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Diary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sss (없어)
날 짜 (Date): 2012년 10월 04일 (목) 오후 04시 09분 02초
제 목(Title): 명절 풍경



토일월화수. 5일이나 놀게 되었다.

하지만, 회사에서 한직에 있다보니 휴일이 그다지 반갑지도 않다.

열심히 하는척이라도 해야 맘이 편안해지는 지경이 되 버렸네.ㅡ.ㅜ

그리고 결혼할 사람이 생겼으니까 줄창 놀지도 못할거이기도 하니까.


1일차.

한달 정도 별거도 아닌일로 싸우고, 다투고, 눈치보느라 놀러를 못다녀서

간만에 둘이 하던데로,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갈대가 그렇게 좋다는 경주의 무장산으로 고고.

하지만, 늦잠을 자고, 명절선물 들고 가고, 들고 오느라 3시나 되서 등산시작.

언제나 처럼, 아무 준비없는 산행에 물이 없어서 몹시 괴로운 상황 발생.

계곡물로 목을 축여가며, 제발 저 위쪽에서 계곡에 발을 담그지 않았기만을

바라게 됨.

저 고개만 지나면 갈대밭이 보일거라며 고개를 지나길 수십차례.

산 오를땐, 그냥, 땅보고 걷는게 제일 편함을 체득할때쯤

시원스래, 산비탈을 융단처럼 덮은 갈대밭이 보임.

그 갈대밭까지 가는 길은 다시 한참이라, 신기루인줄 알았음.

마침내 갈대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수 있게 되었을떄는 

석양이 아름다운 5시.

우리 말고는 한커플 더 있었는데 그들도 곧 내려가고, 

여자친구와 멋진 경치보면서 껴안고 있으니 행복..*^_^*

한것은 한 10분..

폭풍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무장산 등산길은 내려갈때도 더디고, 멀더라.

허투루 오래전에 포장해 놓은 길이 90%가 붕괴된 등산길.

한발 한발이 내려갈때 오히려 조심스러워서 내다리가 내다리가 아닌듯.

산중이라 더 빨리 짖어오는 어스름은 또다른 재미를 선사하는데

담력테스트라고 해야하나..

저 앞에 사람 그림자 닮은것이 보일때마다 가슴이 철렁거려서 혼이 났음.

그 와중에 투정안부리고, 카메라 플래쉬로 귀신놀이 하는 여친은 기특했음.

전화기의 플래쉬에 의지해 힘들게 한걸음씩 옮기다 보니 어느새 달이 뜨고,

마침내 저 앞에 가로등이 하나 보였을땐, 건전지 잔량이 2% ㄷㄷㄷ.


2일째.

추석당일, 여친내 친지들 모인집에 인사를 감.

처가집에는 선물을 했는데, 친지들이 모인다는 할머니댁에걸 준비못했음.

마트에서 선물세트 하나 사가려고 했더니, 동네 마트는 다 문닫아서 난감..

에라 모르겠다하고, 홍삼드링크 한박스 사고선

준비성 없는 내가 너무 칠칠맞게 느껴져 우울했음.

하지만 3형제인 여친 집안에서 처음 맞는 손녀 사위라 다들 반갑고, 떠들썩하게

맞는 바람에 드링크 박스는 그냥 슬그머니 식탁아래에 짱박아버렸음.

3형제에, 각자 결혼을 했고, 자식들도 각 2명 씩이니 할매, 할배가 은근히

부러웠음.

맞 손녀가 신랑감까지 대리고 왔으니 한층 기뻤을듯.

그런 대가족과는 어울려 본적이 없어, 내심 처신을 어이할지 난감했는데

처삼촌중 한분이 술을 강권해주는 바람에 무난히 넘겼음.

하지만 낮 소주 1병에 그날은 쓰러짐.

자다 깨보니 밤 12시라 다시 잠...


3일째.

기억 증발.

디아블로를 한것 같음.

디아블로가 지루함.

스타일이 맘에 안듬.

토치라이트가 더 나음.

디아블로 2가 얼마나 명작인지 다시 한번 느낌.

