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U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PNU ] in KIDS
글 쓴 이(By): moondy (문디자슥..)
날 짜 (Date): 1998년 9월 18일 금요일 오전 09시 32분 15초
제 목(Title): 야비군 훈련을 마치고...



남들보다 늦게 군대 가고, 그래서 당연히 늦게 제대하고...
아직 야비군 훈련을 받아야 한다.
올해는 동원 훈련 마지막 해.

나는 동원 미지정이라 여기 공단 예비군 훈련장에서 동미 훈련을 받았다.
마지막 동미 훈련.

월요일 사격.
재밌다.
훈련병이나 현역들처럼 피알아이도 안하고 널널하게 앉아있다가 방아쇠만 땡기면 된
다. 쌈싸한 화약 냄새와 가슴과 머리를 흔드는 총성.
이번에 마지막 훈련이라 한번 작심을 하고 타겟을 맞춰보려 했지만...
완전 꽝이다. -_-;;
역시 군기가 빠지니 안 맞는군...
6발의 총알은 타켓의 오른쪽 위부터 왼쪽 아래 모서리까지 긴 대각선을 그리고 있었
다. 이런 경우는 대개 '호흡불량'이다.
격발시에 숨을 들이마신 뒤 약간만 뱉고 숨을 멈춘 상태에서 쏘아야 하는데...
-훈련소에선 바둑알 올려 놓고 격발해서 떨어뜨리면 열나게 기합받았는데...
그냥 마구잡이로 쏘니 제대로 맞을 턱이 없다.
쌈싸름한 화약 냄새와 뇌를 흔드는 총소리 때문에 멍해진건지...
막상 총을 쏠땐 정말 아무 생각없이 땡기고 말았다.
아깝다... -_-;;

화요일 분대 전투.
제일 짱나는 교육이다.
포복하고 철조망 통과하고 돌격 앞으로 하고...
그날따라 사단에서 검열을 나왔다나 우째다나...
근데 진짜로 오긴 온 모양이다.
교관들 표정... 그리고 끊임없이 교관의 휴대폰을 울리는 전화벨소리.
마지막 야비군 훈련이 또 이렇게 꼬이나...
우....씨.......8.......
내가 있는 팀이 가야할 첫 코스는 돌격 앞으로...
훈련장 야산 제일 꼭대기에 있는 코스여서 올라가느라 힘 다 뺐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날씨도 한낮엔 거의 한여름 날씨니...
거리는 그렇게 멀지 않았지만, 군기가 빠진 야비군에겐 너무나 먼 거리.
숨이 턱에 까지 차고, 땀이 삐질 삐질 온몸을 적신다.
우씨..8...10...8....10..8....
중얼 중얼 입에선 연신 욕이 흘러 나오고...
우리만큼 빠진 야비군 교관도 힘이 들었는지...
코스에 가자 마자 상의 탈의하고 푹 쉬란다.
사단 검열관이 이 꼭대기 까지 올라오랴...는 생각에서였을꺼다.
그 덕분에 푹 쉬었다.
담배가 무척이나 땡겼다.
우리 팀 사람이 두명이 같이 갔는데 모두들 내가 담배 끊은 것을 알고 있었다.
한명은 독실한 크리스찬, 한명은 골초.
크리스찬 동료에게 나 한대만 피께...하고 허락을 받았다.
처음엔 피지마라더만 땀 삐질 삐질 흘리는게 불쌍해 보였던지 그냥 피란다.
골초 동료에게 담배 한대를 얻어 피웠다.
뾰~~~ㅇ
'그래 이맛이야.'
'연기가 끝내줘요.' -_-;;
한마디로 죽였다.
'내가 왜 이 좋은 담배를 끊을려고 난리지 ?'
혼자 자문도 해봤다. -_-;;;
헌데...
하도 오랜만에 담배를 피니 정말 어지름증이 생기는 거였다.
마치 첨 담배 배우는 사람처럼...
'역시 담배는 끊어야 돼 !' -_-;;
계속 꼭대기에서 게길려고 했는데...
밑에 있는 조들이 계속 위로 올라오는 바람에 코스 로테이션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돌격'을 해야했다.
흑흑흑...
힘찬 함성과 함께 돌격 앞으로 !!!
제일 처음 출발한 분대가 함성 소리가 작다는 이유로 빠꾸 당하는 것을 본터라...
열나게 고함을 지르면서 올라갔다.
불과 5-6미터도 안 되는 거리였지만, 경사진 산길인데다...
더구나 군기 빠진 야비군이 아닌가 ?  -_-;;
고지 탈환이고 뭐시고 골로 가는 줄 알았다.
그 다음 고지 점령 후 행동은 뭐 거의 쉬는 거니까 대충 넘어갔고...
그 다음은 훈련장 가장 밑에 있는 집결지로 갔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다시 코스를 하나씩 밟기 위해 산으로 올라와야 하지만...
야비군이 왜 야비군인가 ?
사단 검열관이 돌아갔다는 연락을 받자 마자 교관이고 야비군이 모두 그늘에서 땀 식
히는데 여념이 없었다.

