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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 kjahn (안 경진)
Date   : Thu Sep  3 11:21:15 1992
Subject: 경지니가 쓰는 병주니의 이야기 2

왜 이렇게도 접속이 어려운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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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티켓을 사는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주최측 사람들... 그러니까 기계과 사람들이 식당 및 로비를 완전점거하고
있었고, 저녁식사를 마친 사람들이 그 주위를 서성이고 있었다.

너무 상술이 없다고나 할까. 많은 인간들이 티켓을 사고 싶어하는 바램이
역력히 드러났지만, 선뜻 나서질 못하였다.

하지만 우린 졸업반이고, 두번 다시 이런 호기가 오지 않을 거라는 심정..
뚜벅뚜벅.. 10미터정도 걸어가는데 사람들 시선이 온통 우리에게 쏟아졌다.
"티켓 주세요!!"
"뭘로요???" 
"뭐라뇨????"
"그니까... 쌍이에요, 싱글이에요?????"
이것봐라.. 기계과 홍일점인데.. 이 눈치없는 여자야..
"당연히..... 씽글.."
그러자 노오란 색 종이 두장을 건네주었다. 옆에 같이 놓인 핑크색은
사정이 좋은 사람들에게 파는가보다.

......

곡절끝에 우린 티켓을 샀고, 드디어 기다리던 그날이 왔다.
딴에는 근사하게 옷을 걸치고 파티장으로 갔다. 아직은 여자들이 안보이는군..
자리에 앉는데 번호가 붙어있었다. 알고보니, 티켓에 개미코딱지만한 크기의
숫자가 적혀있는데, 그게 자리를 정하는 번호였다.
중요한건, 이 번호가 파트너까지 정해버린다는 사실이었다.
능력무시, 완전히 운에 맡기는 미팅이었다.
문제는 박모씨와 나의 번호가 떨어져있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표팔던
여자의 농간인듯 싶었다. 우린 공동운명체로서 같이 놀고 싶었기에,
궁리끝에 자리를 바꾸기로 했다. 근데 더더욱 골치 아픈 것이, 내가 박모씨
옆으로 가느냐, 아니면 박모씨가 내 옆으로 오느냐였다.

결국 내가 자리를 움직였고,...
이것으로 지금까지 준주인공 행세를 하던 필자는 완전 아웃사이더가 되고...
이제부터 병주니의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계속)

** 첫번째 글을 올리고나서 주인공에게 양해를 구했는데, 자기가 메스컴
탄다고 엄청 즐거워하였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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