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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sss (없어)
날 짜 (Date): 2011년 04월 18일 (월) 오후 10시 22분 07초
제 목(Title): 내연산 등정기


1. 화요일에 전화를 해봤다.

-머하니, 퇴근했으면 잠깐 보자.

답:오늘은 몹시 피곤하니 금요일에 보자


머라고? 금요일? 얘도 텄구나..하고 마음을 접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목요일 저녁에 전화가 왔다.

-미안하게 됐다. 미련두게 하느니 솔직한게 낫겠다. 아무래도 너한테는 마음이 
열리지가 않는다.

나:그래? 미안해 할필요 없다. 어쩔수 없지머.


2. 역시 난 뭔가 문제가 있나바..하고 뭔가 낙심한 채로 주말을 맞이했다.

오락을 하다가 허리도 아프고, 날이 좋아 존나 우울해졌다.

아오..조깅이라도 해야지 싶어서 뒷산에 뛰어올라갔다 왔다.

기분이 좋아졌다.

더 높은 산에 가볼까? 

내연산이 좋다지?


3. 내연산으로 가는 길은 2갈래길이다.

하나는 12개의 폭포를 차례로 보면서 오로는 길,

다른 하나는 문수봉, 삼지봉을 지나 해발 930m의 향로봉으로 오르는 등산로다.

등산로를 택해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4. 삼지봉에서 일이 꼬였따.

두갈래 질에서 갈라진 이후로 인적은 부쩍 드물어 지고, 길도 희미해졌다.

첨에는 꼭대기로 가는 길은 어려우니까 사람들이 많이 안가나보다 했다.

꼭대기로 가는 길은 뚜렸하지 않고, 대략적인 방향만이 주어지는 것이다..

임기응변과 길을 개척해서 가는 것이다, 모두 다 같이 갈수 있는 길이 아니다..

머 그런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며, 역시 산에선 배울게 많어. 이랬다.

근데 저 앞에 꼭대기가 보임에 따라 뭔가 잘못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지나치게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저 앞에 보이는 봉우리 보다 저~쪽 봉우리가 육안으로 보기에도 더 높아보였다.

설마, 여기가 아니네? 이렇게 되는건 아니겠지? 했더니

여기가 아니네~ 였다.



5. 삼지봉으로 돌아와 보니 향로봉까지 3.7km 1시간 40분이 걸린다고 되 
있었다.

시간은 정각 2시. 거기까지 올라가는데 3시간 반이 걸렸다.

산속에선 해가 빨리 지니까 6시까지는 다시 산 아래에 가 있어야 하는데..

이걸 가? 말어? 이러다가 3시까지만 가보기로 했다.

돌아가는데는 좀 짧게 걸릴거라고 보고.



6. 내리막에선 좀 뛰어주고, 오르막에선 한발 한발 천천히.

오르다 보니 딱 1시간만에 향로봉에 도착했다.

오오~위대한 아드레날린.

한국에서 이 만큼 넓고, 푸르고 아름다운 바다를 보게 될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미래에 대한 걱정, 진흙투성이의 현실과 부끄럽고 초라한 내 자신은 잠시 잊고

그 아름다운 풍경에 마음을 빼앗긴체 힘이 다시 차오름을 느꼈다.

온 몸에 햇볕을 받으며 드러누으니 피로가 햇볕에 녹아 사라져 몸이 날아갈듯 
가볍게 느껴졌다.



7. 가볍고 날랜 걸음으로 내려가는 길은 12계곡 경로를 택했다.

유명해서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여자들도 많이 가니까 수월하려니 했다.


완전한 완전한 착각이었다.

내려오는 길이 말그대로 바위투성이 골짜기였다.

갈때는 노래도 부르고, 친구랑 전화질도 했건만 

내려오는 길에 내가 한 말이라곤 ㅅㅂ, ㅈㅈ됐다! 500번밖에 없었던것 같다.


편한코스는 아래쪽 5-6개의 폭포가 있는 곳, 사람들이 그렇게 때지어 가는 곳도 
거기까지였다.

그 위쪽으로는 손을 주머니에 넣고는 걸을수가 없는 길이었다.


2시간 반만에 뛰어 내려와 차 앞에 섰을땐 나도 모르게 후우~한숨이 나왔다.



8. 산에서 만난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된다면 아마 성공율이 80%이상일것 같다.

건강과 날씬함과 부지런함이 보장되는 거다.

산에 다니는데 성격 모나기도 힘들것 같다.

참고 견딤의 연속인거다.



9. 아오~ 온몸이 쑤신다.

주말까지 몸이 회복되면 주왕산으로 뛰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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