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Monde (김 형 도) 날 짜 (Date): 1998년03월06일(금) 23시56분39초 ROK 제 목(Title): Re: 보드 성격에 안맞는 질문. 기체나 액체 분자가 정지해 있으면 당연히 확산은 안 일어나겠죠? 그리고 온도가 영이 아니면 이 분자들은 맥스웰 분포라는 걸 따르면서 어떤 속도를 가지게 됩니다. 우리가 보통 보는 분자들의 속도는 상온에서 충분히 빨라서 우리가 관심있는 공간 안을 맘대로(? 물론 분자들 사이의 상호작용도 있읍니다) 돌아다닐 수 있고 그러면 공간 안의 어느 부분에 들어 가게 될 것인가는 전체 공간에 대한 그 부분공간의 부피 비율로 그 확률이 주어지겠죠? 이걸 인정하신다면 고농도에서 저농도로의 이동은 간단하죠. 공간을 부피가 같은 둘로 나눠 하나를 "가", 다른 하나를 "나"라는 부분공간이라고 하죠. 그러면 어느 분자 하나가 "가"에 있을 확률도 1/2, "나"에 있을 확률도 1/2 이라서 분자 한두개가 있을 때에는 고농도에서 저농도로 가는 거나 저농도에서 고농도로 가는 게 모두 가능하죠? 즉, 분자 하나는 "가"에, 또 하나는 "나"에 있다가 둘 다 "가"에 모이게 되어도 신기한 현상이 아니라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이 분자의 숫자가 아보가드로 숫자만큼 커지면 사정이 달라지죠. 고등학교때 이항분포라는 걸 배우셨을 테니 동전 던지기를 아실 겁니다. 동전을 몇번 밖에 던지지 않으면 앞면이 나오는 숫자가 던진 횟수의 절반이 된다는 보장이 별로 없는데, 던지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앞면이 나오는 확률이 1/2에 가까와진다는 얘기 말이죠. 쉽게 얘기하면 동전을 열번 던졌는데 모두 앞면이 나왔다면, 뭐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 확률이 (1/2)^10 으로 약 1/1000 정도이죠. 다시 말해 천명 정도의 사람이 동전을 열번 던지기 하면 한 사람 정도는 모두 앞면이 나오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죠. 그러나, 던지는 횟수를 1000 번 정도로 하면, 모두 앞면이 나올 확률은 거의 0 에 가깝게 되고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모두가 놀래 자빠지겠죠. 다시 확산 얘기로 돌아가면 기체나 액체에 농도차가 있다는 것은 그 상태가 평상시에 일어나기 힘든 상태에 있다는 얘기고 자발적인 운동에 의해서 (개개의 분자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죠) 농도가 균일해지는 상태로 가겠지요. 동전 던지기 얘기로 돌아가면, 아까 열번 던져서 모두 앞면이 나오는 결과를 얻은 사람이 다음 번에도 같은 결과를 얻는다고 생각하기는 어렵죠. 즉, 농도차를 계속 유지할 확률은 1/1000 이지만 농도가 균일해지는 쪽으로 진행될 확률은 999/1000 이죠. 동전던지기와 확산 문제의 차이점이라고 하면 하나는 개개의 운동이 연속적이냐 불연속적이냐에 있을 뿐이고, 느끼셨을지 모르겠지만, 확산과 같은 문제가 동전던지기 같은 확률 문제와 정확히 대응이 되느냐는 아직도 논란거리인 것으로 압니다. (<-- 실험하는 사람이 뭐 아나? 틀렸으면 틀렸다고 하시구래.) 그리고, 기체와 액체를 구성하고 있는 분자의 갯수가 얼마 되지 않으면, 동전던지기에서도 보듯이 고농도에서 저농도로 가는 게 절대적인 법칙이 되는 게 아니라 확률적인 법칙이 될 수 밖에 없고 (실제에서는 아보가드로 숫자만큼이니까 이게 안맞는 경우를 볼 수가 없죠) 그 갯수가 무지 적으면 기체와 액체라는 것 자체도 무의미해집니다. (아무도 분자 한 개를 보고 기체, 액체, 고체라고 할 수 없죠.) 수학적으로 엄밀한 의미에서는 열역학 제2법칙은 구성 입자의 갯수가 무한대로 갈 때에만(이를 "열역학적 극한"이라고 하죠) 성립하는 것으로 물리학적으로는 아보가드로 숫자가 무한대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엔트로피에 대해서 더 아시고 싶으시면 전파과학사의 Blue Backs Series 중에서 "맥스웰의 도깨비"라는 책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고등학생 수준이거나, 도박에 대해 약간의 감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일단 재미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