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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sss (없어)
날 짜 (Date): 2010년 08월 22일 (일) 오후 02시 02분 58초
제 목(Title): 경과


1. 팀장과 말을 섞어본 사람 모두가 팀장에 대해선 악담을 서슴치 않는다.

밑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의미없는 대화에 모두들 지쳐버렸다.

1년간의 휴가로 충전되었던 내 보호막도 이제 에너지가 2칸밖에 남지 않았다.


2. 머리를 깎았다. 

더 짧게.

다들 잘 잘랐다고 했다.

어지간히 덥수룩해 보였나보다.

말을 하지 그랬어..



3. 금붕어를 샀다.

몇년을 별렀던가.

고작해야 3만원이면 우선 시작은 해볼수 있는 것을.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지만

귀찮음을 이겨내고 물을 한번 갈아주면, 

문득 편안해 보이는 붕어들을 보며, 나 자신이 행복해지는구나.

다만, 먹은 밥을 자꾸만 다시 토해내더니, 어느 순간엔가 깊이 가라앉아버린 

크기가 가장 작았던 녀석에게 미안하다.

낚시 바늘을 뺄수가 없어서 낚시도 접었던 나인데.

남은 두 녀석이 계속 살아남을까.

또 한 녀석이 자꾸 물밖으로 입을 내밀고 빠끔거린다.

가라 앉아버리려는 걸까.

그 녀석이 가라앉는다면..

다른 녀석을 사와야 할까, 꿈은 고이 접어야 할까.

좁은 어항속..부디 붕어들의 기억력이 5초 이내이길.



4. 10일전에 회식을 했다.

꽤 많이 마셨다.

다음날에는 숙취가 심했다.

그 다음 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계속 숙취가 심했다.

병원을 두군데 갔다 왔는데 이상이 없다고 했다.

두번째 병원을 향하며 생각했다.

'나는 내가 아프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하고 있다'

하지만 두번째 의사도 내게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다.

나는 힘이 없어서 걷기가 힘든데.

그렇게 일주일이 넘어가니까, 팔다리가 내 눈에 보일정도로 가늘어져있었다.

내가 하는 운동의 효과란게 이런거였다.

머 이런 숙취가 다 있냐고, 일주일을 버텨낸 어제, 토요일에 철퍼덕 엎어져서 

'하녀'를 보며 생각했다.

이건 숙취가 아니라, 한약 때문이란것을.

한달동안 위장을 튼튼하게 해준다는 한약을 먹었는데, 그게 의심스러워졌다.

그래서 어제 저녁부터 약을 먹지 않았다.

오늘은 훨씬 상태가 좋다. 

이제 다시 턱걸이를 할수 있을것 같다.


5. 숙취라고 생각했던 증상이 한창이어서, 일어나 앉아있기도 힘이 들었던

지난 일요일에는 광양으로 맞선을 보러갔다.

포항에서 순천으로가는 버스는 없었다.

광양 버스 터미널에서, 전화로, 어디있냐고, 무슨 색깔 옷 입고 있냐고물었다.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있다고 했다.

여성스러운 성격인가 보다 하고 멀찌감치서 알아보고 다가가는 동안 읽었다.

매우 짧은 순간에 스쳐가는 표정.

텃군.

버스를 4시간 반이나 달려왔건만.

내가 내성적이라는 소리는 들었을테니, 

얌전해 보이려고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나왔겠지만, 

앞을 트고, 쌍거풀을 그은 당신의 눈빛과 걸음걸이와 운전하는 걸 보면

눈치가 없는 나도 알수 있지.

쫌 노셨다는걸.

그래도 말이지

칼국수를 먹고, 찻집에 가자고 찾아가는 길 중간에, 에덴의 동쪽 드라마 
촬영지에 갑자기 들렀다가, 그냥 다시 터미널에 나를 내려주는 바람에 
내가 50분동안 버스를 기다려 포항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타게 하는건 좀 
지나치잖아.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동안 온갖 무서운 생각을 하게 되었단 말이다.



6. 귀국한지 한달.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중 아직 얼굴을 못본 사람이 두명있었는데

지난 금요일에 마침내 두 사람을 만났다.

쎈스쟁이 J는 34살먹고도 여전하다.

어떤 일을 맡겨도 잘 해낼수 있을것 같은 당신을 왜 이 회사는 잘 써먹고 
인정을 안해주는 것이닞.

그래도,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선 꽤 즐거워보여서 좋아.

챙겨주지 않아도 잘 있을것 같기 때문에 안챙겨주는 것인지도 몰라.

K의 친구 J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1년만에 만난 사람들중 변했다고 생각되는 유일한 사람이다)

정치색이 전혀없는 솔직담백함 100%짜리 맨트가 여전하길레

'아직 남자친구 없지요?' 라고 물었더니, 발끈해선 올 11얼에 결혼하다고 하는 
걸 들으니 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등산도 시작했다는데. ㅡ.ㅡ;



7. 나는 이제 무엇을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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