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parsec ( 먼 소 류 ) 날 짜 (Date): 2000년 10월 21일 토요일 오전 02시 02분 03초 제 목(Title): Re: [맨땅에 헤딩] 근친상간 한가지만 더.. 본능이 "종족보존"을 위한 자연스러운 행동이라면, 저는 '근친상간' 을 본능에 반하지 않는 행동이라고 보고, '근친상간 금지'를 본능에 반하는 '의식적인' 행위를 위한 규율이라고 봅니다. '금친상간 금지'는 '동물적인 종족보존 유지'가 아니라, '사회를 이루어 자연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인간 의식 활동의 하나'라고 표현하는게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 근친상간(혹은 근친혼?)과 자연환경과의 상호작용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사실 학자(생태학 쪽이 되겠죠?)들간에도 의견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인간 외에도 근친혼을 피하는 동물이 있고 그렇지 않은 동물이 있다고 합니다. 근친혼을 종족유지에 나쁘다고 보는 쪽은 열성의 나쁜 유전자가 근친혼을 통해 발현할 확률이 높아지므로 위험하다고 하고, 근친혼이 오히려 종족보존에 유리하다고 하는 쪽은 똑같은 메커니즘이 장기적으로 나쁜 유전자가 도태될 확률을 높여주므로 진화론적으로 바람직하다고도 합니다. 물론 송훈님 말씀대로 인간은 그런 자연적인 결과보다도 사회체제 유지라는 더 다급한 과제를 위해 근친혼을 금지시켜왔는지도 모르고, 사회의 협력관계를 유지하려고 그랬는지도 모르죠. ========================================================= >>부시맨족의 한 여자는 반드시 다른 부족과만 결혼하는 이유를, "그렇지 않으면 >>어디서 새로운 노동력을 얻을 수 있겠느냐?"고 하더군요. "종족보존에 >>유리하다" >>는 것은 주로 결과론적인 해석일테고, 실제로 근친상간을 금하는 이유는 >>집단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른 것 같습니다. 노동력의 유입도 종족보존에 >>기여하는 것 아니냐고 한다면야... 뭐 그렇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요. ... ----------------------------------------------------- >부시맨족 여자의 질문의 의도를 모르겠는데.. >근친상간 금제는, 인류가 가축을 기르면서 동족 번식이 종족의 성질, 가계에 >미치는 영향을 경험하기 훨씬 이전의 역사를 가지고 있을 뿐더러, 단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우생학적인 문제로, 근친상간을 하게되면 그렇게 가혹한 처벌을 >받거나 죽임을 당할정도의 민감한 사안이 될 필요가 있었을까요? >미개인들은 이상할 정도로 근친상간을 기피하거나 지나칠 정도로 민감한데, >노동력 유입 때문이라는 해석은 적절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제 기억에 부시맨이었는지 다른 유랑부족이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그 부족은 남자가 여자쪽 집안에 장가를 오는 형식의 결혼을 하기 때문에 여자가 다른 부족의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면 한 사람분의 노동력을 얻게 되는 셈이라고 하더군요. 그런 제도 하에서 만일 같은 부족(부족이래야 아주 작은 규모이기 때문에 거의 한 가족이나 다름없습니다)끼리 결혼을 하게 되면 노동력이 당장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것이었죠. 물론 그것은 그 말을 한 여자의 생각이고 반대로 그 부족 남자가 다른 부족으로 장가가는 경우는 고려하지 않은 짧은 생각이라고 여겨지지만, 이것은 어쨌든 사회학적인 이유라기보다 근친상간 혹은 근친혼 금제를 실시하는 부족 당사자들이 생각하는 이유일 뿐이 겠죠. 그래도 천륜이니 인륜이니 하며 구체적인 이유조차 생각해보지 않고 무작정 반대하는 것보단 좀 나아보이네요('근데 뭐가 나은 걸까??'). parse: /'pa:rs/ vt., vi. parsed, 'par·sing [ < L pars (orationis), part (of speech) ] to break (a sentence) down, giving the form and function of each part parsec: not yet pars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