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sTech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김 윤경) 날 짜 (Date): 1994년05월31일(화) 03시32분49초 KDT 제 목(Title): 미스코리아? 미슥거려야? (덩달이) 근래 거의 비비에서 활동을 안하고 있었던 스완여사가 미스코리아와 관련되어 할 말이 있어서 몇자 적어 봅니다. (졸업에 대한 막중한 사명감을 느끼고 다시는 비비에 글을 안 쓸려고 했었는데... 에구..) 학부를 남녀공학이 아닌 여대를 나왔기 때문에 남자들의 심각한 "여자 외모 밝힘증" 을 깨달을 기회가 적어서인지, 아니면 학부때 무식하게 빠져들었던 여성학적 사고방식의 여파 때문인지, 제가 아는 주위의 포스텍 남자분들이 (절대로 모든 포스텍맨을 싸잡아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 조심.. 안 그런 분들도 많을 거라는 실오라기 같은 기대를 해봅니다만~ 갑자기 발등이 무지 아파오는 군요... 누가 막 찍나봐.... ) 여자들을 거의 절대적으로 외모에 근거해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무척 당황했었읍니다. 사실 처음에 눈이 띄는 것이 외모이기 때문에 여자들도 남자들의 외모를 안본다는 말은 거짓말이 되겠죠. 그러나, 적어도 여자들은 남자들의 생김새를 가지고 그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지는 않거든요. 더더군다나 그런 외모에 대한 평가는 속으로만 느끼고 생각할 뿐, 친구들끼리 모였을 때 화젯거리로 삼아서 개인적인 모욕을 주거나 비방을 하지는 않습니다. � 어떤 남자가 소위 말하는 기준에서 개성적으로 생겼다면, 그런 면을 그 사람의 한 일부로 생각하는 것 뿐입니다. (예를들어 걔가 경상도 사투리를 쓰더라~ 뭐, 그런 정도죠.) 근데, 남자들은 안 그렇더군요. 그 여자에 대한 모든 가치과 평가는 우선 외모에 대한 척도에 의해서 좌우되더군요. 여러명이 모인 자리에서 서슴없이 그 여자의 외모에 대한 평가를 함부로 말하고, 그 여자의 다른 능력이나 장점에 대해서는 관심조차도 없어 보였읍니다. (너무 회의적인가요? ) 포스텍 남자들의 불만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죠. 외모에 자신이 없으면 꾸밀 줄이라도 알아야 할텐데, 타학교 여학생들에 비해서 너무 꾸밀줄을 모른다는 불평이죠. 저도 그 점에 대해서는 인정을 합니다. 포스텍 여학생들이 다른 학교에 비해서 외모 치장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 사실, 처음에 포스텍에 와서 깜짝 놀란 것 중에 하나가 여학생들이 다 고등학생, 또는 재수생 같이 하고 다닌다는 점과 화장을 전혀 안한다는 거였거든요. 근데, 여성들의 외모 단장은 개인적이 성향이라기 보다는 집단적인 성향이 많거든요. 처음부터 여대생들이 화려하고 자신의 멋을 잘 살리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대학에 들어올때는 포스텍 여자들과 거의 비등비등하게 수수한 여고생의 모습으로 들어옵니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주위 친구들과 선배들의 모습을 닮아가는 것이죠. 그 이유가 여대생들의 "일학년 MT사진"과 "졸업여행 사진"의 1:1 matching을 무지 어렵게 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죠. 이 두사진을 비교해 본사람은 "미인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진리를 실감할 수가 있을 겁니다. 즉, 포스텍 여성들에게는 그런 외모 단장을 학습할 대상이나 여건이 없는 셈입니다. (동기가 없다고 해도 될래나? ) 그런 면에서는 포스텍 여자분들이 남자분들의 불평거리가 될 수 있겠죠. 그러나 제가 객관적으로 봤을 때, 포스텍 여성분들처럼 순수하고 똑똑하고 성실한 여학생들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군요. 