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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chopin (**쇼팽**)
날 짜 (Date): 1999년 3월 21일 일요일 오후 04시 29분 42초
제 목(Title): [계층구조론]단순무식과격한 뇌-Place Codi

 
단순무식과격한 뇌-Place Coding

이제 뇌안에서 인간이 개발해낸 컴퓨터로 도저해 감당해내지 못하는 방대한량의 
정보들을 어떻게 순간적으로 처리하고 곧바로 사람의 행동을 만들어 내는지 에
대한 궁금증을 약간이나마 풀어 보겠습니다.

사람의 뇌에 입력으로 들어오는 데이타의 90%이상은 눈의 망막을 통해 들어오는
시각정보입니다.  특히 뇌연구의 주 대상이 되고 있는 마카크 원숭이의 경우
시각영역을 처리하는 뇌 부위가 전체 대뇌피질의 절반을 차지하는 정도입니다.

만일 Vision분야나 시각정보처리 분야에 있는 사람이라면 시각정보처리가 지금과
같은 형태의 컴퓨터로 처리하는데 얼마나 엄청난 계산량과 시간, 그리고 기억장소를
요구하는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또한 pixiel의 점에 불과한 정보들을 묶어서
개념레벨의 물체들을 인식하는 문제들이 결코 만만한 문제가 아님을 뼈져리게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시각정보처리를 위해서 현재 컴퓨터를 이용한 분야에서 이뤄지는 방법들은 
단순한 외각선 추출이나 물체의 영역인식등 정해진 몇가지 일조차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또한 오랜 계산시간을 요구하면서도 결과는 형편없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사람과 같이 망막에 맺힌 상을 순간적으로 처리하여 
갖가지 다양한 물체들을 인식하는 인간의 뇌는 엄청난 량의 데이타들을 실로 순식간에
처리해 내는  신비스럽고 불가사의한 존재로 인식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인공지능등의 많은 Vision분야의 방법론과 사람의 뇌가 처리하는 방법은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습니다. 인간이 개발한 시각처리 방법들은 대부분 순차적인 알고리즘
방법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병렬처리를 기반으로하는 여러가지 
방법론 (Markov random field등 ..)들이 등장하기는 했으나 아직도 전체적인 
골격은 순차적 알고리즘에 의한 처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여러가지 물체들을
인식하기 위한 더 깊은 문제들은 더더욱 그러한 경향이 강합니다. 예를 들면
눈앞에 사과를 인식하기 위해 외곽선 처리를 하고 외곽선에서 분리된 부분을 
보정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사과주위에 있는 다른 물체들과 분리해 내기
위해 여러 물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 동그라미 , 직선, 막대, 위치, 크기.. 등등을
적용시켜 그 물체가 사과인지 아닌지를 판별합니다.이러한 방식은
다양한 물체를 인식하기 위해 좀더 복잡한 알고리즘을 도입할 수록 더 많은 계산
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에 실제 뇌의 방식과는 엄청난 괴리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뇌는 뉴런이라는 처리단위를 이용하여 병렬처리를 기반으로한 
완전히 다른 방식의 처리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복잡한 계산이 필요한 
알고리즘적용이 필요한 부분은 뇌에는 만들어져 있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단순무식하게 가능한 모든 결과들을 모조리 만들어 놓고 맞는 것을 찾아서 사용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흔히 생각하는 신비스런 뇌와는 아주 거리가
멉니다. 그야말로 어떤 멍청한 놈이 만들었는지 단순무식하기 짝이없는  기계회로
나 마찬가지 입니다. 

