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ophyThought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parsec ( 먼 소 류 )
날 짜 (Date): 2000년 9월 15일 금요일 오전 01시 48분 07초
제 목(Title): 노자 24장


24. 
企者不立,   발끝으로 서는 사람은 서(있)지 못하고,
跨者不行,   성큼성큼 걷는 사람은 (멀리)가지 못합니다.
自見者不明, 스스로 내보이는(뽐내는?) 사람은 빛나지 못하고,
自是者不彰, 스스로 옳다고 하는 사람은 돋보이지 않습니다.
自伐者無功, 스스로 나서서 싸우는 사람에게는 공이 없으며,
自矜者不長, 자기 사정을 봐주는 사람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其在道也,   바로 여기에 도가 있으니,
曰餘食贅行, 말하길, 남는 밥이요 쓸데없는 짓이라고 하여
物或惡之,   누구든 싫어하는 것입니다.
故有道者不處. 따라서 도를 지닌 사람은 그런 것을 기피합니다.

企 : stand on tiptoes
跨 : stride

내용상 22, 23장과도 통하는 장입니다. 좀 더 정확히는, 처음
두 줄은 23장과 비슷하고 다음 4줄은 22장 후반부와 비슷합니다.
말투로 봐선 당시 세간에 통용되던 속담이나 격언등을 인용하고
나서 도의 성질을 거기에 빗대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아마도) 무슨 일을 하든 잇쇼오켄메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걸고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친다고 하죠. 하지만 노자는 사쿠라처럼 일찍 지는 것을 피하려면
뭐든 슬금슬금 하라고 하네요. 뭐, 밝게 타는 불(별이었나?)은 오래
못간다는 말도 있듯이(이 말 누가 했더라?)...

자기 P.R.도 하지 말고 자신에게 엄격하라는군요.
노자 말대로 하다간 골동품되기 딱 알맞겠습니다. 아니면 골통이 되거나...
우짰든...
원칙적으로 1,2행의 말은 원칙적으로 틀린 말은 아닌데 사쿠라가 되느냐
슬금슬금 오래 사는 길을 택하느냐는 사실 선택의 문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그 뒤의 네 줄은 힘없고 빽없는 사람에겐 그대로 해당되는지
모르지만 어떤 보통사람들에게는 안통하던데...

노자의 사상이 서양식으로 엄격한 논리 위에 구축된 것이 아니라
물한모금 먹고 하늘 한 번 보고 유유자적하는 식으로 써낸 말이라선지
어째 이렇게 보면 맞는 것도 같고 저렇게 보면 영 아닌 듯도 하고...
그렇군요.
논리라는 것을 불신하는 사상이라서일까...? 

말이 멋있는 것과 옳은 것도 별개지만 옳은 것과 적용 가능한 것과도
별개의 문제입니다. 기자불립, 과자불행, 기자들은 서지(?)않고 과자들은
불행하다. 말도 멋있고 김용옥씨 강의도 멋있었습니다. 대체로 옳은 말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잠깐이라도 발돋움을 해서 높이 서는 사람만이
다시 설 기회를 얻는 사회라면? 선택의 여지 없이 발돋움을 해야만
한다면? 제가 생각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문제입니다. 

* 생각하는 기계를 발명하는 게 빠르려나? *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