비록 겉멋을 치장하는 면에 있어서는 뒤지지만 그 만큼이 때가 덜 묻고, 속으로 더 아름답게 영글었다고 볼 수 있죠. 제 친구 중에 9X년도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미스 태평양을 차지한 애가 있었읍니다. (친구의 신변보호를 위해서 년도를 숨겨야 겠군요.) 학교(학부 동기는 아니고)에도 알리지 않고 미스코리아 준비를 하면서 그렇게 난리에 요란법석의 무한대승을 떠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한국최고의 아름다움을 평가한다는 미스코리아 대회의 허상을 알게 되었읍니다. 물론 그 친구가 지적이거나 원래 공부에 관심이 있었던 아이는 아니었지만, 그런 대회에서 나갈려고 자신을 맞추어 가는 과정을 보면서, 이렇게 여자를 철저하게 바보로 만드는 대회도 있구나 싶었읍니다. 한 6개월정도 준비를 하든데, 그 아이의 모든 관심은 오로지 오로지 오로지 오로지 오로지 오로지 오로지 오로지 오로지 오로지 오로지 오로지 오로지 오로지 자신의 외모에 대한 것이었죠. 모든 얘기 거리가 한 발자국도 그 밖으로는 벗어날 수가 없더군요. 매번 만날 때 마다 반복되는 이야기...... 머리, 옷, 몸매, 속눈썹, 화장품, 향수, 걸음걸이, 목욕법, 미용체조...... 어느 미용실에서 써포트해주는 누구누구는 벌써 로비 활동을 하는데, 빽도 없는 나는 어떻게 하냐, 우리 미용실 원장님은 나 말고 다른 후보에게 더 신경써서 속상하다. 앙드레 김 드레스를 맞춰야 본선까지 나갈 수 있는데 그 어마어마한 가격때문에 돌아가시겠다.(아마 그 드레스 가격을 들으시면 잠도 못 주무실 겁니다.) 오늘은 앙드레 김이 나 한테 무슨무슨 말을 했는데,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서 잘 보일려고 다른 드레스도 하나 여분으로 더 맞췄다. 돈 없어서 죽겠다. 지난번에 맞춘 가발의 머리 숫이 너무 적어서 다시 맞춰야 하는데 그냥 머리 숫을 덧대어서 쓸까? 어색해 보이나 좀 봐줄래? 저와 만나서도(바빠서 몇번 만나지도 못했지만) 저의 조언을 듣기 보다는 제 뒤 유리에 반사되는 자신의 모습을 힐끔힐끔 보느라 정신이 없더군요. 속눈썹이 떨어질까봐 크게 웃지도 못하구요..... 예선 심사후 얼마나 잘난 척을 하던지, 미스코리아 대회에 못나가 본 여자들을 얼마나 불쌍하게 생각하던지, 제가 모든 여자들을 대표해서 부러워 해주느라 진땀을 뺐었죠. 그렇게 혼이 나갈 정도로 난리 법석을 피더니, 그나마 미스 태평양이 되어서 정말 다행이죠? 제가 다 조바심이 나서 숨이 차더라니깐요. (중간에 한번 카메라 앞에서 폼을 잡고 들어가야 되는데 그냥 들어가서 아나운서가 다시 호명을 해서 불러세운거나 제가 보기에는 가발인 것이 너무 티가 나는 등..) 그렇게 고생고생하고 돈을 쳐발라서 아무것도 안되면 그 친구가 본전생각 때문에 혹시 정신이 돌아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거든요. 그후에 몇번 TV에도 나가고 유명세를 타더니 점점 친구들과 거의 연락이 끊기고, 나중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부유한 재일교포를 만나 사귀느라 거의 일본에 살고 있답니다. (그 친구는 미스코리아 대회를 무슨 신분상승의 수단으로 생각했었으니 어쨌든 목적달성은 된거라고 낙관적으로 봅니다만....) (친구에게 미안하기는 하지만) 과연, 자신의 외모에 취해서 다른 것을 전혀 볼줄 모르는 이쁘기 그지없는 제 친구같은 여자가 아름답습니까? 아니면, 한국 공학의 미래를 같이 짊어지고자 (너무 거창한가?)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을 썩이지 않으려고 오늘도 열심히 살고 있는 성실한 포스텍 똑순이들이 더 아름답습니까? --------------------- 으아~~ 이렇게 길게 쓰다니.... 휴우~ . . . . . 미스코리아 대회를 보면서 친구의 독한 향수 냄새가 . . . . . 떠올라 속이 미슥거려야 했던 스완 여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