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usan ] in KIDS 글 쓴 이(By): KiSSiN (B612) 날 짜 (Date): 1995년06월03일(토) 23시38분15초 KDT 제 목(Title): *= 연필을 깎다 =* 온종일 흐린 날씨였다. 어제 체전을 한 탓인지, 아니면 늙은(?)탓인지, 몸도 찌뿌둥~ 몇가지 프린트물을 들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1층 열람실에도 빈자리가 있었다. 하지만, 공부하겠다는 일념으로 나는 4층.. 6열람실까지 올라갔다. 왜냐..?? 1층에 있으면 괜히 들락날락, 군것질만 하고, 키키~ 집중이 잘 안되니까.. :p 4층에 있으면 귀찮아서라두 안내려 올테니까 말이다. 저 구석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음냐~ 어디 시작해 볼까 ??' 하하~ 캡틴 플랙 오락 생각나네.. 선형대수학 문제를 풀려고 샤프를 꺼내는데.. 오잉..?? 심이 없네..?? '아~ 마조.. 깜빡했구낭~' 쩝~ 4층인데.. 오케 내려가남..?? 필통 속에 칼과 연필하나가 보인다. 내가 국민학교때 였을꺼다. 그땐 연필깎기가 없을때였는지, 아님 울집에 그게 없었던건지는 잘몰겠지만, 암튼.. 그 당시.. 하루 일과는 아버지께서 내 연필을 깎아 주시는 걸로 끝이 났었다. 어린 그때는 모가 그리 신기했던지, 아빠 옆에 꼭 붙어 앉아.. 쓰윽쓰윽~ 깎여지는 연필을 유심히 지켜보곤 했다. 새로 다듬은 연필을 받아 필통에 가지런히 넣어, 가방을 챙기고, 잠자리에 들었었는데.. (푸하~ 그러고보니 그땐 참 부지런했네~) 그러던 어느날, 내 책상에도 분홍색에 강아지 그림이 그려진 연필깎는 기계가 놓였다. 이젠 아빠의 도움없이 그저 손잡이를 돌리기만 하면, 말끔하게 깎여져 나오는 연필들을 보며 무척이나 좋아했고, 그렇게 아빠와 함께 연필을 깎던 일과의 한부분은 영원히 사라지게 되었다. 그땐 기계의 힘으로 깎은 연필이 훨씬 말끔해 보였고, 나 혼자서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냥 좋아하기만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와 조금씩 멀어져가는 한 시작이 아니었는지.. 후훗~ 도서관 구석에서 룰루랄라~ 연필을 깎다가, 문득 지난 추억의 한자락이 떠올라... 아웅~ 오늘도 밥만 먹고, 맡겨둔(?) 가방을 찾아 집으로 와버렸당~ 흠냐~ 우산을 쓰고서도 다 젖었넹..?? 요론고이 안개비라구 하는곤가..?? 크~ 월욜날 P/L 시험은 어카징..~~ * 돌아온 샤킬 옥스 * ^^ ==================== Partir pour parti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