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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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ch ] in KIDS
글 쓴 이(By): mywon (가시버시)
날 짜 (Date): 1993년09월19일(일) 02시58분54초 KST
제 목(Title): 봉균이 형의 꿈


  우리과에는 이제 '87이 따~ㄱ 한 사람 남아있다.

  바로 김봉균 선배.

  그나마 하나 있던 동기도 이번에 코스모스 졸업을 해버리고, 남들은 대학원

박사다 취직이다 하고 있지만 아직도 학부 4학년생이다.

  지금이야 과 톱을 달리고 있지만, 별(star, general, 또는 사회에서는 큰집

경험을 뜻하지만 여기서는 권총을 의미한다)도 달만큼 달아보고, 처음 학교에

오셔서 그 가슴 속에 품은 정렬을 누르지 못하시고 인생의 온갖 경험을 두루

섭렵하시다가 결국 소총 일빵빵을 갔다 오셔야만 했다.

  이제는 몇달 안 남은 시한부 학부생으로 그 남은 삶을 성실히 살고 계시지

만 아직도 체육관에서, 노상 허리 아프다면서도, 밑에 까마득한 후배들과(

'87이 태어날때 '93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참. 조금만 노력하면 얘네들

같은 아들을 하나 두었을 거라 생각되어지는데) 같이 뛰고 계신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쉽게 눈을 감지(?) 못하시는 것일까.

  '88년 1회 대회, 결승전에서 화학과에게 지고 난 후, 국방의 의무에 임하

셔야만 했고, 작년 그 기백으로도 전산과와의 결승전, 2번의 연장전 끝에

2초를 남기고 1점차 패배를 해야만 했던 것이다.

  이제 농구대회에서 우리과가 한번 우승해 보는 것이 어찌 이 형 혼자만의

바램이겠냐만은 이 모든 것을 처음부터 선수로 격으면서  이제 그 마지막

결승 경기를 갖게된 형의 마음도 남다를 것이다.

  내가 이 학교에 와서 만난 사람들 중에 가장 나이 먹은 구실을 해 준 사

람들 중 하나로, 무엇보다 내가 이곳에서 얻은 사람들에 대한 씁쓸한 이미

지에 다시금 좋은 기억으로 남겨준, 형의 얼마 안 남은 학부 시절에 - 물론

나도 거의 말년이 되가지만 - 마지막 좋은 기억을 남겨 드리고 싶은 마음이

다.

  내일 저녁이 되면 우리과 사람들도 많이 와서 응원할 것이다. 그리고 그

만큼 좋은 플래이와 실력을 자랑하는 팀과의 대결이니까 전과 같이 승부

결과에 크게 마음 상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나는 여태까지 농구를 해 본 적이 없지만, 이제는 형의 공으로 골 넣기

연습을 시작했다. 나는 그다지 운동을 즐기거나 잘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대단히 재미있다. 앞으로도 잘 할 것 같지는 않지만 더이상 꺼리지

않게 되겠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리. 화.이.팅!!!




                               봉균이 형을 좋아하는 버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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