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parsec (먼소류) 날 짜 (Date): 1997년10월16일(목) 11시13분16초 ROK 제 목(Title): 왜 우주-신론인가? 저는 우주가 무슨 신성함 같은 걸 가지고 있다거나 숭배의 대상이 되 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우주=신이라는 시덥쟎은 얘기를 꺼내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은 바퀴를 발명하기 전부터 종교를 발명해 왔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새로운 종교가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서로 설득력 경쟁을 벌이며 인간 사회 의 정신적 자원을 소비하며 자유로운 인간 정신 활동에 브레이크를 걸 것 입니다. 그것은 인간의 정신구조상 통제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한 불안 때문에 그 불 안의 대상이 무엇인지를 구상화하고 그것의 통제 방법을 만들어내고자하는 없어지지 않는 욕망때문입니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 이것은 각종 점술과 예언술 따위를 만들어 내게 되었고, 주요 종교에서는 그 불안을 지옥이라는 개념에 투사시킴으로서 불안의 방향을 전환시키고 신에의한 구 원을 제시함으로써 그 불안을 일소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또는 불교처럼 아예 그 불안이라는 것의 실체를 부정하고 고통이나 번민을 객관화함으로써 불안을 제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인간 사회가 치열한 생존경쟁이나 재해로부터 자유로와지기 전에는 이런 불 안의 근본적인 제거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누구라도, 아무리 뛰어난 사람, 즉 생존경쟁에서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여러가지 보험에 들어있는 사람이라 해도 이런 종류의 불안, 즉 통제불능의 우연에 대한 불안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 불안에 대한 대처 방법은,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그냥 이렇게 살다 죽을래"하는 태도로 체념을 하거나, 보험에 가입하거나, 필사적으로 종교에 매 달리는 것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종교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는 한 기존 종 교나 새로운 종교는 계속해서 사람들을 포섭해 갈 것입니다. 무신론은 이러한 인간의 본능적인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지적으로 허용할 수 없는 개념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태도로서, 우주에 어떤 막강한 존 재가 있어서 인간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돌봐주고 있다는 개념이 실제로 관 측한 우주의 모습을 설명하는 데 불필요하고, 또한 인간의 삶에 그런 존재가 개입하고 있다는 어떤 보편적인 증거도 없다는 것을 근거로 하여 그런 초자 연적인 존재의 설정을 부정하는, 또는 부인하는 주장입니다. 즉, 세계를 우리 가 확인할 수 있는 존재에 의해서만 설명하고 해석하려는 실증적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실증적 태도의 장점은, 관측할 수 없는 존재에 기대어 삶을 해석하려는 태도가 직접적으로 인간의 복지에 기여할 수 없는 활동에 많은 정신적, 물질 적 자원을 낭비하는 데 반해 실제적으로 가치가 있는 활동에 그런 노력들을 투자해야 될 필요성에 근거를 마련해 준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일신론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여러 잡다한 종교들의 신을 상당히 많이 제거해 버린 것이지만 기독교 자체의 신도 역시 제거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한 선우주적인 가상의 신 대신에 신과 비견될 정도로 광대하고, 무한하게 여겨질 정도로 많은 가능성들을 내포하고 있는 우주를 그 자리에 세움으로써 유일신교의 신을 최종적으로 제거하고 과학적인 대상과 구별되지 않는 관 측가능한 대상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비실제적인데 쏟아 부어지는 인간의 정신적 자원을 절약하여 더 실제적이고 생산적인 활동에 투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우주-신론의 목표는 터미네이터 투의 아놀드처럼 유일신의 자리를 빼앗아 모든 신을 최종적으로 제거하고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소멸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우주-신론이 스스로 정권을 잡고 있는 동안 인간에게 불안감의 사슬을 끊고 스스로 정신의 자유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주-신은 스스로 우주의 모든 존재를 포함하는 존재로서, 인간에게 신의 일부 로서의 자긍심과 동시에 신의 육체를 이루는 지극히 작은 부분으로서의 겸허함 도 가르쳐 줄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이 이기적인 유전자의 생존기계로서가 아니라 전 우주를 하나의 존재로 인식함으로써 개개의 존재 사이의 갈등을 완화시키고 스스로 더 높은 정신적 존재로 발전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아마도 현재 선불교 같은 것이 이런 이념과 가장 비슷하지 않나 싶군요. (참고로 저는 불교신자가 아닙니다) 사실 신이라 부르기도 이상한 것에 신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것은 우스꽝스러울 수도 있습니다만 현대의 우주론에 많은 보통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합리적인 세계인식에 많은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과학적인 세계 관이란 오랜 훈련을 쌓아야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시골 할머니에게 과학적인 세계관을 요구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과학적 가치체계에 종교의 옷을 씌운다는 것은 제 아이디어는 아닙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에 원자력 종교라는 것이 나오지요. 그 원자력 종� 교를 이용하여 터미너스 행성은 주변의 강대국들을 제압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과학적인 가치체계에 계층적인 접근 레벨을 만들어 그 이론을 주도하는 가장 전 문적인 영역부터 초등학교 일학년생도 알아먹을만큼 단순화된 접근 영역까지를 설정하고 이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알아듣고 좋아할 만한 비유나 우화, 가치관에 영향을 줄만한 이야기들을 만들어 보급시킨다면-어린왕자 류의 이야기 처럼-충분히 이 새로운 신도 신자를 확보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즉, 문제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옷을 씌우는 것입니다. 이런 목적에서는 아니겠지만 그런 류의 이야기들은 많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과학과 논리를 쉬운 말로 또는 만화를 이용하여 설명하려는 노력들은 최근 에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그것을 종교를 대신할 만한 어떤 신념체계로까지 발전시키려면 어떤 조직적인 노력이 추가로 필요할 것입니다. 종교와 달리 과학적 이론들은 항상 변화와 혁명에 대해 열려 있기 때문에 과학 의 그러한 성격을 왜곡시키지 않으면서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또 앞으로 그 내용이 변할 수도 있는 내용들을 신격화하는 것도 하나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이 어떻든, 그리고 귀찮게 우주-신 따위를 등장시키지 않더 라도 종교적인 신을 몰아내고 우주에 대한 합리적인 사고방식이 인간에게 보편적인 최고의 가치의 근원이 돼야 한다는 신념이 확산되게 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이 기울 여져야 할 것입니다. 먼/소/류 ) _ (_/ ) (/\ /\/\ \/ )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