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STECH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asiaweek) <147.46.20.149> 날 짜 (Date): 1999년 4월 16일 금요일 오전 05시 23분 53초 제 목(Title): tims 아시아 최고공대. 날짜/시간 (Date) : 1999년04월16일(금) 5시04분21초 제 목 (Title) : [펌 Tims] 아시아 최고의 이공대 교수님의 글입니다. ---------------------------------------------------------------------------- 우선 과기원은 우리보다 앞섰다. 모두는 아니겠으나 수긍해야할 것이다. 작년의 것이 멋적다. 작년 우리가 더 잘해서가 아닌 것은 모두 아는 것. 그래도 금년은 어찌 쓸쓸하네. 조용하고. 그러나 정작 걱정할 것은 우리의 1,2등 문제가 아니다. 동경대는 빠졌다. 시시해서 빠졌을 것이다. 세계를 겨냥할테니까. 아시아 애들, 꼬마호랑이들 IMF로 발톱도 빠졌으니 더욱 싱거운 짓일테고. 동경공대가 우리보다 아래라고? 그 웃기는 노름에 우리가 속으면 옛날36년이 다시 올 수도 있다. 우리는 방심해서 못쓴다. 공부하러 물건너갔다 한참후에 돌아온 나 구세대는 솔직히 잘난 신세대들이 좀 걱정스럽다. 나의 연구실에서, 나의 클라스에서, 학교에서, 시내에서, 서울 명동에서, 강남에서 보게 되는 신세대. 그들의 색다른 몸짓과 마음가짐들 과연 우리 나라를 잘 이끌어갈까? 아직도 구세대에게 손가락질만 할껀가? 그 구세대도 이젠 늙어가는데. 조금 후면 스스로 구세대가 될텐데. 옛날의 구세대처럼 억척스런 땀도 흘릴 것인가? 욕지거리를 하면서도 함께 애쓰던 구세대처럼 정감은 있는가? 아름다운 유산을 생각하는가? 이어갈 전통을 생각하는가? 저들을 믿고 구세대는 가면 될까? 믿음직한가? 끈기는 보이는가? 결심이 보이는가? 이 나라는 든든할까? 아니면 옛날처럼 깡그리 망하고도 다시 일어설껀가? 걱정스럽다. 동경공대는 3등이 아니다. 천만에! 그들은 그런데 신경쓰는 시간을 아껴서 조용히 공부하고 있다. 적어도 내가 아는 광자/반도체의 차세대분야에서, 동경공대는 3등이 아니다. 아시아가 아니라, 세계적이다. 광전자 분야 97년 전세계 매출액이 70억불을 넘었[고 년7-8%씩 성장하]는데, 일본이 그 57%를 차지하였다. 미국과 유럽이 그 나머지를 반타작씩 하며 따라 가느라고 열심이다. 나머지 아태 [대만,중국?] 꼬마들은 몇%하는데 우리는? 우리만의 존재는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 일본 광자/반도체의 두뇌들이 동경공대, 동경대에서 나온다. 그 동경공대 광반도체연구소의 터줏대감격이 Suematsu교수 -->Iga교수인데, 그 제자들이 일본 광전자기술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특히 Iga교수가 10년간의 연구로 만든 수직공진레이저(VCL or VCSEL) 연구분야는 세계 광전자학회의 중심주제가 되어 있다.[내 연구실에서 최근 발표한 연구는 그 아성에 도전한 것이었지만, 그의 과거업적은 이렇게 큰 것이다.] 그곳에 가면, 그 연구소 안 어느 구석에는 조그만 다락방같은 꼬마연구실이 있고, 정돈되어 놓여진 구세대 실험기구들이 있다. 어느 대선배의 실험실이다. 아직도 쓰는 기구도 있었다. 그 꾀죄죄한 구석방과 손때묻은 기구들. 우리 신세대는 그렇게 정돈할까? 꾀죄죄하니 아마 싹 정돈할 듯해. 아예 싹 깨끗이 버리겠지. 적어도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통을 보면 그걸 예감할 수 있어. 물론 그 연구소에는 그런 걸로만 연구하지 않지. 80억쯤 되는 장비를 살 것이라 했어. 세계 유일의 장비를 어느 회사에서 만들어줄 것이라 했어. 작은 것도 아끼는 환경이니 80억짜리를 사는 저력의 저축이 가능했다고 봐야 해. 일본의 살림을 보면 그들의 저축=저력을 볼 수 있지. [전자/반도체도 우리가 DRAM으로 자만하지만, 고속성장중인 ASIC에서는 처진다.] 우리의 새내기 학부생들 귀엽다. 그러나 적어도 공대생인 이상 우리 기술의 실상을 알려는 진지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교수들에게 거리감이 있다 하자. 교수들이 또 바쁘기도 하다. 그래도, 모르면 박사과정, 석사과정 대학원 선배들에게는 물어볼 수 있다. 내가 못난 줄이라도 진지하게 아는 것이 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