그 예로 우리 눈에 들어오는 나무, 사람, 자동차 갖가지 모양을 이루고 있는 
작은 직선들 조각을 따로 따로 인식하는 시각피질의 첫번째 층인 V1층에서 
물체인식과정에서 어떤일이 일어나는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망막에서 출발한 시신경은 뇌 중앙의 시상(정확히는 외측슬상체, LGN)을 거쳐 
머리 뒤통수쪽의 대뇌 피질의 시각영역으로 방사됩니다. 마치 사진의 필름에 
나무의 모양이 그대로 투영되듯이, 이 시각피질에는 망막에 맺힌 상이 사진의
필름과 같이 실제 눈에 보이는 물체와 똑같은 geometric한 매핑을 갖습니다.
즉, 우리 뇌의 뒷통수에는 사진 필름과 같이 눈에 들어온 물체와 똑같은 그림이
그대로 비춰집니다. 물론 여기에는 어느정도의 왜곡이 가해집니다. 눈의 중앙에
위치한 상은 더 확대되고, 중앙의 주변에 있는 상은 축소되어 시각피질에 전달
됩니다. 이 시각 피질에 직접 전기자극을 가하여 맹인들에게 글자나 그림을
볼 수 있게 하려는 시도가 이미 1970년도에 있었습니다.

자 이제 외측슬상체로 부터 처음 입력을 받은 이 시각피질의 첫번째 계층인 V1층이
어떤일을 하는지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V1층에서는 "막대기"모양의 직선을
인식하는 뉴런들이 가지런히 나열 되어 있음이 발견되었습니다. 또한 그 뉴런들은
그 막대기가 정해진 각도로 기울어 져있을 때만 발화를 합니다. 그리고 그 뉴런들이
세로로 뻗은 길다란 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해서 Column구조라고 부릅니다.  
각 Column의 인접한 Column은 비슷한 다른 각도의 직선을 인식합니다.
이 Column들을 주욱 나열해 보면 0도, 5도, 10도, .... 180도 이러한 식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눈의 망막에 사과와 같은 물체가 들어오면 사과의 둥그런 모양은 시각피질에
그대로 비춰지게 되고, 그 둥그런 외각선위치에 있던 뉴런들이 발화를 시작합니다. 
물론 사과는 둥그런 모양이므로  각 외각선 마다 각기 다른 각도의 막대기에 
반응하는 뉴런들만이 발화합니다. 물론 시야의 모든 위치마다 각기 다른 각도의
막대기를 인식하는 뉴런들이 따로 존재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 밀도는 중앙에
물론 밀집되어 있고 시야의 가장자리로 갈 수록 낮습니다. 눈의 가장자리로 갈 수록
물체를 정확히 인식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은 이러한 뇌구조때문입니다.

이 시점에서 당신이 뇌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던 Vision분야의 전문가라면 한가지 
경악하고 있을 것입니다. 모든 시야의 각 위치마다 모든 각도의 막대기를 따로 
인식하는 뉴런들이 존재하려면 뉴런의 갯수가 어마어마하게 많아야 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컴퓨터분야 에서는 외각선을 인식하기 위해 그 시야의 점하나하나마다 
따로 뉴런과 같은 처리단위를 할당하는 황당하게 무식한 방법을 쓰지는 않습니다.
단지 두세번의 처리과정을 거쳐 filter링하는 방식으로 외곽선이나 영역등을
구분해내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간단한 막대기를 인식하기 위해서 뇌에서는 간단한 패러매터에 불과한
각도에 대한 정보마저도 각기 다른 뉴런에 할당하여 처리하게 합니다. 
막대인식에 따른 막대의 각도에 대한 정보역시 각기 뉴런들이 처리하는 이러한 
방식을 "Place coding"이라 부릅니다. 즉, 정보처리를 위해 발생하는 중간중간의
모든 패러매터나 중간 결과들을 고정된 뉴런에 할당해서 처리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모든 계산값들은 정해진 위치에 미리 계산된 값을 대표하는 뉴런이
자리잡고 그 뉴런이 발화하면 그 값이 계산되었다고 간주하는 것입니다. 

