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claudia (가 아님...) 날 짜 (Date): 1998년 8월 26일 수요일 오후 02시 58분 03초 제 목(Title): Re: 잡담... 존재와 시간이라... 고등학교 때 웬 PC냐고요? 제가 85학번이거든요. 통신하는 사람치고는 학번이 좀 높지만, 키즈에서는 그렇게 높은 학번이 아닌데... ^^ SPC-1000... 정말 오랫만에 들어보는 이름이네요. 제가 당시 가지고 있던 PC는 금성 최초 PC였는데, 성능이 SPC-1000보다 상당히 떨어져 부러워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 지금도 굉장히 알뜰하게 프로그래밍을 하던지 하드웨어 디자인을 하려고 하는 습관이 있는데, 아마도 그 때 1~2KB되는 램 가지고 별 짓을 다하려고 하던 시절부터 든 습관인 것 같습니다. "유비"에 대해서는 analogy라는 영어 단어를 보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역시 약간 복잡한 내용이 있군요. 제가 일의적 존재 개념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한 것은 일단 제가 생각하던 것을 명확히 설명해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편할 것 같아서 적은 것이고 별다른 뜻은 없었습 니다. ^^ 그리고... > 혹시 예전에 기독교 보드에서 wolverin님이 쓴 글 > "내가 만일 기독교인이면 성경은 귀신이 조작한걸로 믿겠다"란 > 요지의 글을 기억하십니까. 기독교인들은 좀 불쾌하기도 했을 > 것 같은데..wolverin님이 장난 비슷하게 글을 쓰긴 했어도 > 전 저 진술 보고 상당히 놀랐었습니다..( wolverin님에게 > 신학적 재능이 있다니 - ^^) 기독보드는 원래 잘 안들리기 때문에(요새 좀 자주 들르지만) 언제 글인지 알려주시면 읽어볼께요. ^^ > 아참..한가지 또 궁금한게 있는데..유물론자/관념론자 얘기를 > 쓰신김에 묻겠습니다만...유물론자/관념론자 구분을 limelite님은 > 주로 어떻게 하시는지요..설마 단순히 "객관 실세계의 존재 > 를 인정하느냐"의 여부는 아니겠지요..님이 쓰신 글의 의도로서는 > 오히려 "형이상학을 인정하느냐"의 여부로 보이기도 하는것같은데.. 네. 상당히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단지 객관세계를 인정한다고 유물론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기독보드의 창조/진화 논쟁에서도 창조론자들 역시 객관세계를 인정한다는 것을 볼 수 있었지요. 다양한 세계관이 존재 가능하듯이, 그 다양한 세계관에는 객관세계를 어떻게 인정하느냐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모두 유물론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유물론자라면 가장 기본적으로 객관세계가 우리의 경험의 근원이고, 나의 존재와 나의 의식의 존재에 우선해서 객관세계가 존재하며, 나와 나의 의식은 객관 세계 여러 존재들 중 하나임을 명확히 인정해야 하는데, 이것이 객관세계 인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입니다. 더불어, 객관세계를 인정할 때 경험을 기준으로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영역과 경험할 수 없는 영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유물론 자들이라면 또한 경험할 수 없는 영역이 경험할 수 있는 영역의 연장선-물리법칙 등에서-에 있다, 즉 경험할 수 없는 세계와 경험할 수 있는 세계는 동질의 것이다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결국, "우리가 눈으로 보는 세계"(경험 영역)에서 얻은 보편한 법칙들이 "적절한 인과관계에 의해" 우주 끝까지 시간의 저편까지 유지된다고, 즉 과학이 가능하며 과학을 통해 우주 전체를 이해할 수 있다고 믿어야 유물론자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유물론자를 정하면, 꽤 많은 사람들이 유물론자의 범주에 들게 됩니다. 꼭 Marxist가 아니더라도요. 이런 정의에 의하면, 창조론자들은 객관세계는 인정하지만, 우리가 경험할 수는 없으면서도 충분히 과학적 유추의 대상이 되는 과거 시간의 영역에서 현재 우리가 볼 수 없는 신의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유물론자가 아닙니다. 창조론자들이 유물론자인가 아닌가는, 그들의 주장이 그들이 인정하는 객관 세계에서 과학적으로 입증될 수 없다는 것하고 다른 문제이고요. 또, 자세히 보면 창조론자들도 객관세계에서 유추할 수 없는 자신의 머리 속의 어떤 의식이 세계의 본질이다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관념론과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또 이런 정의에 의하면, 상식과는 다르게 유신론자도 유물론자가 될 수 있습니다. 단, 유물론자인 유신론자는 우리 세계에서 신의 개입 가능성을 최소화하여 생각하고, 과학의 영역과 신에 대한 믿음의 영역이 서로 다른 영역임을 인정하여, 예를 들어 과학의 발전에 의해 신의 개입의 여지가 줄어드는 것에 어떤 초조함을 보이지도 않겠지요. 