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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NU ] in KIDS
글 쓴 이(By): fox4410 (이쁜달이)
날 짜 (Date): 1999년 5월 12일 수요일 오전 12시 00분 13초
제 목(Title): Re: 새볼펜 산 날..


정말 공감이 가는 글이네요..
몇일 동안 키즈에 안 들어와서리.. 답글을 이제야 올립니다.
저도 고등학교때 누구 못지 않게 좋아하던 선생님이 있었고 
그것 때문에 참 많이도 마음아파했고 가슴설래했죠..
그래서 그 사소한 것에 얼마나 기분이 좋아지고 혹은 마음이 상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니 고등학교 때 생각이 
나네요..
저는 고등학교 이학년때 체육 선생님을 좋아했었는데(여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이 체육 선생님이 많다고 하더군요...^^)지금 
누군가를 사귀는 느낌하고는 정말 많이 달랐습니다. 그때는 
뭐가 그렇게 심각했었던지.. 부끄러움이 많았던 탓에 제가 그 
선생님을 좋아하는지는 제 측근의 친구들 몇명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몰랐죠. 그래서 선생님에게 선물이나 편지를 가져다 
놓는데도 대단한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선생님에게 무언가를 
가져다 놓으려면 아침 일찍 누구보다 학교에 일찍 가서 
품에 가져온 선물이나 편지를 감추고 가서 교무실 앞에 가서
보는 사람이 있는지 몇 번은 망을 보고서(옆의 친구가 망보는
일은 매일 했지요...^^)조심스레 선생님의 책상에 두고 오곤
했습니다. 스승의 날에도 선생님의 슬리퍼를 선물하고 싶은데
발 싸이즈를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다른 아이들 아 갈때
까지 기다려서 선생님이 숙직서는 날 선생님 신발장에 가서
손으로 신발 싸이즈를 재서 왔죠.. 신발장은 굉장히 컴컴했고
학교에는 사람도 없는데 혹시 보는 사람이 있을까봐 마음 졸이
면서요..싸이즈가 없어서 싸이즈가 있는 지점에 신발을 사러 가려고
몸빼에 슬리퍼 차림으로 부끄러움도 없이 버스를타곤 했죠..
(집에서는 몸빼를 즐겨 입죠...^^) 그렇게 해서 사온 신발에
선생님이 어떤 얼굴이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스승의 날
다른 많은 선물에 가려서 아마도 선생님은 나의 그 정성까지는
모르시겠죠.. 그래도 그때는 선생님이 아시든 모르시든 그건
상관없었습니다. 내가 뭔가를 이렇게 해 드릴 수 있다는게 
너무 좋았죠. 손으로 잰 싸이즈가 잘 맞지 않았는지 선생님이 
한번도 그 신발을 신은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요. 
그래도 남는게 있더라구요. 선생님한테 편지 보내느라고 
논술 실력이 좀 늘지 않았을까요?(저희는 논술세대라서리..^^)
하지만 진짜 남은 건 이렇게 다가오는 스승의 날에 혼자서
미소지을 수 있는 추억일지도 모르지요..^^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달이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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