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NU ] in KIDS 글 쓴 이(By): moondy (문디자슥..) 날 짜 (Date): 1999년 5월 13일 목요일 오전 08시 28분 12초 제 목(Title): [롯데-삼성 12일 경기 관전기] 이번 주 월요일부터 오늘 목요일까지 우리 실장님이랑 파트장님이 모두 교육 출장을 가시는 바람에... 모처럼 우리 파트는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중입니다. 점심 먹고 축구하고, 저녁 먹고 축구하고... 눈치 안보고 정시 퇴근하고... (*이러다 안 짤릴랑가 몰라... -_-;) 어젠 대구에서 롯데와 삼성의 3연전이 시작하는 날이었습니다. 여긴 구미지만 부산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대구 사는 골수 삼성팬 한명이랑 부 산 롯데팬 3명... 그리고 덤으로(?-_-;) 공주 출신의 한화팬 1명이 대구에 야구를 보 러 갔습니다. 와... 역시 대구도 촌은 아니더군요. -_-; 대구 사람들 운전하는 것도 부산 사람 못지않게 드럽더군요. -_-;; 아니 뻔히 부산 넘버 붙이고 있으면 길을 몰라 잠시 망설일 수도 있지... 그 2~3초를 못참아 뒤에서 빵빵거리는 건... 부산이나 똑 같더라구요. 암튼... 대구 야구장 주변은 차들로 미어 터지고 있었고... 주차장 진입로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운동장 주변은 정말 차 댈 곳이 하나도 없더군요. 경기 시작 시간은 이미 지나고... 그래서 하는 수없이 인도와 인도 사이에 있는 조그만 횡단보도에 차를 세워 놓고 야구 구경을 했습니다. 그렇게 세워놓고 야구장에 들어가면서도 혹시 차가 견인되지 않을까 조마 조마했지만... 같이 간 사람들이 견인되면 다같이 견인비 모아줄테니까 걱정하지 마라길래... 그냥 들어갔습니다. 들어가니까 이미 야구는 2회초였고... 경기장은 만원. 롯데 선발은 김태석. 삼성 선 발은 김상진. 그런데 우리가 들어가자 마자 희생 플라이 하나로 롯데가 점수를 내더 군요. 야호 !! 오늘은 초반부터 느낌이 좋았습니다. 자리가 없어서 계단에 앉아서 야구를 보았습니다. 롯데가 착실히 점수를 벌어서 계속 앞서 나가고 있었는데... 4회부터 계속 얻어 터지기 시작하던 김태석이 결국 5회에 사고를 치더군요. 롯데 감독은 그래도 선발이라고 승리투수 만들어 줄라고 위태 위태한 김태석이를 계 속 던지게 하다 그만 5회에 5대4 역전을 당했습니다. 발광의 도가니가 된 대구구장. 우와... 정말 소수의 외로움을 느낄 수 있더군요. 파도 타기 응원이 계속 되고... 옆에서 사람들은 와와 거리는데...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서 생수나 벌컥 벌컥 들이키 고 있는 심정이란... 결국 8회에 7대4가 되고... 삼섬은 '창용 불패의 신화' 임창용을 구원으로 내보내더군요. 아... 오늘 게임 끝났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4번 호세. 임창용에게 3구 삼진. 이런... 그러나... 우리의 마해영 !! 창용 불패의 신화를 깨뜨리는 선봉장이 되었습니다. 바로 안타 !! 안타의 순간 주위의 차가운 눈길에도 불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함성을 질렀습니다. 또다시... 박현승의 안타 !! 우하하하!!!!! 삼성 응원석은 무거운 침묵이 흐르기 시작했고... 나는 좋아서 만세를 불렀죠. (*지금 생각하면 내가 왜 그런 미친 짓을 했을까...하는 생각이... -_-;;) 그렇게 8회에 7대 6 한점차로 추격을 했습니다. 9회초. 8번 포수 최기문, 9번 유격수 김민재가 차례로 아웃되고... 사람들은 벌써 운동장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삼성팬인 실 동료가 "차 막히니까 빨리 가자!"고 은근히 약을 올리더군요. 한화팬인 동료는 "여기는 왜 파울만 치면 장외야. 나는 파울볼 잡는게 오늘 온 목적 이었는데..." 하며 투덜대면서... 다들 집에 가자는 분위기였습니다. 그 와중에도... "야 안 끝났어. 김응국이 홈런 친다니까..." 미련을 못버리고 계속 앉아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따악! 경쾌한 방망이 소리. 