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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sss (없어)
날 짜 (Date): 2013년 01월 25일 (금) 오전 10시 44분 32초
제 목(Title): 퇴근길


18시 00분 퇴근시각.

청국장이 맛있다는 식당에서 회사 후배와 저녁을 먹기로 했다.

18시 10분부터 18시 30분까지는 텔레폰 잉글리시를 해야 된다기에

끝내고 출발하자 했다.



제철소를 떠나 형상강 다리를 건너 해도동에는 골목골목마다 구질구질한 
식당이 빼곡하다. 

큰길에서 작은 길로, 작은 길에서 더 샛골목으로 빙빙돌아서

시골 구들방에서 띄워 만들었다는 청국장을 판다는 그 식당을 어떻게 찾았는지

신기하다.


가는길에 프라다3 를 1000원에 준다는 오퍼를 받고서 

이제는 갤S를 버려야 할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휴대폰으로 신청서를 작성하는 것은 몹시 번거로운 일이다.

밥이 나오고도 한참동안 휴대폰만 쪼물거리는 나를 보고

식당 주인은 제일 많이 먹어야 할 사람이 왜 밥을 먹지않느냐고 나무랬다.

예..때론 밥보다 더 급한 일도 있답니다.

이런 오퍼는 빨리 잡지 않으면 날라가 버려요.


청국장이 덜 뜨여서 그냥 두루치를 먹었는데 

백김치며 나물이 조미료 맛 없이 깔끔하고 맛있었따.


배불리 먹고, 전화기 번호이동도 신청해 놓고, 살아본적도 없지만 웬지 포근한

느낌과 함께 그리운 듯한 주택가 골목길에 선 마음이 몹시 편안하다.

버스가 다닐만한 큰길로 슬슬 걷는다.

주말부터 다시 추워진다더니 저녁 바람에 콧물이 흐른다.

큰길에선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길을 물었다. -_-;

오거리가 가까우니 그리 걸어가라 했다.



오거리는 신호가 정말 길다. 

보행자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는 사이 105번 버스가 한대 지나간다.

바람이 더욱 추워지는 느낌.

오거리의 시내버스 정류장엔 사람들이 제법 모여 섰다.

포항시내버스 시스템에선 내가 타야할 105번 버스가 5분후에 도착할것임을

알려준다.



차비는 있나..보니 만원짜리 뿐이다.

프라다3.0 폰이 오면 T머니를 충전해 두리라 생각했다.

천원짜리를 바꿀 곳을 찾다보니 빵집이 보인다.

어제밤 마지막 토스트를 구워 먹은게 생각났다.

예쁜 빵집 아줌마에게 2000원짜리 식빵 하나를 달라고 했다.

계산대앞에서 거스름돈을 기다리는 나를 그 예쁜 빵집 아줌마의 아들인듯한

꼬맹이가 연신 갤럭시 S로 찍어댄다.

히히. 나도 너랑 같은걸 쓰고있지만 곧 아름다운 프라다3로 바꾸지롱~

하고선 지갑을 바지 뒷주머니에 넣고, 차비로 쓸 2천원은 

바지 앞주머니에 넣었다.

넣다보니 뭔가 바스락 거리는게 있다.

그거슨...

세탁기 속에서도 산산조각 나지 않고 살아남은 말라비틀어진 천원짜리 2장.

그 천원짜리의 주름을 멍하니 처다보는 사이 나의 105번 버스가 도착했다.

나는 방금 바꾼 천원짜리를 표통에 던져넣고 버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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