특히 파괴의 군주가 그려낸 전장이 얼마나 뛰어난지 시간이 갈수록 뼈저리게 

느낌.

천상편은 너무 식상해서 타이탄 퀘스트랑 차이를 못느끼겠음. 

1막이 제일 할만함.

나도 길드워나..


4일차.

어머니가 쓸 냉장고, 세탁기, 등산화, 등산스틱, 스마트 TV같은것을 보러다님.

1. 냉장고. 800리터짜리 양문형이나 300리터짜리 구형이나 전기세가 똑같음.

ㄳㄲ들.

비싼거 사란 말이지.

2. 세탁기. 웬만하면 오프매장에서 사려고 했는데 온라인 보다 10만원 비쌈.

대략 25% 차이가 나니 도저히 오프매장에서 살수가 없음.

역시 시대의 트랜드는 인터넷 쇼핑.

3. 등산용품. 가격차가 너무 심함.

발품을 파는 만큼 싸게 살수 있는건 디지털 기기랑 똑같음.

스틱이 다 무거운거 밖에 없어서 난감하던 와중에 좀 가볍다 싶었더니 역시

10만원..

4. 어머니에게 스위스에 있는 딸과 영상통화를 하게 해주려고

스마트 셋탑박스를 찾아 봤는데..아무래도 안되네..

LG꺼는 스카이프 앱이 아예없다.

다음TV랑 같은 컨샙의 LG스마트 업그레이더는 그나마 스카이프가 되는건지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캠 가격도 자그마치 15만원인데 되는지 안되는지 알길이 없다니.

등신들.

밤에는 여친의 친구들이 모인자리에 가봤다.

노처녀 3명이 낮에 만나 미술관 구경, 저녁, 커피숍을 거쳐 칵테일바에 

들어 앉았다. 

한모금 탁 털어 넣으면 없어질 칵테일 한잔이 8처년이네.

명품의 세계와 함께..이해못할 bar의 세계.

그러나, 어느덧 여자들의 씀씀이와 수다에는 익숙해져서 

고교시절을 회상하는 그들 사이에서 그다지 심심하진 않았다.

늦은 새벽1시. 포항 시내 중앙상가에 가끔씩 때지어 오가는 애들에게서

저 상가 어디에서는 또 다른 욕망이 끓어 오르고 있음을 감지하며

이제서야 문득 내 청춘에게 애잔한 위로를 보냈다.


5일째.

끝나간다..끝나간다..끝나간다...

뭔가를 해야하지.

디아블로를 해도 가슴 한켠이 허전한걸.

어제 사놓은 어머니의 등산화를 한치수 큰걸로 교환하고, 

요즘 인기 있다는 양덕동 동네를 구경하고, 

근처까지 간김에 칠포해수욕장에서 모래가 바람에 날려서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걸 물끄러미 보고 앉았다가 배가 고파서 집으로 돌아옴.

오랜 시간을 보낸 끝에 알게 되었는데 연휴끝물에는 오락을 하면 안된다.

자려고 누우면 그렇게 우울하고, 다음날도 힘들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시간을 할애했다.

참으로 오랜만에 연필을 들었다. 

이제 곧 100일이 지나는 조카와 고마운 여친의 초상화를 그렸다. 

여전히 실력이 늘지 않는다. 

하지만 그만두지는 않으리라.

인생은 윤택해야 하는거니까. 무엇으로건.


모기. 모기.

자려고하면 웨엥~ 해서 불을 켜보면 사라지고 없다.

좁은 방안에 가구도 변변찮은데 아무리 뒤져도 보이지 않는다.

방안을 10바퀴 돌고, 자려고 누우면 다시 나타나 웨엥~

연휴가 끝나는 날 밤에 모기와 씨름을 하고 있으니 물속에서 허우적 대는

느낌이었다.

몽롱한가운데 잠을 이루려 뒤척거리다가 시계를 보면 2시가 되고,

3시가 되고, 4시가 가까워 오드라..


----------

이제 명절 내내 오락을 할수도 없게 되겠구나.

사람 만나는거 좋아하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