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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feelsg (미쉘린)
날 짜 (Date): 2008년 12월 14일 (일) 오후 11시 27분 34초
제 목(Title): 사는 몇가지 낙


금욜 저녁에 어쩌다 처음으로 회사 직원들과 지하철을 같이 타게 되었다.
가끔은 내가 차를 타고 다니기도 하고 또 지하철을 이용할때도 그들과 퇴근을
같이 한적이 없어서 한번도 같이 다녀본적이 없다.
그러고 보면 나는 참으로 따뜻한 정이 있는 상사는 못되는 편인거 같다.
내 팀인 직원은 잘 챙기는데 다른 팀 직원은 조금은 아직 낯설다.

사장님께서 조만간 매주 화요일 오전 8시-9시30분까지 영화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다는것이다.~회의실에 장비를 마련해서.
우와...좋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수영 끝나고 부랴부랴 옷입고 나서도 
7시20분이다. (샤워하고 옷입고 뭐 좀 바르고 머리 말리는데 20분쯤 걸린다)
그럼 내가 8시까지 출근하려면 밥도 못먹고 차타고 가야 한다. ㅠㅠ

뭐 좋긴 한데 나에겐 무리다. 나는 수영때문에 힘들겠다고 하니 사람들이 
그제서야 내가 수영을 매일 다닌다는걸 알아버렸다.
그래서 일찍 들어가서 자야 하고 (사실 일찍 잠을 자진 않지만) 또 그것뿐만이 
아니라도 주중엔 일하기 위해서 무리 하지 않는다고 했다. 즉, 술마시고 그런걸 
거의 주중엔 안하고 산다고 했더니 날 무슨 낙없이 사는 여자 취급한다.

사는 낙이라는게 열심히 회사일하고 퇴근해서 맘 맞는 사람들과 술 한잔하고 
그런거라고 생각들을 한다. 그런 재미 없이 무슨 낙으로 사냔 식으로...

나도 한때 그런적이 있었다. 거의 매일 술을 마셔서 문제였었을 정도로. -_-;

이젠 술도 안 마시고 먹는것엔 더 까다로워 지고, 나가서 사 먹는 음식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은 늘어만 가고, 담배연기에 내 머리와 옷들이 훈제되어 가고 
하면서 들었던 이야기와 내가 한 이야긴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단 생각을 많이 
했었다.

뭐 그래...가끔은 그런것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말 그게 가끔이라는 기준이다. 한 한달에 한번내지 두번 정도.

나는 어쩌면 책임지고 먹여 살려야 하는 처자식이 없어서 스트레스가 안 심해서 
그런것일런지 모르겠지만 글쎄..누구나 다 자신의 상황이 제일 힘들고 
중요한게 아닐까?

내가 술 마시고 놀고 하는 직장 남성들을 이해 못한다는 소리는 아닌데 그들은 
나를 이해 못한다고 한다.

그냥 나는 그들과 조금 다른 생각과 기준을 가지고 살뿐이다. 우린 서로가 
다른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나를 이해해 달라고 부탁한적도 나는 한번 없다.
그런데 왜 먼저 이해를 하려고 (과연 하려고 시돈 했는지 모르겠다) 하다 
못하겠단 식으로 아니 사는 낙이 없는 갑자기 불쌍한 여자 취급을 할까?

나에게 친구들 만나서 차마시면서 수다 떨고, 직장 동료들과 퇴근후 한잔 
하면서 스트레스 풀고 하는 일들은 그다지 중요하지도 아니 필요하다고도 별로 
생각되지 않는다. 특히 주중이라면 더욱더.

나에게는 나를 위로해주는 음악이 있고, 미술이 있고, 책이 있고, 영화가 있고 
나를 흥분시키는 스포츠가 있고, 내가 돌보아 줘야 하는 식물들이 있고, 관심을 
가지고 더 지켜봐줘야 하는 사람들과 나누어 줘야 할 많은 이들이 있다.
그거면 된거다. 더 욕심부릴 수 없다.

나에게 사는 낙이라는게 별로 없을수도 있다. 다양한 취미생활과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여행이나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직업이나 운동이나 
그런것들이 한순간 무의미 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다 부질없는 짓이라고 
생각되는 시간들도 많다. 

그렇지만 그런 시간들을 지나면서도 사는 낙이라는게 없어서 힘들거나 어려웠던 
적은 없었던거 같다. 별로 사는데 낙을 찾으려 하지 않는 그런 유형인가?
글쎄....모르겠다.
그렇지만 내가 별로 사는 낙이 없는 사람인가?라고 묻는다면 바로 딱 대답하긴 
힘들지만 직장생활하면서 퇴근 후, 어울려서 한잔하는 멋이 없어서 사는 낙이 
없는 사람이라는덴 단호하게 아니라고 답할 수 있다.
그런게 사는 낙이라고 생각한적도 없고, 한번도 후회해본적도 없노라고

어쩌면 나는 무척 외롭고 어렵게 사는 사람일지도.....

그냥 적당히 술도 마시는 음주가무도 해가면서, 유도리 있게 둥글둥글하게 
살아가면 나도 남들처럼 평범하게 가정을 가지고, 적당하게 회사 생활하면서 
그렇게 살아갈 수 있었을런지도 모르겠다. 인생 뭐 별거 있나? 그렇게 살면 
되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정답이란건 없다. 하지만 중요한건 후회하지 않는다는것이다. 적어도 여지껏 
내가 저렇게 지켜온건 후회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가끔 너무 외롭게 스스로를 
닥달하면서 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사는 낙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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