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NU ] in KIDS 글 쓴 이(By): pss (소요객) 날 짜 (Date): 1995년11월30일(목) 14시45분07초 KST 제 목(Title): 부산 시민의 날 요즘도 부산 시민의 날 행사를 하는가 궁금하다. 아마 10월 5일인가? 81년도 시민의 날에 대해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있다. 나는 쌍둥이이다. 동생이랑 나는 괴정에 살면서 대청동에 있는 남일국민학교로 입학했었다. 키도 엄청 작았던 우리를 먼 학교에 보내면서 어머니는 걱정이 많으셨을 것 같다. 우리는 수업을 마치면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야 했었다. 하지만 어린애들이 친구들과 방과후 놀고싶은 욕구를 어찌하겠는가? 3학년 때로 기억한다. 그날도 친구집에 놀러가서 자치기를 하다가 오후 4시가 다 되어서 집으로 가기 위한 버스를 탔다. 근데 왠걸 버스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 그날이 바로 시민의 날 행사가 있는 날이었다. 미문화원을 거쳐 법원까지 이르는 길에서 차는 모두 멈추고 가장행렬이 벌어지고 풍악이 울리고 지지고 볶고... 우리는 불안한 심정이 들었지만 다른 대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어쩌겠는가? 어린 마음에 다시 내려 집으로 전화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버스비가 아까워서.. 걱정도 잠시. 우리는 하늘을 날라다니다 버스 창문을 스치는 책갈피들을 낚아채는 데 열중하기 시작했다. 한 30여장은 주웠으리라. 재미난 구경 많이 했었지. 집에 도착하니 8시가 다 되어간다. 길에서 큰어머님을 만났다. 아니, 어쩐 일이시지? 알고 보았더니 우리가 너무 늦으니 집에서는 난리가 난 것이었다. 납치라도 당했는지 아셨을까? 온 친구집에 전화하고 큰어머님도 놀라 달려오셨던 것. 그날 야단을 엄청 맞았으리라.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요즈음은 시민의 날을 떠들썩하게 축하하지 않나보다. 나와 같은 추억을 갖고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여하튼 부산은 좋은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