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NU ] in KIDS 글 쓴 이(By): SPACE (.. . ... .) 날 짜 (Date): 1998년 10월 9일 금요일 오후 01시 03분 19초 제 목(Title): 내 삐삐의 말로. 지난 해 생일때 친구들이 푼푼이 거둔 정성으로 마련해준 삐삐. 나에게 삐삐는 필요치도 않고 쓸일도 없을거라 생각해서 유독 나만 가지지 않고 버티었는데 그 친구들의 정성스런 선물을 거절할 수는 없어 가지게 되었던 삐삐. 납작하고 촉감이 좋았던 내 삐삐. 미우나 고우나 1년여를 나와 함께 한 내 삐삐. 기쁜 벨소리를 한때는 무던히도 울려대던 내 삐삐. 또한 가슴이 무너지는 소리를 전해주기도 했던 내 삐삐. 그리곤 한달에 한 두번 어쩌다 울리다 결국 가지고 다니는게 짐이 되는거 같아 집에서 잠만 자던 내 삐삐. 휴대폰을 구입한 이후론 내 눈길조차 받지 못하고 책상 한 구석에서 먼지만 뒤집어 쓰던 내 삐삐. 때론 진동모드가 말을 듣지 않고 소리도 가끔은 희미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누군가 찾는 이 있다면 전국 어딜 가더래도 충실히 울려줄 수 있는 여력이 있던 내 삐삐. 그런 내 삐삐를 첨 보는 낯선 이에게 주어 버렸다. 삐삐를 구한다는 연구소내 게시판 메세지를 보고는 아무런 미련없이 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련...내 삐삐에 무슨 미련이 남아있던가. 어차피 해지가 되어 그 이전의 번호를 되돌려 받지도 못할 것이며 삐삐의 구실도 하지 못한채 먼지에 숨막혀 있다 어느날 나도 모르게 쓰레기 통으로 사라지거나 부서져버리는 것보다는 다시 누군가에게서 사랑을 받는 삐삐가 되는 편이 훨 좋으리라. "와...제가 가졌던 삐삐보다 이쁘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라는 감사의 말과 아이스크림 하나에 난 그렇게 내 정들었던 삐삐를 떠나보내었다. 넌 그 새 주인에게 늘 기쁜 소식만 전하거라.... 버림받을 소식일랑은 전하지 말고... ... from DEEP SPA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