 마라.

  '절'은 '기둥 또는 막대기'다. 그람 이기 뭔 말이겠노? '취이절지'란 '기둥을

세고 있어도'라는 뜻이자나. 인자 알겄나? 이 돌대가리들아. 집이 넓으면 기둥이

많겠지. 집 크다고 암만 그 기둥을 세고 있어도 불가장보((不可長保)니라. 즉 '오

래 보존할 수 없느니라'하는 소리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구르미를 이해할 수 있으끼야. 얼매나 허패가 히떡

디비지면 선녀같은 구르미가 글을 이리 험악하게 쓰겠노? '기둥을 센다'라는 소리

를 원문의 글자를 바까가면서 '날카롭게 간다'카고 자빠징께로 암만 좋게 얘기를

하고 싶어도 이기 안되능기야. 구르미 뚜껑이 열리가 김이 풀풀 날라 한다. 일단

좀 식히고 증기압을 낮춘 담에 계속해야 되겄다. 이거 계속하다가 구르미 이팔에

돌아가시는 수가 생기겄다.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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