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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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ch ] in KIDS
글 쓴 이(By): isb (@골벵이@)
날 짜 (Date): 1994년09월25일(일) 15시08분33초 KDT
제 목(Title): 자장가 - 소양강 처녀


추석이 지난지 5일이 지났다.

모두들 추석을 잘 보냈으리라 믿으며 성묘길에서 겪었던 

재미있는 일 하나를 소개하려고 한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가 우리 가족묘지가 있는 곳이다.

문호리보다 양수리라고 하면 더 잘 아신 분이 계실 것이다. 그보다

예전 주말연속극 `아들과 딸'의 배경이 되었던 마을이 바로 문호리다. 

아무튼 길이 막히지 않으면 한시간 정도의 거리밖에 되지 않는 곳인데

추석당일 성묘길 교통체증으로 거의 다섯시간이 걸렸다. 더군다나

버스에 자리가 없어서 더욱 힘들었던 성묘길이었느데 내가 서있던

옆자리에 아이와 함께 앉아 계시던 아주머니로 인해 잠시 힘든 것을 

잊을 수 있었던 일이 있었다.

아이와 한참을 놀던 아주머니는 그만 지치셨는지 아이를 재우기 위해

자장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산토끼 토끼야....."

처음에는 너무도 평범한 동요. 그래서 버스에 타고 계시던 다른 분들도

노래 실력과는 상관없이 그저 그러려니 듣고 있었다.

그후 두 곡도 극히 평범한 곡. 아이는 어머니의 달콤한(?) 자장가에

조금씩 잠이 들고 있었다.

  "미류나무 꼭데기에 ..."

이번에도 평범한 곡이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사가 잘 생각이 나지

않았는지 끝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걸려있네. 라라라라 라라..."

어머니가 가사가 맞건 틀리건 상관없이 아이는 이미 잠들어 버렸다.

그런데 우리의 아주머니는 혼자 신이 나셨는지, 아이가 이미 잠들어

버린것을 모르고 계셨느지, 아니면 동요 레파토리가 떨어지셨느지

  "해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그것도 이절까지 걸쭉하게 뽑아내시는 거다.

옆에서 듣고 있던 사람들은 차마 웃을 수 없는 즐거운 미소를 보내고

있었고, 나는 앞으로 아이가 자라서 노래방에 가면

  "우리 어머니께서 나를 재우기 위해 불러주셨던 자장가 소양강 처녀!"

하고 말할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Gol Beng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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