수요일 향방 훈련.
이건 뭐 향토 방위를 위해서 하는 행동들. 검문소 설치하고, 진지 구축하고...
뭐 그런 것들을 배우는 훈련이지만...
야비군 사전에 그런게 있을 턱이 없지.
물론 교육의 열정이 넘치는 교관 1-2년차들은 열심히 가르치고, 야비군 훈련장에선
거의 금기시되는(-_-;) 실습 훈련까지 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배째라고 게기는 야비군들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고 있다는 걸 깨닫는 것은 그리 오
래 걸리지 않는다. -_-;;
근데 나는 재수없게 사역병으로 뽑혀...(아니 야비군 말년차인 나를 ?)
훈련용 호 속에 수류탄 제거 호를 파야하는 중책(?)을 맡았다.
삽을 건네주며 교관은 미안했던지...
"이거 오후 교육시간 종일 해도 되니까 쉬엄 쉬엄 해."
지겨운 교육 받으러 이리 저리 옮겨 다니는 것 보다 낫겠다 싶어 그냥 작업을 하기로
했다.
20분 작업에 40분 휴식 !!! -_-;
작업하는 사람들은 웃도리를 벗어도 되고, 쉴 땐 맘대로 누워서 쉬고해도 아무도 
뭐라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음 이거 괜찮군.'
그래도 아무리 널널하게 작업을 한다해도 오랜만에 삽질(?)을 하니 손바닥이 빨갛게
달아 오르더군.

이렇게 나의 마지막 동미 훈련은 '힘찬 삽질'과 함께 마쳤다.

훈련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가는 버스안.
훈련 일당으로 받은 1500원을 가지고 열나게 짤짜리에 여념이 없는 동료 
전우(?)들을
보며 왠지 뿌듯한 미소가 흘렀다.
한편으론 아쉬운....
야비군 동원 훈련은 그렇게 끝이 났다.



----------------------------------->

이글을 지금쯤 훈련에 여념이 없을 '님프님'을 비롯한 모든 훈련병들에게 바치....



..............ㄹ까 ?  -_-;;;

그나마 님프님은 특례라 훈련만 마치면 끝일 테지만...
훈련을 마치고 자대로 가야하는 불쌍한 현역들...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지는군.




'메롱~ 입니다요 !' ^_-;;


 

?!?!?!?!?!?!?!?!?!?!?!?!?!?!?!?!?!?!?!?!?!?!?!?!?!?!?!?!?!?!?!?!?!?!?!?!?!?!?!
  우린 항상 듣고자 하는 것만 듣고 보고자 하는 것만 본다.
  내가 못 듣고 내가 못 보는 그런 것은 없을까 ?   가끔 자신에게 물어보자 !
.................................문디자슥...........아직도 안 짤렸네.......^_^;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