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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NU ] in KIDS
글 쓴 이(By): sagang (그대의무엇)
날 짜 (Date): 1998년 5월 12일 화요일 오후 08시 38분 32초
제 목(Title): Re: 서해바다 --- 그 지리함에 관하여



같은 서해라도 태안반도와 안면도의 해변은 정말 다양한 모습의 바다를 
보여주더군요. 
그중에서도 제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몽산포에서 지낸 며칠 밤이었습니다. 
날씨가 궂어 해질녘의 노을을 보지 못하더라도 그 바닷가에서 밤을 지내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좋았거든요. 

어둠에 묻혀 바닷물은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데
나 여기 있노라고 애써 부르는 듯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소리.
조금만 걸어가면 그 소리의 실체를 접할 수 있을 것 같아
바다쪽을 향해 사장을 걷다보면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만 같고
문득 주위를 둘러보면 보이는 건 하늘의 별들밖에 없죠.
그때쯤 되면 
조금만 더 걸어 가보면 곧 바닷물이 발목을 적실듯이 느껴질 만큼 
바다의 옷자락 끝에서 나는 소리가 가까이 들리지만, 
이미 걸어온 만큼 더 걸어 보아도 바다는 여전히 아까의 그만큼 
또 멀리 가버린 것만 같더군요. 
그리고 파도소리에 답이라도 하듯 송림을 빠져나와 바다쪽을 향하는 
바람의 노래소리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네들의 이중주를 들으며 한잔 또 한잔을 했던 그 몽산포의 밤이 
무척이나 그리워지네요.


                                                              思 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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