사실, 신을 믿으며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또 대표적 유물론자인 Marxist인 경우도 많은데, 유물론자에 대한 폭 넓은 정의는 이런 현상도 수용 가능합니다. 참고로, 유물론자에 대한 폭 넓은 정의에는 유물론하면 Marxist를 떠올리는 선입관이 깨졌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도 포함되어 있습 니다. 이런 정의에 대해 Marxist와 유물론자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만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 외에도 몇가지 비판적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데, 먼저 객관세계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아는 자연법칙과 세계에 대한 이해가 진정하고 궁극의 자연법칙과 이해를 ""부분적으로만 함의할 뿐" 일치하지 않는다", 즉 "이게 "유비적 지식""이라는 문제가 일단 있고요. 다른 하나는, 객관세계를 인정하더라도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유비적 지식 뿐이라는 점과 유물론도 가능한 다양한 세계관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문제 제기를 하면, 유물론도 종교나 다른 형이상학적 세계관처럼 세계에 대한 믿음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유물론도 넓게 보면 형이상학의 한 부류 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렇다면, 객관세계의 존재 인정을 우리가 강요할 수 없는 것처럼, (유감스럽게도)유물론도 세계관 선택의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됩니다. 이런 문제들은 결국 객관 세계의 불가지적 특성에 근거한 문제 제기입니다. 하지만, 현명한 유물론자라면 객관 세계의 불가지적 특성에 "기가 죽지 않고"(기가 죽는다라는 다소 감정과 관계된 표현을 사용한 것은 기가 죽는 것과 죽지 않는 것이 선택의 문제 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알 수 없고 결정할 수 없는 것과 알 수 있고 결정할 수 있는 것을 명확히 구분해서,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행동해야 할 지 합리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으리 라고 봅니다. 분명 관찰할 수 있는 우리의 객관 세계는 불가지적 특성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합리적 결론"이 가능함도 보장하고 있으니까요. 보통 형이상학이라고 말하면 과학과 유물론적 태도를 제외한 여러 관념론적 세계관만 지칭하는 협의의 개념인 듯 합니다만, 형이상학 대 유물론의 구도로 보는 것은 정확히는 유물론 대 관념론의 구도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Marxist 계열 유물론자들이 굉장히 싫어하는 관념론들은 의식과 객관 세계의 우선 관계에 대해서 의식이 우선이라고 여기거나, 혹은 그 우선관계에 대해 상당히 모호한 태도를 취하지요. 그렇게 보면, 하이데거도 상당히 주의를 기울였다는 점에서는 높이 살만 하지만, 역시나 관념론과 객관세계의 인정 사이에서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 ..그리고 맑스 세계관을 얘기하시는 걸로 봐서 관련 공부를 많이 > 하신것 같네요? 사실 여기저기서 줏어듣고 남이 써놓은 해설서만 > 보다가 지난주부터 "자본론" 완역판 전권을 구입해서 읽고 있는데요. > 혹 보다가 모르는게 있어 질문하면 한수 지도를..^^ 하... 제가 관련 책을 많이 보고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하면 Monde님이 제일 먼저 웃으실 걸요? 하여튼 질문을 하면 도움을 받으실 수는 있을 것 같네요. 제가 답을 해드리지는 못하겠지만... ^^ 또 그리고... > 이런 얘기 재미있으세요? 별로 관심없는 내용일것 같은데.. > 오히려 전 흥미가 많이 없어진 내용인데..쩝.. 꼭 재미있다고 하기는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보면 흥미로운 점들이 꼭 나오네요. ^^ 예를 들면... > 만일 성경에서 진술하는 여러 내용이 기독교인이 믿는 > 신에 관해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 아닌 단지 "유비적"인 내용일 > 뿐이면 몇가지 이해할 수 없는 모순을 "피할 수 있는 길"을 > 만들어놓는 결과가 되지요. 그렇지만 이건 곧 > 인간이 하나님에 대해 그럼 제대로 아는 것이 없는 것 또는 > 정확하게 알수 없는 것 아니냐 라는 골치아픈 논쟁으로 또 > 들어가버려서 문제긴 한데요.. 여기서 하나님 대신에 객관세계를 대입하고 기타 성경이나 기독인들을 과학, 과학자나 유물론자 등으로 대입하면, 앞에서 객관 세계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유비적 지식일 뿐이다라는 문제 제기를 언급했는데, 이런 문제 제기에서 유물론자들이 겪는 곤란함을 재현할 수 있군요. > 이외 몇가지 또 이유도 있습니다만..이건 나중에 개인적인 글로 한번 또 > 나눠보지요.. 시간 있으시면 이번 토요일날 뵈요. ^^ - limelit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