컴퓨터와 같은 범용계산구조에서는 시각처리의 막대기 인식을 위한 각도라는 정보를
처리한다면 일반적으로 디지탈 회로에 1과 0으로 표시하여 데이타버스와 같은
회로를 정해진 순간에 전달하고 메모리의 임의의 위치에 저장했다가 필요한 순간에
꺼내 쓰는 방법을 씁니다. 물론 이 정보들은 프로그램에 따라 언제 어디에 저장되고
사용될 것인가는 각기 다르기 때문에 역으로 컴퓨터 회로에 탐침을 꽃아 이 정보를
역추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뇌에서는 이러한 정보흐름의 구조를 역추적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러한
여러가지 패러매터와 같은 중간 결과들이 정해진 뉴런을 통해서만 처리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시야의 5도 위쪽에 위치한 막대기의 각도에 대한 정보는
시각피질의 그 시야5도에 해당하는 부위를 찾아가서 V1층의 1도부터 180도까지 
모든 뉴런중 어떤 뉴런이 발화하는가를 추적하면 그 막대기가 몇도로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인식했는가를 역추적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V1층의 각도를 인식하는
컬럼하나를 잡아 -예를 들면 90도- 임의로 전기자극을 가하면 눈앞에 수평으로
놓인 막대기가 보여도 90도로 세워진 막대기로 인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이 왜 단순무식과격한 방법인가는 장황하게 설명안해도 이해하실 겁니다.
뇌는 여러가지 가능한 계산 결과들과 계산 경로들을 모조리 펼쳐서 가능한 경로마다
미리미리 뉴런을 만들어 할당 해놓고 입력이 들어오면 어떤 값이 맞나 선택해서
곧바로 값을 출력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엄청나게 빠른 속도의 
시각정보 처리가 가능한 것입니다. 

이러한 Place coding방식에서의 문제는 우리가 막대기를 인식할 때 그 각도 뿐
아니라 색깔, 크기, 명암, 표면의 질감등 온갖 속성을 동시에 인식하기 때문에 
엄청난 뉴런수를 필요로 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눈의 시야의 특정한 위치의
색깔에 그것도 삼원색중 하나에만 반응하는 뉴런들이 존재합니다.
우리가 빛을 빨강, 파랑, 초록 삼원색으로 표현하는 이유도 색에 반응하는 
뉴런이 기본적으로 이 세가지 색에만 반응하는 세가지 뉴런만 있을 뿐이고 
나머지는 그 세가지 뉴런의 조합에 의해서 표현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엄청난 량의 뉴런이 필요한 문제를 피해가기 위해서 뇌가 선택한 방식은 
"집중화"입니다. 즉, 시야의 중앙에 집중적으로 밀집된 뉴런들을 배열하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해당되는 뉴런의 수가 적습니다. 색깔을 인식하는 부분은
우리의 시야의 중앙에서 제일 또렷하고 시야의 가장자리는 흑백만을 인식합니다.
간단한 실험으로 빨간색포장의 볼펜을 들고 시야의 맨 가장자리로 옮겨 놓으면
그 시야의 위치에서는 흑백만이 분간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각정보처리를 위한 뇌의 구조는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경악시켰습니다. 많은 뇌연구의 결과들이 쏟아지면서 시각정보처리 뿐이니라 
청각, 촉각, 후각, 운동등 모든 감각기관들에 대한 처리가 이러한 Place coding
에 기초한다는 사실이 밝혀 졌습니다. 물론 나아가 언어나 개념처리, 추론과 
사고역시 그 바탕에는 상당부분 이러한 방식이 존재할 것이라는 추측은 
결코 근거 없는 것이 아닙니다. 

뇌는 휼륭한 설계자에 의해서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 진화라는 단순무식한
땜질장이가 만들어 낸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야 되겠습니다.
뇌에 대한 비밀을 풀어내는 일은 IQ가 대단히 낮은(진화의 IQ를 매긴다면 5정도?^^)
멍청한 미지의 사람이 이렇게 저렇게 대충대충 만들어 놓은 결과물을 우리가 
분석하고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점을 생각하면 뇌에 대해 결코 신비스러워
할 일도 아니고 영원히 미지의 세계에 놓였다거나 먼먼 훗날 미래의 진보된
과학기술만이 풀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이 단순히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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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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