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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NU ] in KIDS
글 쓴 이(By): Hooke (속 박)
날 짜 (Date): 1996년06월27일(목) 06시37분20초 KDT
제 목(Title): 할아버지.



어젠 오래간만에 날씨가 개어서 열심히 빨래를 했다.

물론 세탁기가 알아서 한다.

하지만 이것이 세탁이 다 끝날 때까지 더욱 열심히 기다려서 섬유유연제를 넣어야

하기 때문에 여간 귀챦은 일이 아니다.

내가 사는 기숙사 11동은 스쳐 지나간 수많은 농감들로 인해서 냄새가 이만저만이

아니당...

킁킁..

음.. 역시 나에겐 어제 입은 옷에 아직도 섬유유연제의 향이 남아 있어서 

매케한 냄새가 나지 않는군.

하지만 이것을 마지막 행굴 때 넣어서 조금더 한 10분정도 헹구고, 탈수하고 나서

밝은 양지에다 빨래를 살짝 털어서 곱게 옷들을 편다음 빨래줄에 건다.

여기까진 좋았다.

아무생각없이 저녁을 먹고 나서 실험실에 올라오고 나니 해는 이미 저물어 가는데 

빨래를 걷지 않은 것이다.

이런 저녁이슬에 젖으면 다시 축축해지고 냄시도 날텐데...

하지만 귀챦다.

그러고 보니 내가 왜 할아버지란 제목을 달았는지 모르겠군.

하여튼 기숙사 생활은 한편으론 재미, 또 한편으론 여기저기서 너저분한 소리들,

새벽이든, 저녁이든 그 조그만 스쿠터의 굉장히 큰 엔진소리는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한다. 지금은 종강을 한 뒤라 학교가 텅비긴 했지만 종빙주를 하는 이들이

아직 남아 있어 요란스런 기숙사는 여전하다.

그래서, 오늘 밤은 아예 실험실에서 열심히 연구를 하고 있다.

이젠 내려가서 혼자일지도 모르는 테니스코트에 가서 열심히 벽치기로 나의

예리한 백헨드 스트로크를 연마할까보다.

흐흐...

오늘 저녁 10시까지만 잠 안자고 계속 견디면 오늘 저녁부터는 누가 모라고 해도 

잘 잘 수 있겠지..

으~~~~~~~~ 편안한 잠을 위해 하루를 꼬박 세고, 이튿날도 열심히 일해야 하다니.

하지만 이렇게 해야 주말에 조금이라도 짬을 내어 책도 보고, 내키면 시내에 나가

영화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큭큭..

이것이 행복인가?

몰라. 운동한 뒤에 아침먹으면서 천천히 생각해보자.
진정한 자유란 무얼까..........................
내 진정 사랑하는 자연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얼까..................
모든 구속에서 벗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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