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맛이간다.) 날 짜 (Date): 1995년09월23일(토) 00시19분36초 KDT 제 목(Title): 술을 안마시려고 했는데.. 밤늦게 방에서 랩에 나왔더니만 후배들이 맥주를 사다놨다. 어제도 술마실 일이 있었던걸 억지로 안나가고 있었는데. 요즘 기분에 술마시면 많이 마시게 될 것 같아서. 오늘도 나혼자 절반은 마셨나보다. 술마시고 나면 잊을 수 있을까 싶었나보다. 착각이었다. 마시면서 점점 더 그애 생각만 나는걸.. 술도 취하지도 않고. 그애에 대한 내 감정을 숨기고 속으로만 삭이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내 감성이 매말라가는 듯하다. 모레면 한달짼가.. 이제 그렇게밖에 안되었단 말인가. 한참된것 같은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다가 문득문득 생각이 나서 우울해지곤 한다. 나에게 있어서 살아가는 하나의 의미가 되었는데.. 어제 술마시러 안나가길 잘한 것 같아. 그랬으면 아마도 이런 기분에 세상에 대한 미련마저 버렸을지도 모르지. 내 이성이 더이상 나를 어쩌지 못할 상황까지 마셨을지도 모르지.. 난 원래 가을을 타지도 않고 외로움을 느끼지도 않았다. 혼자지내는 게 습관처럼 되어있어서.. 그런데 그애를 알게된 후에 난 혼자있을때의 외로움을 다시 알게되었다. 이제 내 곁에 더이상 없는 그애를 생각하며 오늘도 한숨으로 끝을 맺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