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 beat (돌아온엘란) Date : Wed Nov 11 19:44:34 1992 Subject: 아 기쁜일입니다. 얼마전 학생증을 분실했었읍니다. 그런데 오늘 대출조회를 해보니 나도 모르는새 책이 한 권 대출되어 있었읍니다. 학생증을 분실하고 되 찾기까지의 그 시간에 누가 자신이 필요한 책을 제 ID 로 대출한 것이었읍니다. 도서관에 문의하니 변상비용은 페이지당 200원이라하니 200 X 670 page = 134,000원이라는 적지않은 금액을 물어주어야 할 판이었읍니다. 그래서 사람들 많이 모이는 곳마다� "책을 반납해주세요 "라고 덕지덕지 공고를 붙이고 다녔읍니다. 사람이 사람을 의심한다는 거... 참 쉬운일 이더군요. 그러나 방금전에 도서관을 뒤지던 중 3층의 다 보고 꽂아놓기 귀찮은 책을 올려놓는 책상에서 문제의 그 책을 발견하였읍니다. 결국 반납에 성공하였읍니다. 제 생각엔 누가 학생증 주운김에 자기가 필요한 책을 잠시 대출하였던 것 같습니다. 자기 ID 가 다 차서 자신의 이름으론 더이상 대출이 안되서 였겠지요. 그리고 반납할 때 혹시 그 책이 black list 같은 거에 올라 있을까봐 반납은 못 하고 아무데나 눈에 띄이는 곳에 살짝 올려논 것 같습니다. 그냥 가질 수도 있었을 상황에서 용단을 내려 그렇게라도 해준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포항의 양심은 아직도 깨끗하게들 건재한다는 것과 아울러 잠시나마 포항공대의 양심을 의심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네요. 여하튼 포항공대 만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