저는 넘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중견수와 좌익수 사이를 깨끗이 가르는 2루타!! 또 한번 난 나도 모르게 함성을 질러댔죠. 입구에 마구 밀려나가던 사람들의 물결이 일순간 딱! 멈춰버렸습니다. 다음 타자 김대익. 2할 2푼대의 저조한 타격이 제 마음을 계속 불안하게 했는데... 따악!! 안타!! 꽁지머리 김대익이가 동점 적시타를 날렸습니다. 우와와 감격의 눈물 이... 나올라다 말았습니다. -_-; 그렇게 9회 2아웃에 동점을 만들고... 7대 7 스코어는 모든 관중들의 피를 말리며... 11회까지 이어졌는데... 운명의 순간은 다가왔습니다. 11회 롯데는 또 1사 2루의 위 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2루에는 주자로 나가있던 이승엽 대신에 박규댄가 하는 애가 대주자로 나갔고... 타석에는 김한수가 들어왔습니다. 따악!! 타구는 3루수쪽으로 빠 르게 날라갔는데... 앗!! 3루수 박현승의 글러브에 공이 스치더니... 좌익수 쪽으로 빠져 나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2루에 있던 대주자... X빠지게 뛰기 시작합니다. 좌익수에는 수비 보강을 위해 투입된 어깨 좋은 유필선이 있었습니다. 주자는 열나게 뛰고, 유필선의 잡은 공을 바로 박현승에게 송구... 그 순간 주자는 너무 오버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자기가 홈으로 들어와서 경기를 끝내버리려는 듯... 3루를 돌아 홈 으로 질주하기 시작했습니다. 박현승에게 넘어간 공은 정확하게 포수 최기문의 미트 로 중계가 되었고... 대주자는 홈에서 아웃 !! 야호!!!!!! 그때부터 운동자 여기 저기서 물병이 날라오고 난리가 아니더군요. 그 다음 타자 김기태. 내야 플라이로 죽고... 경기는 7대 7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우하하하!!!!! 3점차에 임창용이 나오고도 경기를 비긴건 이긴거나 마찬가집니다. 저는 삼성 홈팬들에게 안 맞아 죽을려고... -_-;;; 조용히 운동장을 빠져나왔습니다. 삼성 팬들은 마치 그라운드가 쓰레기통인줄 아는지 마구 마구 물병을 던지더군요. 장내에는 오물을 운동장에 버리지 말라는 방송이 계속 나오고 있었고... 제 뒤를 따라 오는 아줌마 하는 말. "지금 물병 안 던지게 됐나 ? 돌 안 날라가는거 다행인줄 알아라." -_-;;;; (*역시 경상도 여자들은 너무 터프해. 부산만 그런줄 알았더니 대구도 만만 치 않군.) 퇴장하는 롯데 선수들 머리 위로 계속 물병이 날라다니자... 어떤 아저씨 "마!! 롯데 아들한테 물병 던지지 마라. 쟈들이 뭐 잘몬했노 ?" 그러자 옆에 있던 아자씨. "맞다. 롯데 자~알했다." 음... 저는 다소 마음이 놓이는 것을 느꼈지만... "창용이 쌔끼. 전라도로 다시 보내삐라." 역시... 프로야구는... 전두환이 만들어 놓은 최고의 작품이란 걸 깨닫는 순간이었습 니다. 씁쓸하더군요. 암튼... 기쁨 반, 씁쓸한 반 그런 느낌을 가지고 차 있는데로 가는데... 그때서야 차가 혹시 견인되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되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같이 간 사람들 모두 발걸음이 빨리 옮겼습니다. 멀리 우리 차가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와 성공했다!" 다들 차가 있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리시고 있는데... 앗! 저 윈도우 브러시 밑에서 바람이 팔락이는 종이는 뭐지 ? 얼핏 색깔이 파란색으 로 보이길래... '광고진가?' 하지만... 그건 주차위반 딱지였습니다. 4만원짜리!! 제길... 저는 밤낮을 가리지 않는 우리 공무원들의 부지런함에 또한번 감동을 했습니다. '이렇게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공무원들이 있는 우리나라. IMF 극복 문제없다....... 씨...발... -_-;;;;' 밀려있는 차량과 인파를 뚫고 다시 구미로 돌아왔습니다. 무려 4만 5천원짜리 입장료를 낸 대구 구장을 뒤로한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