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blueyes (魂夢向逸脫) 날 짜 (Date): 2009년 05월 20일 (수) 오전 11시 50분 12초 제 목(Title): Re: 9회말2아웃 내용과는 전혀 무관한 제목에만 관련된 리플입니다. ^_^ 지난 주말에 야구장에 댕겨왔어요. 사실 난 야구는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부부라는 것이 배우자의 취미에 관심을 가져줘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28개월짜리 아들을 데리고 잠실 야구장의 1만2천원짜리 지정석에 앉았지요. 이 녀석도 사람이라고 한 자리를 차지하려면 모두 3만6천원이 들더군요. 이번에도 역시 내 예상은 틀리지 않았어요. 나는 야구장보다 아들녀석 얼굴을 보는 시간이 훨씬 길고, 내가 야구장을 방문한 의미는 맥주를 종이컵에 마신다는 것이었으며, 결국은 4회쯤에 지루해진 아이를 데리고 나가서 경기가 끝날때까지 함께 뛰어줘야 했던 거지요. 한참을 안고서 간신히 재우는가 싶었는데 6회쯤인가 커다랗게 터져버리는 함성소리. 함성의 크기로 보아 홈런인듯한.. 애를 재우고 좀 편하게 맥주를 마셔보려던 꿈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죠. 결국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난 뛰어다닐 수밖에 없었고 (처음 시킨 맥주도 다 못마셨는데..) 중간 중간에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전화도 경기에 열중한 마나님에 의해 계속 무시가 되었으며 잠깐 들어가서 쉬자는 애원에도 아들녀석은 아랑곳하지 않더군요. 게다가.. 승리감에 도취된 마나님이 카메라가방을 통째로 두고 나오는 바람에 금전적인 출혈마저 컸습니다. 이런 저런 것들을 고려하니 아마도 제 전생은 세계를 위험에 빠뜨렸던 히틀러급 인물이 아니었을까 싶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